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 5. 16:52ㆍ완결/《연자软刺》唐酒卿,2017
쪽쪽💛
롼청은 퇴근 후 계단을 오르자마자 입구에 몰려 있는 검은 그림자에 깜짝 놀랐다. 음향센서등이 켜지고나서야 두 아이임을 알아볼 수 있었다.
"열쇠는 목에 걸고, 다음부터는 잊지 마."
롼청은 문을 열고 들어가 현관에서 친종의 바짓단을 먼저 만져보더니 즉시 말했다.
"빨리, 양말 벗고 발 담그렴. 축축한 채로 있다가 감기 걸리면 안돼."
또 돌아서서 롼쓰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너도 가."
양말을 벗은 친종의 발은 쪼글쪼글해져 있었다. 그는 롼쓰와 함께 작은 의자에 앉아 발을 담갔다. 발이 물에 닿자 두 사람은 동시에 숨을 내쉬었다.
롼쓰가 벽에 기대 소리를 질렀다. "아빠! 저녁으로 탕면 먹어요!"
"저녁은 훠궈 먹을 거야. 국수를 더 넣을게." 옷을 갈아입은 롼청은 부엌에 들어가 채소를 씻고 육수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리친양이 돌왔을 때 마침 솥이 끓고 있었다. 그녀는 양고기말이를 들고 롼청 주변을 맴돌며 군침을 삼켰다. 롼청은 한 편으로는 채소를 준비하며, 다른 한 편으로는 그녀가 뒤에서 몰래 훔쳐 먹는 것을 경계했다. 돌아볼 필요도 없이 젓가락 하나로 그녀가 슈크림 찐빵에 올린 손을 가볍게 쳐냈다. 리친양이 좌절할수록 용감해지자 롼청은 하는 수 없이 슈크림 찐빵 하나를 집어줬다. 그녀는 입김을 몇 번 불며 전부 먹어치웠다.
도저히 눈뜨고 볼 수 없었던 롼쓰가 부엌의 문을 두드리고 입을 열기도 전에 리친양은 소파를 가리키며 말했다.
"내가 샤오쫑즈의 새 신발을 사왔는데, 털이 보송해. 네가 가서 한번 신겨 봐. 네 목도리도 갖다 주고."
롼쓰가 그녀를 몇 마디 칭찬하려 했는데, 그녀는 유쾌하게 말을 계속 했다.
"완전 아기토끼야. 너무 귀여워!"
"......"
뼈 육수를 기본으로 만들 때는, 주로 담백한 맛을 즐기므로 재료도 무겁지 않아야 했다. 양고기 말이가 가지런히 쌓였고, 곧바로 삼겹살이 뒤따랐다. 살얼음이 낀 붉고 촉촉하고 연한 살을 솥에 넣어 휘저은 다음에 자신이 특별히 좋아하는 소스를 곁들여 입구를 터뜨려 맛을 음미한다. 육즙과 소스의 향이 긴밀하게 어우러져 씹을 때마다 사람을 즐겁게 만들고 아래로 내려가면서 온몸이 편안해진다. 끓는 육수에 굴린 채소를 국물과 함께 마시면 이 사이로 즙이 튀며 상쾌함이 과한 고기맛을 중화시켰다. 가능하다면 시원한 맥주를 꼭 준비해서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잔을 기울인다. 맥주 특유의 씁쓸함이 이때는 마침 매력적으로 나타나 행복감을 주어 온몸이 따뜻하고 엷은 땀에 젖어 등받이에 기댈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달콤하고 아삭한 과일을 몇 입 먹는다면 마무리인 셈이다.
롼쓰는 과일주스를 마시며 조금 부러운 듯이 그의 부모님을 바라보았다. 리친양은 맥주를 단숨에 마시고 의자 등받이에 쓰러져 더할나위 없이 흡족하게 한마디 했다. "좋다!"
친종도 의자 등받이로 쓰러져 배가 불러 말도 하기 싫을 정도였다.
롼청만이 고군분투하며 뜨겁게 익은 고구마를 먹고 있었는데 아주 차지고 달콤했다. 그는 이것을 가장 좋아했다.
