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3. 7. 14:46ㆍ시식코너/【etc】
소년폭력사건부少年暴力事件薄
저자 : 류만파
냉담하고 기세 강한 공 x 쌀쌀하고 시크한 수, 폭력 가공 교원문, 감정 서사 초느림
문안
속성분류: 가공/캠퍼스생활/미강/어둠
키워드: 링인주 무천시
명호는 일련의 명문고 틈에서 유명한 쓰레기 고등학교로 평소에는 억압과 괴롭힘만 당한다.
명호의 전학생 링인주는 어느 날 같은 전학생인 무천시를 발견했다.
본의 아니게 한 번 또 한 번의 교집합은 묵묵히 드러나고 싶지 않으려 노력했던 그들을 숨기기 어렵게 만들었다……
■서장
이것은 한 소년들의 이야기다.
이것은 어둡고 혼탁한 세계에서 발생한 이야기다.
이 세계의 하늘은 영원히 햇빛을 볼 수 없다. 이 세계의 식물은 대부분 말라 죽는 운명을 피하기 어렵다. 이 세계의 거리는 갈라지고 부서지며, 이 세계의 사람들은 초조하고 불안하다.
시도 때도 없는 전쟁은 이 세계의 사람들로 하여금 초연이 자욱한 가운데 사는 억압과 당혹을 불러일으켰다.
소년들은 폭력을 숭상하고 강인함을 갈망했다. 그들의 피는 도륙 중에 쾌감이 내는 우지직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이것은 마치 유리 덮개를 덮은, 배양용 그릇 속의 세계와 같았고, 다함께 비틀어져 그들의 성장을 촉진하고 있었다……
■제1장
문을 닫으면서 그는 자전거를 탔다.
시장을 오랫동안 돌아다녔지만 링인주陵尹竹는 A표 간장과 A+표 간장이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게다가 이렇게 비싸다니!
눈을 감고 아무렇게나 한 병을 들고 사장에게 인사를 한 후 다른 길로 꺾었다.
자전거가 울퉁불퉁한 석판길에서 오르락내리락하며 흔들렸다. 평소에 링인주는 이 길을 거의 가지 않았지만, 날씨를 보니 그곳으로 가는 가장 가까운 오솔길이었다.
조심스럽게 길바닥의 울퉁불퉁함을 피하고 길가에 쭈그리고 있거나 앉은 사람들을 살펴보며 그는 최대한 고개를 숙이고 발밑에 힘을 주지만 속도는 그 사람들의 주의를 끌지 않는 상태를 유지한다.
"!──" 앞에 빈 술병이 갑자기 굴러 지나갔다!
링인주는 브레이크를 밟고 나서야 부딪히지 않았다. 그는 발을 버티고 비스듬히 서서 넘어지지 않도록 진정시켰다.
뒤에서 끊어졌다 이어졌다 하는 킥킥거리는 소리와 가볍지 않은 휘파람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손잡이를 꽉 잡고 천천히 몸을 바로잡아 조심스럽게 앞으로 밟았다. 몇 걸음 밟아 웃음소리와 난잡한 소리가 멀어지자 그는 미친 듯이 맹렬하게 타기 시작했다. 비탈길에 올라가서야 한숨을 돌렸다. 비탈길에 찬바람이 스쳐 지나가자 등뒤가 흠뻑 젖은 것을 깨달았다.
식은땀을 닦고 은근히 중얼거렸다. 이 학교 제복을 입고 나온 것이 과연 옳았다.
목적지에 도착하여 자전거를 멈추고 바구니 안의 간장이 부주의로 굴러 나오지 않도록 하자 그는 비로소 진흙탕이나 다름없는 바닥에 덥석 박으며 뒤로 벌렁 드러누웠다.
앞에는 구름이 많은 하늘이다. 사면이 대부분 낮은 단층 건물이기 때문에 하늘이 넓어 보인다. 먼지투성이인 어둠 속에서 뜻밖에도 가장자리의 푸른 하늘이 쪽빛으로 천천히 넘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석양의 귤빛 색깔이 뒤섞여 링인주의 눈에는 마치 엉망진창인 경극 배우의 화장한 얼굴로 보였다.
입에서 저도 모르게 욕을 내뱉었다. 이제 겨우 몇 신데 해가 저무는 거야. 낮이 점점 짧아지고 이 지구는 폭발하겠지.
보면 볼수록 무료해서 아예 엉덩이를 툭툭 치며 일어섰다. 자신이 무슨 미친 짓을 했는지 모르겠다. 위험을 무릅쓰고 이 귀신을 보러 오다니.
그러나 이곳은 드물게 조용한 편이다. 어쨌든 감히 이곳에 오는 사람은 정말 몇 안 된다.
자전거를 밀며, 링인주는 마음속으로 짐작하고 먼 길을 돌아서 가기로 했따. 욕을 먹어도 그 길은 가지 않을 것이다.
