일급율사 제1장 - 실습생 (1)
실습생 (1) 11월 말, 데카마의 초겨울, 중앙광장의 아침 종소리가 들려왔다. 회색 비둘기가 날개를 치며, 마찬가지로 회색의 먼지 낀 하늘을 스쳐 지나갔다. 어둡고, 춥고, 불길함이 치솟았다. 이 얼마나 좋은 날인가. 집을 털리고 임종을 지키는 사람에게 알맞은 날이었다. 참으로 이 때 옌수이즈(燕绥之)의 심정에 잘 어울렸다.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그는 일급 변호사라는 타이틀을 달고 성간 메이즈대 로스쿨 학장을 지내며 유명인사들이 모인 가든파티에 단정하고 아름다운 차림새로 참석하곤 했는데...... 얼마 안 가서 빈털터리가 되어버렸다. 지금은 오전 8시로, 그는 데카마 서부의 가장 혼란스러운 암시장에서 한 편으로는 느릿느릿 커피를 마시며, 다른 한 편으로는 길거리 상점들의 혼잡한 표지판을 둘러보며 걷고..
2020.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