마지막으로 다 같이 솥과 그릇을 치웠다. 리친양이 설거지를 한 후 나란히 소파에 기대 앉았다. 친종은 팔걸이에 엎드려서 TV에서 하는 코믹 버라이어티를 보며 리친양과 함께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온화한 분위기에서 롼쓰가 후다닥 기어오르더니 갑자기 무언가를 떠올렸다. "친종." 그가 말했다.
"숙제 하는 걸 까먹었어!"
꿈에서 깨우는 듯한 한 마디에 친종은 쿠션을 내던지고 곧바로 일어나려다가 또 털썩 기대서는 잠시 떼를 썼다. 롼쓰가 그를 끌고 방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그는 TV를 보며 비통하게 말했다.
"한 번만 더 보게 해줘."
"보면 안돼." 롼쓰는 그의 눈을 가리고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며 말했다.
"이게 뭐가 재밌다고 그래. 밤에 내가 이야기 해줄게."
친종은 그제서야 포기했는데, 숙제를 하다가 불쑥 한마디 했다. "이야기 해줘."
"생각 중이야." 롼쓰는 교과서를 뒤적이고 있었다.
그는 교과서에 글을 잔뜩 휘갈겨두었지만 이는 필기가 아닌, 떠올르 때마다 써둔 짤막한 이야기였다. 여기저기서 따온 생각없는 이름과 도를 넘은 수치스러운 대사로, 대부분 모험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는 자신이 상상하는 세계에 몰입하길 좋아했고, 유치하게 배치한 인물들은 비록 논리성이 취약하더라도 그는 여전히 즐거웠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롼쓰에게 있어 즐거우면서도 헤어나기 어려웠고 이는 자기 자신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옛날에," 롼쓰는 지우개를 꺼내들며 말했다.
"스님 한 명이 있었는데, 그는 혼자서 절을 지키고 있었어."
친종은 공책에 엎드려 자신의 러버덕 지우개를 건네며 물었다. "왜 혼자서?"
"고독한 스님이 쿨하니까." 롼쓰는 러버덕 지우개를 들고 흔들거렸다. "어느 날 절에 요괴 한 마리가 나타났어. 그..... 잉어 요괴였어."
친종이 또 물었다. "왜 잉어 요괴야?" 그는 말했다. "이건 오리인데."
"...... 너 귀찮아." 롼쓰는 말했다. "난 잉어 요괴가 좋으니까. 알겠냐!"
그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스님은 잉어가 사람이 된 것을 발견했어. 이 냉정한 스님은 결코 두려워하지 않고 이 잉어요괴를 입양했어."
"오 저런" 친종은 탄식했다. "잉어 요괴가 너무 불쌍해."
"어디가 불쌍해?" 롼쓰는 이해하지 못했다.
"사람이 됐는데 고기를 못 먹어." 친종은 심각하게 고민했다. "영양이 부실해서 키가 크지 않을 거야."
"......"
"그 다음엔?" 친종은 또 물었다. "이렇게 끝났어?"
"이후 그들은 서로 도우면서 제각기 찾았어..... 의미를." 롼쓰는 눈을 반짝였다.
"그렇지. 의미야. 인간에겐 마지막까지 진실한 감정이 있고, 진실한 사랑이 있으니 우리 모두 한평생 즐겁게 살아야 해."
친종이 그를 바라보자 그는 러버덕 지우개를 튕겨 되돌려보내며 말했다. "끝났습니다. 박수."
친종은 예의상 박수를 쳤지만, 사실 내심 궁금한 게 있었다. 하지만 롼쓰가 다시 고개를 숙이고 숙제를 하는 바람에 그는 한참을 참다가 결국 물어보지 못했다.
슈신의 바쁜 일이 끝나자 친종은 더 이상 롼쓰의 집에서 지낼 수 없게 됐다. 그는 기말고사를 앞두고 집으로 돌아갔다. 롼쓰는 매일 숙제를 할 때마다 친종이 남긴 러버덕 지우개를 만지작거리며 조금 쓸쓸함을 느꼈다. 그래도 이웃은 이웃인지라 여전히 매일 친종을 태우고 등하교했다. 가끔 발코니에 가면 친종이 방에서 피아노 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슈신은 엄격했다. 친종은 틈이 날 때마다 피아노를 쳐야 했다. 슈신이 곁에 있으면서 그가 틀릴 때마다 벌을 주었다.