작은 비탈은 두 갈래의 길밖에 없다. 하나는 그가 왔을 때의 직도이고, 다른 하나는 먼 곳의 그 곳을 둘러싸고 한 바퀴 크게 도는 것이다.
날이 어두워지자 귤빛은 청자색과 진홍색이 교차하는 괴이한 색조로 변했다. 큰 운동장 담장 위의 튼튼한 철조망이 비치자 그물의 그림자로 가득 차서 링인주가 큰 그물에 단단히 가려져 있는 듯한 착각을 갖게 한다.
링인주는 약간 망설였다. 하지만 철조망을 통해 안쪽의 무슨 동정은 보이지 않았다.
아니면 저쪽으로 돌아갈까, 링인주가 생각했다. 이때 그곳은 아직 죄수들의 산책 시간이 아니었고, 게다가 여기는 잡초가 무성하여 어쨌든 엄호가 있는 셈이다.
코를 훌쩍거리며 이렇게 가기로 결정했으니, 반드시 날이 어두워진 틈을 타서 집에 돌아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입구의 그 오솔길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정의를 위해 나아가는 듯 사람 반 만한 키의 풀 속으로 돌진해 들어갔다. 자전를 탈 수 없어 밀고 있을 뿐이었다.
괴로워하며 몇 발자국을 걷자 앞에 있는 사람 반 만한 키의 잡초는 듬성듬성해지기 시작했고 링인주는 자기도 모르게 자전거를 밀고 작은 걸음으로 뛰기 시작했다.
이른 봄바람이 조각조각 불고 잡초가 파도처럼 흔들리며 우르르 기복하며 바닥에서 휘말린 모래가 한순간 링인주의 눈을 어지럽게 했다.
손을 들어 이마 앞을 막고 그는 어쩔 수 없이 보호적으로 눈을 가늘게 떴다.
이렇게 희미하고, 어렴풋하고, 미망한 순간, 링인주는 그 사람을 보았다……
끊임없이 춤추는 잡초 반대편에 서 있는 그 사람……
바람이 미친듯이 불어와 그의 옷을 흔들었고 얇은 옷자락이 바람에 펄럭이며 옅은 색의 셔츠는 하늘과 같은 색으로 물들었다.
링인주는 여전히 눈을 뜰 수 없었지만, 그는 그 사람의 윤곽을 어렴풋이 볼 수 있었다. 그 사람은 그를 등지고 바람을 맞으며 서 있었다. 고개를 약간 들고 머리카락과 끝이 흩날리는 것 같았다.
그 사람의 몸은 마치 투명한 것 같았다. 이렇게 석양에 꿰뚫려 온몸이 피처럼 붉고 얇은 종이 한장 같아 링인주는 흐리멍덩해졌다. 바람이 어지럽게 불자 잡초도 어지럽게 흔들렸다. 그는 앞으로 나아가서 그 장애물을 헤치려 했지만 한 조각, 또 한 조각 걷어내어도 영원히 끝이 없는 것 같았다. 그가 마침내 풀숲을 가로질러 가자 그곳은 석양이 가득한 모래밭일 뿐 아무도 없이 비어 있었다.
환상인가?
그는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그림자를 보았다. 그림자가 있구나, 자신은 꿈을 꾸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그 사람……
바람이 점점 세차게 불자 링인주가 흥분했다. 그는 갑자기 한 단어가 생각났다──
석양이 지는 황혼은, 마물을 만나는 시간이다……!
퉤퉤퉤, 무슨 헛소리람.
그는 온몸을 떨며 솟아오른 소름을 떨치고 목숨을 걸고 자전거를 밀고 전진했다.
그러나 가는 도중 머릿속에는 시종일관 맴돌고 그 머리끝을 휘날리며 찰나에 붉은빛을 쏟아내던 크고 꼿꼿하지만 마른 뒷모습……
석양이 지는 황혼은, 마물을 만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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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다 2000자가 돼야 할 것 같은데。。
나는 전부 1900자 안팎이야。。(←수정하기 귀찮은 사람。。。)
■제2장
명호 고등학교
톈샤오원田小闻은 천메이얼陈美儿의 손에 이제 막 불을 붙인 담배를 툭 쳤다.
"몇 번을 말했어, 이 브랜드 피우지 말라고, 너무 독하잖아! 너는 죽어도 상관없지만 난 아직 살고 싶거든."
천메이얼은 멍해졌다가 책상을 치며 일어섰다. "죽고 싶은 거 같은데. 난 이 브랜드가 좋아. 넌 상관하지 마."
톈샤오원도 자연히 기름을 아끼는 등불이 아니었다. 천메이얼의 손에 두 사람이 비틀어졌다.
이 두 사람을 힐끗 쳐다보더니 펜을 든 손이 책상을 가볍게 가리고 반응이 없었다.
가리고 있는데 계속 때린다.