"오늘도 피아노 쳐?"
주말에 롼쓰가 난간에 엎드려 맞은 편 친종에게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오늘은 토요일인데."
"우리 엄마가 짠 스케줄이야." 엎드려서 마주보고 있던 친종이 좀 처졌다. "난 너랑 놀고싶은데."
"하루종일 스케줄이 있어?"
친종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1미터의 가까운 거리에 막혀 서로 침묵했다. 친종이 훌쩍거리려는 낌새가 보이자 롼쓰는 눈을 뭉쳐 그에게 던졌다. "형에게 맡겨."
롼쓰는 방으로 돌아가 리친양에게 달라붙어 침을 사방으로 튀기며 소파에 있는 어머니에게 오늘이 쇼핑하기에 적합하다는 점을 어필했다. 리친양은 그의 열성적인 유세 끝에 폴짝폴짝 뛰며 옷을 갈아입고는 가방을 들고 옆집으로 가 슈신을 찾았다. 한 시간 뒤 슈신이 친종을 롼쓰네 집에 데려와 두고 동생을 잘 보라고 한 뒤 자매는 집을 나섰다.
친종이 신발을 벗기도 전에 롼쓰가 방으로 쏜살 같이 되돌아가더니 외투를 가지고 힘차게 나와 신발을 신은 친종을 데리고 계단을 내려갔다.
"가자 가서 축구해."
쿵자바오는 일찍이 세 아이 모두 아는 비밀스러운 운동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곳의 위치는 동네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이전에 헐어버린 폐건물 터였는데 눈이 내리면 겨울철 축구장으로 변했다.
눈 속을 밟으며 들뜬 친종은 줄곧 롼쓰를 따라 깡총깡총 뛰며 발자국을 냈다. 롼쓰는 손을 들어올려 목도리를 두르며 말했다.
"오늘은 시간이 많으니까 놀고난 뒤에 뭘 좀 먹을 수 있을 거야. 뭐 먹고 싶어?"
"젠빙궈즈!" 친종은 롼쓰의 곁에서 뛰어올라 그의 등에 부딪치며 극도로 흥분해서 말했다. "두 개!"
"알았어." 말을 마친 롼쓰는 허리를 굽혀 눈을 모아서 고개를 돌려 그의 얼굴을 덮었다. "출발."
친종이 뛰어올라 등 위로 달려들자 허리가 부러질 것 같았던 롼쓰는 비틀거리며 친종의 다리를 들어올려 등에 업었다. 그가 눈을 밟으며 '뽀드득' 소리를 내자 친종도 뽀드득거려 롼쓰를 웃게했다.
쿵자위도 있었다. 그는 쪼그리고 앉아 눈사람을 만들고 있었다. 오늘은 콧물을 흘리지 않았고, 기분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최근에 한 시력검사에서 근시가 발견되어 안경에 적응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느려 죽겠다. 공이 쪼그라들기라도 기다리는 거야?" 쿵자바오는 외투를 벗고 스웨터 차림으로 공을 나르며 말했다. "빨리 와, 나 급해."
롼쓰는 친종을 내려놓고, 매고 있던 목도리를 또 풀어버리고는 친종에게 물었다. "갈 거야?"
롼쓰는 눈사람을 바라보던 친종에게 목도리를 감아주며 말했다.
"그럼 쿵자위랑 같이 있어."
친종은 목도리를 두르고 쿵자위와 함께 변두리에 쪼그리고 앉아 눈사람을 만들었다. 쿵자위는 가방을 열어 놀랍게도 당근과 유리구슬까지 꺼냈다. 두 사람은 눈덩이를 굴리며 점점 커지도록 운동장 끝에서 끝까지 갔다.
친종은 눈덩이에 눈과 코를 눌러 붙이고 자신의 목도리를 감아줄지 말지 망설였다. 쿵자위는 안경을 벗고 당근을 올린 뒤 종이 쪽지로 눈썹을 붙여주었다.
"종이가 안 붙어." 친종이 목도리를 풀고 말했다. "좀 젖어야 해."