"이봐, 너희 둘──" 링인주는 어쩔 수 없이 소리를 냈다. "이렇게 심심한 일로도 싸울 수 있냐, 좀 있으면 마 왕고모 수업이야. 그녀가 흩어지지 않은 담배 냄새를 맡으면 전부 못 먹으면 싸가야 할 걸."
그 두 사람은 또 서로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고 나서야 손을 놓고 옷을 다듬었다. 그대로 자리로 가서 2초간 가라앉히더니 쌍쌍이 참을 수 없어 책상 위로 엎드렸다.
"아~~~~, 아주야, 우리가 때리고 싶은 게 심심해서 그런 줄 알아!" 톈샤오원은 고개를 들어 쓴 표정을 지었다.
"명호는 시발 약골이 모이는 곳이야. 우리가 아직도 선생님을 무서워하다니 하나도 재미없어. 털이 다 뽑힐 때까지 아무것도 안하고 기다리기만 해야 해. 이렇게 살면 무슨 재미야!"
"자극을 찾고 싶어?" 링인주는 창밖을 가리키며 말했다. "경비선을 넘으면 인생이 최고조야."
"쳇──" 천메이얼은 또 담배 하나를 꺼냈다. "그건 고조의 문제가 아니라 시체가 남느냐 마느냐의 문제야." 불을 붙이던 손은 링인주의 부릅뜬 눈에 거두어들였다.
"그런데 말이야." 톈샤오원은 정신이 든 것 같다. "요즘 자위대는 순찰이 여간 엄격하지 않아. 요 며칠 밤은 금도 양쪽에 파리 한 마리도 날아들지 못해."
이 말을 한 천메이얼은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왜 금도에 산책을 갔었어? 망할 계집애 지금도 불량하게 살고 있으면서."
톈샤오원은 듣자마자 눈을 부라렸다. "너 시간이 있으면 어쨌든 너의 돼지머리로 분석해 보는 게 어때? 명호의 이 상복을 입고 금도에 갈까? 입구에 도착하기도 전에 사람들이 웃겨서 쓰러지겠다."
"아~~~~, 나 안 해, 나 안 해, 왜 나는 명호 학생이야, 왜애~~~~"
천메이얼이 처절하게 울부짖을 때 톈샤오원은 문 앞에 짙은 홍갈색 그림자를 눈여겨보았다.
"야야야, 왕고모 왔다, 울지 마."
링인주는 고개를 들어 반 담임이자 훈도 주임인 "명호 제일 왕고모"라고 불리는 마셴셴이 종이판 얼굴로 이미 매우 불쾌하게 이쪽을 노려보는 것을 보았다. 그는 흥미진진하게 손에 들고 있는 연필을 멈추고 본 수업의 책을 꺼내 앞에 세우고 꿈꿀 준비를 했다.
마셴셴은 손에 들고 있는 교편을 두드리며 이미 눈가 주름, 이마 주름, 입가 주름, 임진 주름, 아무튼 모든 주름이 모인 얼굴로 교실을 스캔하고 불만스럽게 입을 열었다.
"사람이 왜 이것밖에 없어?"
아래 있는 사람들이 모두 자기도 모르게 머리를 움츠리자 천메이얼은 힐끗 쳐다보더니 또 자기를 원망하고 슬퍼하기 시작했다. 겁쟁이들이 이런 노처녀를 무서워할 수 있다니.
왕고모, 오, 아니지, 마셴셴 선생님은 분명히 아래에서 쥐 죽은 듯이 대답이 없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 것이다. 손에 들고 있는 교편은 교탁과 두 번이나 호되게 마주쳐 소리를 높였다.
"사람 어딨냐고!"
말소리가 교실 문에 떨어지자마자 발로 차서 벽에 부딪히는 큰 소리가 났다. 분명히 화가 나서 문을 차던 몇몇 사람들이 멍하니 있다가 앞에 서 있는 왕고모를 발견하였다.
마셴셴은 파리도 잡아 죽일 수 있는 주름진 얼굴로 그들의 온몸의 상처를 보며 눈썹을 곤두세웠다.
이전까지 고인 물 같았던 교실에서 곧 암암리에 토론 소리가 울렸다.
천메이얼은 톈샤오원에게 무서운 얼굴을 해보였다. 톈샤오원은 신비로운 표정으로 링인주에게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 "왕고모 보고 떨고 있는 저 겁쟁이들 봤어?"
링인주는 고개를 끄덕였는데, 이 남자들은 평소에 명호에서 잔인한 편이었다.
"최근의 몇 번째인지 모르겠어."
천메이얼도 고개를 돌렸다. "누가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최근 명호 주변에 외부 학교 사람들이 많이 와서 트집을 잡았대. 평소 눈치없는 사람들은 모두 처참하게 당했어."
"며칠 전에는 푸른 교복을 입은 사람을 봤다는 말도 있었어." 톈샤오원은 신비로운듯 말했다..
"푸른 교복?! 홍명고? 홍명고 사람이 이 새가 똥을 싸지 않는 곳에 오다니?" 천메이얼이 흥분했다.
"너 너무 기뻐하지 마. 이 일은 이렇게 간단하지 않아. 4대 연합학교 사람들이 명호에 온 거야. 이것도 너무 이상하잖아." 톈샤오원은 손가락으로 천메이얼의 머리를 찔렀다.
두 사람은 함께 깊은 생각에 잠겼다.
링인주는 그녀들에게 백안을 떴다. 두 사람이 분명히 흥분하면서도 깊은 척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담담하게 말했다.
"이렇게 4대 연합학교를 좋아하는데 지금 내려가서 쫓아가. 그 녀석들은 방금 사람을 때렸어. 멀리 가지 않았을 거야."
"넌 우리가 정말 지긋지긋하다고 생각하지? 4대 연합학교는 들어보면 그만이야. 정말 연결되면, 나는 아직 몇 년 더 살고 싶어." 천메이얼은 뒤통수를 비비며 중얼거렸다.
링인주는 그녀들을 상대하기가 귀찮아서 엎드려서 무슨 꿈이든 꾸려고 했다.
■제3장
점심시간
식당에서 "오늘 식사 없음"이라는 팻말이 나오자 한 무리의 사람들은 침을 흘리며 헤매는 수밖에없었다.
톈샤오원은 분개한 표정으로 유리문 뒤에서 담배를 물고 요리사 모자를 쓴 남자들이 다리를 꼰 채 탁자를 둘러싸고 카드놀이를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 지구는 진작 폭발해야 했어. 사람들이 개돼지만도 못해."
"어떡해, 오후에 체육시간도 있는데, 밥도 못 먹고, 차라리 지금 자살하는 게 낫겠어. 그때 가서 또 사람이 들지 않도록." 천메이얼도 울부짖었다.
톈샤오원은 말없이 있는 링인주를 힐끗 보더니 소리쳤다. "그래그래, 어째서 이 세상은 이렇게 잔혹하고 인간성이 없을까. 전쟁할 때도 나를 죽이지 않았는데, 지금은 오히려 나를 굶겨 죽이다니."
"체육선생님은 우리를 전혀 사람으로 보지 않아. 이번에는 틀림없이 그의 손에 죽을 거야!"
"왜때문에~~"
"못 살아~~"
"난 죽고 싶지 않아~~"
링인주는 별 수 없이 핏대가 터졌다. "너희 두 사람 그만해!"
조용해지더니 또 계속 운다.
"소리지르지 마──!"
"가자."
"와──, 아주가 최고로 착한 줄 알고 있었어──" 거대한 환호가 터져 나왔다.
두 사람은 줄곧 앞사람의 뒤를 따라가며 고개를 저으며 꼬리를 흔들었다.
××××××× ××××××× ×××××××
풀밭
톈샤오원은 엉망으로 닭다리의 기름을 입가에 묻힌 채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너희들 그거 들었니──"
그녀가 막 운을 떼자마자 천메이얼이 따라 말했다. "들었어, 들었어." 한 손으로는 아직도 도시락 안의 밥을 마구 긁고 있다. "아주, 너희 집은 흰 밥도 맛있구나."
링인주는 손에 들고 있는 주스를 따 자기도 모르게 마시기 시작했고, 두 사람이 또 시작이라고 생각했다.
"그 4대 연합학교 말이야, 한 사람을 찾기 위해서래." 톈샤오원은 기름진 손을 들어 손짓을 했다.
병을 들고 있던 손이 멈추더니 링인주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
"아주 너 모르지, " 먹느라 말수가 적던 두 사람은 링인주가 오랜만에 대화에 반응하는 것을 보고 바쁘게 말했다. "내 앞에 린페이페이 그 뚱뚱한 여편네의 말을 들었거든. 그녀의 남자가 요즘 고도로 경비를 서고 있는데, 이 도시를 뒤집어엎어도 사람을 찾아내야 한다고 했대."
린페이페이는 명호에서 몇 안 되는 남자친구가 4대 연합학교에 다니는 사람이었는데 쇠락한 명호에서는 학급과 학교를 빛낸 셈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이 4대 사람들을 이렇게 긴장하게 했을까?" 톈샤오원은 기름진 발톱으로 턱을 괴고 생각하는 자세를 취했다.
"어떤 사람인지 몰라?" 링인주가 뒤따라 물었다.
"그냥 몰라. 전혀 단서가 없어. 4대는 사람을 찾는다고만 했어. 그런데 그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지, 몇 살인지, 심지어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말하지 않았어. 그냥 암암리에 찾고 있대. 이렇게 해서 어느 세월에 찾겠어, 쳇."
링인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주스를 계속 마셨다.
천메이얼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링인주를 흘겨보며 혀를 차고 고개를 저었다.
"왜?" 그녀에게 백안을 주었다.
"아주, 나는 네가 외계인 같다고 생각해."