"수채색연필을 안 가져왔어. 가져왔으면 그려줬을텐데."
쿵자위가 가방을 뒤적이고 있을 때였다. 그는 갑자기 뒤를 강하게 떠밀려 눈밭으로 넘어지면서 유리구슬이 온 바닥에 굴러 떨어졌다. 친종은 미처 고개를 돌리기도 전에 무릎 뒤쪽을 걷어차여 털썩 무릎을 꿇었고, 목에 두른 목도리가 뒤로 잡아당겨졌다.
자오윈린은 눈사람의 머리를 발로 헤집으며 친종의 목도리를 잡아당긴 채 말했다.
"누가 너희더러 여기서 놀라고 했어?" 그는 지난 일을 기억하며 롼쓰에게 원수를 갚을 기회를 찾고 있었는데, 친종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
그는 친종의 어깨를 밀면서 아래로 누르고는 그의 등에 앉으려 하며 '이랴'를 외쳤다. 주변 몇 사람은 함께 눈사람을 밟아 망가뜨리며, 쿵자위의 새 안경도 빼놓지 않았다.
쿵자위는 콧물 한 줄기를 흘리며 엎드린 채 큰 소리로 울부짖었다. "형! 누가 나 때려!"
친종은 발버둥치며 고개를 돌려 자오윈린의 배를 들이받고 그의 활짝 열린 코트를 끌어당기며 달려들어 함께 넘어졌다. 자오윈린이 그의 배를 걷어차자, 그는 곧 필사적으로 롼쓰의 목도리를 잡아당겨 자오윈린의 손을 물었다.
"크악!" 자오윈린은 아파했다. "떼어내! 이 놈 빨리 떼어내!"
친종은 죽어도 놔주지 않으며 마치 작은 사냥개처럼 물어뜯었고, 자오윈린은 아파서 비명을 지르며 손바닥으로 그의 뒤통수를 사납게 때렸다.
"젠장!" 쿵자바오가 살집으로 사람을 치었다. "동생, 내가 왔어!"
뒤에 있던 롼쓰는 자오윈린의 옷깃을 움켜쥐더니 기어코 반 미터를 끌고 와 그의 얼굴을 한 대 때렸다.
"놔!" 롼쓰는 그를 잡아당겨 끌어올리더니 다시 호되게 내동댕이치며 눈 속에 처박으며 말했다. "너 이 자식 감히 친종을 건드려!"
자오윈린은 마침 돌 위로 넘어져 부딪혀서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는 친종을 밀어내고 롼쓰와 뒤엉켰다. 롼쓰가 거칠게 그를 바닥으로 내리눌렀다. 그는 코가 뜨거워지더니 또 코피가 흘렀다.
"롼쓰!" 자오윈린은 얼굴을 가렸다. "기습하는 게 무슨 영웅이냐!"
"아," 롼쓰는 무릎을 굽혀 그의 배를 찍고는 눈으로 그의 입을 틀어막으며 애석하다는 듯 말했다.
"이몸께선 오늘 너를 겁쟁이 곰으로 만들 거야."
30분 후 눈밭에 코피가 남았다. 쿵자바오의 스웨터가 뜯겨서 털실이 빠져나와 있었다. 그는 앉아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그 새끼 도망치게 놔두지 말았어야지, 아직 내 스웨터는 배상 못 받았단 말이야! 우리 엄마의 오리지널 수공예로 전세계에 하나 뿐이라고."
롼쓰는 눈가를 닦았다. 주먹을 한 방 맞았는데 이제 와서 좀 시큰거리고 아팠다. 그는 눈을 한 줌 쥐어서 바르려 했는데, 집은 눈에 또 코피가 묻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즉시 내던졌다.
"한 대 치면 한 번 흐르네." 그가 말했다. "그냥 자오코피라고 부르자."
말을 마치고 손을 들어올려 친종의 뺨을 가볍게 두드렸다.
"쿵자위 보고 배워, 위급한 순간에 큰 소리로 형을 부르라고. 내가 금방 올테니까."
친종은 목도리를 끌어안고 말했다. "그럴 틈이 없었어. 그가 목도리를 뺏아가서."