링인주는 주스를 하마터면 그녀의 얼굴에 직접 뿌릴 뻔한 후 사레가 들려 기침을 했다.
톈샤오원은 생각지도 않고 덩달아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너희들 무슨 소리야." 기침을 멈추고 그는 입을 닦았다.
"그냥 이 세상 사람 같지 않은 것 같아."
"너희들은 내 머리에 뿔이 난 걸 봤냐, 아니면 얼굴에 털이 난 걸 봤냐?"
"그런 뜻이 아니야." 천메이얼은 턱을 쓰다듬으며 자신의 느낌을 묘사할 수 있는 형용사를 찾으려고 애썼지만 빌어먹을, 찾지 못했다.
톈샤오원은 밀려서 친절하게 받아주었다. "그냥, 아주 너는 공부는 잘하지만 엄청 잘 하는 건 아니야. 사람도 괜찮게 대하지만, 또 엄청 잘해주는 건 아니야. 태도도 좋지만 또 엄청 좋은 건 아니야. 뭐랄까, 그냥 뭐든 관심이 없지만 전혀 관심이 없는 편은 아니고, 누구와도 거리를 크게 두지 않지만 가깝게 두지도 않아. 그런데 실제로는 거리두기를 하고 있어!"
링인주는 그녀 때문에 어지럽고 멍청해져서 옷을 정리하고 일어섰다. 그녀들에 의해 엉망진창으로 된 도시락과 쓰레기를 정리한 후, 눈을 크게 뜨고 바닥에 앉아 있는 두 사람을 쏘아보았다.
"정신병──" 사람은 엉덩이를 털고 떠났다.
뒤에서 곧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주 가지 마~~~~"
"아주 너 언제 또 도시락 사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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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체육 시간에 세 사람은 심심하게 난간에 엎드려 하늘을 향해 멍하니 있었다.
어느 선생님이 엄하다고 했는가, 사람 취급도 안 하고 방귀만 뀐다. 지금 P성 전체에서 진지하게일하는 선생님은 한 명도 찾을 수 없다. 물론 "제1왕고모"는 예외다.
톈샤오원은 어슴푸레한 하늘을 보다가 갑자기 갑자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봄바람 나셨어──" 바로 천메이얼에게 비아냥을 받았다.
톈샤오원은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고개를 쳐들었다. "너희 말해봐, 책에 나오는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이 진짜일까?"
"어머, 너 정말 봄에 머리가 타버렸구나." 천메이얼은 놀라서 그녀의 머리를 만졌다. "이렇게 대자연에 관심이 많은데 왜 환경보호 전문가가 되지 않니."
링인주는 눈을 들어 고개를 쳐든 사람을 쳐다보았다. 톈샤오원이 천메이얼이 위아래로 손을 움직이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두 사람이 발을 움직일 때까지 눈을 떼지 않고 먼 곳의 회색 구름을 묵묵히 바라보았다.
이것은 잿빛의 세계이다. 모든 것이 잿빛으로 망망하다. 오염된 도시는 오염된 하늘에 휩싸이고 전쟁이 남긴 폭력 인자가 모든 사람의 뼈와 피로 흐르며 전 세계는 변형된 도화선처럼 비뚤어져 폭발하는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다.
톈샤오원의 비명이 링인주의 정신을 끌어왔다.
"너 어느 반이야? 나올 때 눈알 두고 나왔어?" 천메이얼이 소리를 지르면서 그 사람의 옷깃을 잡아당겼다.
링인주는 옆에 있는 톈샤오원이 얼굴이 파랗게 질린 채 한쪽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무언가에 의해 맞은 것이 분명했다.
옷깃이 당겨진 사람은 윗학년 남학생인 것 같고 낯이 익은데 아마 평소에 활발했을 것이다. 천메이얼의 얼굴에 가득한 화기에 그는 아프지도 가렵지도 않게 헤헤 웃으며 손으로 공을 돌리고 있다.
불은 오히려 그의 옆에 있던 짙은 화장을 하고 키가 작은 여학생에게 붙었다. 이 사람은 아주가 알고 있다. 자기 반이다.
"더러운 놈 이거 놔, 내 남자 건드리지 마!" 여자 아이가 음조를 높여 외치는 것이 마치 비명을 지르는 것 같다.
"네 남자가 내 친구를 쳤는데 넌 눈이 멀었어 못 봤지!"
"쳤으면 친 거지, 어쩌라고, 공에 눈이 달린 것도 아니고. 네 친구도 눈이 없나보네. 공이 오는데 피할 줄도 모르고!"
두세 마디 말이 떨어지자 곧 서로 밀고 밀렸다. 상대방은 사람이 많은 걸 믿고 목소리가 날카로웠다. 천메이얼도 강하게 나오면 강하게 맞서는 성격이라 나쁜 기세에 조금도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제4장
링인주는 이 두 여자를 보고 속으로 은근히 말했다. 밥을 먹자마자 이렇게 화를 내다니, 위의 밥을 뱉는 것도 두렵지 않은가보다.
그러나 표정을 가라앉히고 다가가서 무슨 말을 하려고 하자 그 두 여자는 손을 쓰기 시작했다. 네가 나를 잡아당겼으니, 조금 있으면 완전히 전황에 들어갈 것이다.
아주는 상대쪽의 공을 든 남자를 쳐다보았다. 여자가 싸우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이렇게 가서 돕지도 않는 그야말로 물건이 아니다.
그러나 그는 아직 아무것도 아니었다. 링인주가 마음속으로 막 생각을 끝내자마자 그 남자가 소매를 걷어올리더니, 입으로는 "내 여자 건드리지 마"류의 말을 흥얼거리는 것을 보았다.
머릿속에 왕고모가 지금 학교의 어느 위치에 있는지 빠르게 떠올리고 있다. 왕고모에게 찌푸린 얼굴로 훈계를 듣는 것이 돼지머리로 얻어맞는 것보다 낫다. 마음속으로 계산하고 있는데 멀지 않은 곳에서 엉덩이에 불이 난 몇 사람이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온 몇 명은 모두 키가 크고 머리털이 가지각색이다. 이 몇 명은 링인주도 평소 명호에서 늘 날뛰는 사람이라는 것을 안다.
온 사람은 다른 사람을 보지도 않고 공을 든 남자를 덥석 잡았다.
"너 옌우严伍지?" 말하는 사람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온몸에 땀을 흘렸다.
공을 든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마치 상대방에게 깜짝 놀란 것 같았다.
"그 사람이야──" 상대방 몇 사람이 서로를 확인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공을 든 남자를 공처럼 몰아 질풍처럼 눈앞에서 사라졌다.
링인주는 몇 초 동안 제자리에 서 있다가 아직도 바닥에서 한창 뜨겁게 싸우고 있는 한 쌍이 생각났다.
가까스로 땅 위의 두 사람을 갈라놓았다. 링인주는 흐트러진 머리와 때묻은 얼굴을 전혀 돌보지 않는 두 사람을 보고, 또 일찍이 별이 핑핑 돈 채 한쪽에 쓰러진 톈샤오원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누가 와서 같이 이 사람들 좀 데리고 가줘!
……
링인주는 오랫동안 땅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서, 눈을 깜박거리며 자기 앞에서 곁눈질도 하지 않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노려보았다.
그래서 그는 하늘을 보고 땅은 봐도 옆에 누워 있는 몇 사람은 다시 보고 싶지 않았다. 그 두 사람은 싸우고 나니 죽은 돼지처럼 피곤해 여자가 이렇게 쓰러져 자고 있었다. 그도 좀 자면 안 될까.
"거기──"
링인주는 초조하게 손을 들어 그의 앞을 지나가고 있는 사람을 가리키며 크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잠깐만!"
원래 아무런 희망도 품지 않았다. 어쨌든 싸움이 끝난 이런 일은 빈대와 맞설 수 있을만큼 많았다.
도와줄 사람을 찾겠다고?
……NO DOOR……
다른 사람이 기회를 틈타 몇 발 더 보충하지나 않으면 매우 체면을 세우는 거다.
그러나 그 사람은 그가 외친 소리를 듣고 갑자기 몸을 천천히 돌렸다.
링인주가 바라보니 그는 너댓 발자국도 안 되는 거리에서 주머니에 두 손을 넣고 위에서 아래로 눈길을 던지고 있었다.
비록 앞머리가 좀 길고 눈을 가릴 정도였지만 링인주는 마침 45도 각도로 쪼그리고 앉아 다리를 안고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360도의 사각 없는 미녀 미남이 아니고서야 이 시야각은 사진을 찍는 데 있어서 매우 살미적이었을 것이다. 콧구멍은 말할 것도 없고 얼굴이 넓어지고 광대뼈가 높아지며 눈이 작아지고 얼굴이 흉하게 변할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들이 앞에 있는 이 얼굴에는 모두 발생하지 않았다.
사실 링인주가 그와 눈을 마주친 시간은 전광석화와 같았다. 그는 그 사람의 구체적인 오관 비율이 얼마나 완벽한지 똑똑히 보지 못했고 눈이 크고 코가 높으며 입이 작다는 특징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다만 그는 순식간에 깜짝 놀랐을 뿐이다.
이 첫눈에 그의 머릿속에 비친 것은 그로 하여금 말도 안 될 정도로 청수하게 느끼게 하는 희미한 윤곽 하나뿐이었다.
명호에……이런 사람이 있다니?
링인주는 고개를 숙이고 뒤통수를 쥐었다. 두 사람은 어색하게 2초가 지났다. 그 사람은 몸을 돌린 동작을 유지하며 자신을 쳐다보았다. 그는 비로소 자신이 그를 불렀다는 것을 떠올렸다.