"줘버려. 뭐 별거라고. 나 목도리 많아, 이거 하나 뺏긴다고 부족하지 않아."
롼쓰는 몸을 일으키고 그를 위아래로 점검했다. "부딪친 데 있어?"
"안 줄 거야." 친종은 목도리를 꽉 끌어안고 화를 냈다. "때릴 거야!"
"때릴 일 아니야." 롼쓰가 그의 무릎을 만지며 물었다. "여기 아프지 않아?"
친종은 얼굴을 찌푸리고 평소보다 더 강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가 까치발을 하고 롼쓰의 눈가를 만지려 하자, 롼쓰는 그가 만질 수 있도록 고개를 낮춰주었다.
"난 허리도 아파, 샤오쫑즈가 와서 좀 주물러줘." 쿵자바오가 다가와서 말했다. "사람을 때리는 것도 육체노동이야. 거기다 정확한 안목과 더불어 뛰어난 담력과 식견이 필요하지. 오늘 나의 이 용맹한 모습을 찍어줄 사람이 없다는 게 참으로 애석하구나."
"가자." 롼쓰는 그의 허리를 치며 말했다. "꾸물거리지 말고, 뭐 좀 먹으러 가자."
젠빙궈즈는 기름종이를 사이에 두고도 여전히 손을 델 정도로 뜨거웠다. 친종과 쿵자위는 높은 의자에 앉았고, 롼쓰와 쿵자바오는 옆에 서서 먹었다. 쿵자위는 그제서야 생각이 난듯 울먹이며 말했다.
"내 새 안경이 사망했어."
쿵자바오는 한숨을 쉬며 롼쓰에게 말했다. "우리 자위 좀 봐라, 난 너무 걱정돼. 이 기억력으로 수학자가 되고싶어 하다니."
"입 좀 닥쳐." 롼쓰는 휴지를 뽑았다. "더 하면 얘 울 걸."
과연 쿵자위는 말을 듣던 중 울음을 터뜨리고는 그 상태로 젠빙궈즈도 재빠르게 먹어치웠다. 네 사람은 늘 하던대로 밀크티 가게에 들러 한 잔씩 마셨다. 롼쓰는 오늘에야 비로소 이 가게의 이름이 무엇인지를 알게 됐다.
그리운 밀크티, 옆에는 광고 카피가 이어졌다 : 아쉽고 애틋하고 그리워 잊을 수 없네
펄을 먹다 딸꾹질이 난 롼쓰는 이 이름이 낯이 익어 쿵자바오에게 물었다. 쿵자바오가 말했다.
"물론 낯이 익지. 우리 학교 옆에 비주류 스타일만 추천하는 미용실 있잖아. 거기도 그가 연 가게인데 이름이 '그리운 미용실'이야."
"오." 롼쓰가 말했다. "...... 아저씨 정말 부지런하시네."
저녁 때 TV를 다 본 롼쓰는 잠을 자기 전 잠옷 위에 외투를 두른 채 발코니를 한 바퀴 거닐었다. 그는 작은 눈덩이를 빚어서 친종의 유리창으로 던졌다. 잠시 후 친종도 겉옷을 걸쳐 입고 뛰어나왔다.
먹구름이 짙게 끼더니 또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롼쓰가 물었다. "무릎에 멍들진 않았어?"
"없어." 친종은 바지를 걷어올려 그에게 다리를 보여주었다.
스윽 살펴 본 롼쓰는 말했다. "없으면 됐어. 빨리 내려. 춥다."
그는 부르르 떨며 몸이 오그라든 채 말했다. "자자. 내일 봐."
"이모가 눈 안 물어봤어?" 친종이 눈가를 가리키며 말했다.
"당연히 물어봤지. 부딪쳤다고 했어. 너 말하면 안돼." 롼쓰는 발로 미닫이문을 밀어 열며 말했다.
"더 할 말 없으면 빨리 자."
"롼롼." 친종은 갑자기 난간을 쥐고 그를 향해 손짓하며 '쪽쪽' 하더니 말했다. "굿나잇!"
"징그럽긴." 롼쓰는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굿나잇."
작가의 말 :
훠궈는 위대하다!!!
봐줘서 고마워요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