"응……미안해, 친구야, 나랑 같이 내 친구 좀 보건실로 데려다 주면 안 될까?"
그는 바닥에 돼지머리 몇 명의 얼굴을 힐끗 쳐다보았는데, 사실 이렇게 부어서는 안 되겠지만 어차피 자업자득이니 이러고 살아야한다.
그는 말을 한 후에 사실 약간의 후회가 있었다. 비록 한번 본 거지만 앞에 있는 이 사람은 잘 어울려 지내지 못하는 것 같았다. 명호에 약골이 무수히 많다고 해서 "약한 닭은 반드시 선할 것"이라는 속편한 생각은 하지 마라. 때로는 몸과 마음이 강하지 않은 사람이 오히려 음험하고 쪼잔하다.
링인주가 자신을 스스로 치우고 길을 열려고 할 때, 맞은편에서 뜻밖에도 옅게 "그래." 한마디가 들려왔다.
응?
링인주는 잠시 어리둥절했는데, 갑자기 마음이 뜨거워졌다.
만약 한 사람이 오랫동안 나체로 얼음 저장소에 있는 것이 익숙해졌을 때, 다른 사람이 너에게 슬리퍼 한 짝을 건네주어 신더라도 약간의 따뜻함을 느낄 것이다. (만: 아주, 나는 이것이 무슨 엉터리 비유인지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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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금도를 지나가던 링인주는 톈샤오원을 떠올리며 멀리서 살펴보았는데 과연 순백색 제복을 입은 자위대가 이리저리 순찰하는 것이 보였다. 그러나 주위에는 여전히 산발적으로 학생들이 배회하고 있어 정말이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다녀왔습니다."
"아, 샤오주, 오늘 점심 어땠어? 내가 새로 발명한 소스 닭다리야." 옌샤오핑颜小萍은 식탁을 차리며 기쁘게 몸을 움직였다.
"응, 무지 좋았어요." 링인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신발을 갈아 신었다.
옌샤오핑은 즐겁게 입을 가리고 쿡쿡거리며 웃다가 고개를 들어 링인주 뒤에 들어오는 사람을 보고 또 바쁘게 손을 흔들며 물었다. "샤오산, 오늘 점심 어땠어?"
"응, 괜찮았어요." 링인산陵尹杉은 고개를 끄덕이며 신발을 갈아 신었다.
옌샤오핑은 또 웃었고 현관에서는 또 누군가가 돌아왔다. 링인가 형제는 서로 고개를 끄덕이며 쏜살같이 방안으로 달아났다.
역시, 뒤에서는 옌샤오핑이 흥겹게 반복했다. "여보, 오늘 점심 어땠어요……"
■제5장
저녁 식사 후, 부엌 안.
링인산은 링인주가 씻은 그릇을 받아 닦으면서 입에서 나오는 대로 물었다. "새 학교는 익숙해졌어?"
링인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 생각해 보고 또 말했다. "사람도 괜찮아."
링인산도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링인주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명호는 전학생에 대한 태도가 괜찮아."
링인산은 잠시 생각해보고 계속 고개를 끄덕였다.
닦은 그릇을 그릇걸이 위에 놓았는데 전화가 울렸다. 링인산이 가지러 가더니 돌아와서 말했다. "이따 잠깐 나가야겠어."
링인주는 그를 한 번 쳐다보았다. "응, 조심해. 밖이 좀 어지러운 것 같아."
"너도 봤어?"
"응, 돌아올 때 금도 쪽을 지나왔어."
링인산은 고개를 들어 그를 한 번 쳐다보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링인주는 톈샤오원과 천메이얼의 말을 떠올리며 물었다. "최근 4대에서 사람을 찾는다면서?"
링인산이 생각해보고 말했다. "그런 것 같지아. 하지만 홍명 그쪽 문제인거 같아, 적어도 동경은 소식을 듣지 못했어. 왜, 명호까지 파급됐어?"
링인주는 고개를 저었다. "그냥 물어봤어."
저녁에 그는 거실에 혼자 앉아서 텔레비전을 보았다. 어느 방송국으로 옮겨도 대부분 형사 보도로, 소년 폭력 범죄나 자위대가 새 정부를 대신해서 내린 통첩 경고다.
결국 환경보호 채널로 옮겼다. 그는 바닥에 가득한 쓰레기를 보더라도 이런 난장판을 보고 싶지 않았다. 속으로는 맨날 종알거리면서 이 지구가 왜 아직 폭발하지 않느냐고 중얼거렸다.
불평을 하면서 딴생각을 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텔레비전 화면이 온통 붉었다.
텔레비전에서 맥주병 바닥 같은 안경을 쓴 노인이 만면에 기이한 그리움을 품고 이 자연현상을 저녁놀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무슨 파장이니 파단이니 빛의 난반사가 어쩌고저쩌고 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어쨌든 링인주는 못 알아들었다.
그러나 어떤 것은 그도 잘 알고 있다. 바로 텔레비전 화면에 나오는 색, 새빨간 색은 마치 불타는 것 같다. 노인은 한편으로는 매우 차가운 단어로 형용하면서 한편으로는 현재의 대기층의 공동이며 오염 때문에 다시는 저녁놀이 생길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리고 현실 사회를 비판하기 시작했다.
링인주는 텔레비전 속 그 영감의 가식적인 똥얼굴을 직접 주먹으로 한 대 때리고 싶었지만──
"저녁놀……" 그는 가볍게 말했다.
머릿속에 놀라울만큼 붉은 빛이 스쳐 지나갔다. 마치 대지를 삼키려는 것 같았다. 링인주는 그 붉은 빛을 무슨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몰랐는데, 이제는 그것이 바로 피로 물든 듯한 맹렬한 불길이란 생각이 들었고, 마치 사람을 산채로 태워 잿더미로 만들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사람……
잔광 아래의 그 사람……
링인주는 다시 텔레비전 화면을 보았다.
"저녁놀……, 다시는 생길 수 없다니, ……, 정말 환각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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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학교에 갔을 때 링인주는 이렇게 빨리 그 사람을 다시 만날 줄 몰랐다.
어제는 그가 도와주지 않을 줄 알았는데 왜냐하면 이 사람은 보기만 해도 온몸에 "나는 사귀기 힘들어"라는 기운이 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가워 보여도 사실 나쁜 사람은 아닐 것이다.
비록 그는 사람을 잡아 보건실에 데려가 한꺼번에 던져 버리고 떠났을 뿐이지만, 링인주는 그가 명호의 대부분 사람들보다야 훨씬 더 나은 것 같았다. 이름을 물어보고 싶었는데, 그가 죽은 돼지 여자 둘을 잘 안착시키자, 사람은 이미 가버리고 없었다.
지금 이 사람이 학교 뜻밖에도 입구에 서서 소매 옆에 노란 띠를 묶고 있는 것을 보았다. 가슴에는 그의 이름표가 붙어 있었다.
알고보니 그의 이름은 무천시沐沉西였다. 오늘은 그가 당직이다.
당직 근무라는 촌스러운 일은 명호에만 남아 있을 것 같은데 지키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다. 평상시 당직 차례인 사람은 핑계를 대고 도망가거나 안 한다고 뻔히 말하고 안 해도 된다. 당연히 안 하면 벌점은 있다.
그러나 천메이얼이 말하는 못된 명호 약골의 면전에서 왕고모와 마주보고 말하며 벌점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몇 안 된다. 그래서 대다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핑계를 대고 도망치는 것을 선택한다.
도망치는 이유는 다양하고 기괴하다. 집에 사람이 죽었다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이런 사망 방법이면 P성 전체의 사람들이 죽었으니 더 이상 죽일 수도 없다. 죽고 죽어 몇 백 번을 더 죽어도 모자랄 것이다.
그래서 오늘 그 사람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입구에 서서 당직을 서는 것을 보고 링인주는 좀 놀랐다. 이 사람은 아무리 봐도 이런 일을 할 줄 아는 사람 같지 않잖아.
무천시도 분명히 그를 보았다. 눈빛이 그의 얼굴을 직접 스쳐 지나갔지만 반초도 멈추지 않았다.
링인주는 입을 삐죽이며 주위를 돌아보았는데 아무도 그를 비웃지 않았다. 모두들 정상적으로 출입을 했고, 마치 이곳에 명호가 가장 경멸하는 당직자가 있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야, 뭘 봐." 뒤에서 세게 두드린 것은 톈샤오원과 천메이얼이었다.
"아무것도." 링인주는 고개를 흔들었다.
"너희들 눈치챘니?" 톈샤오원은 굳은 얼굴로 두 사람의 머리를 숙이고 조용히 말했다. "요즘 명호가 너무 조용해."
천메이얼은 그녀에게 눈총을 주었다. "명호는 줄곧 매우 '조용'하거든!"
"에이참, 그런 뜻이 아니야. 내 말은 평소 불쌍하게 우는 소리하는 사람도 없어졌단 말이야."
"그렇게 말하니까……" 천메이얼도 진지해졌다. "4대와는 비교가 안 되지만 명호에서 채울 수 있는 몇 명은 요즘 소리가 안 나."
"그래서 말이야, 너네 모르지, 윗 학급의 C반 애들 몇 명이 며칠 동안 수업에 오지 않았다고 해, B반 애들은 오긴 왔는데 돼지머리처럼 수리됐어."
"어, 그건 알아. 옌우 녀석들이라고 말이지, " 어제 싸움을 한 관계자 천메이얼은 신이 났다. "내가 방금 길에서 봤는데. 그 얼굴. 아, 진짜. 콧구멍이 어디 있는지 못 찾겠어! 하하하. 이 쌍놈과 천한 여자가 다시 날뛰어 보라지, 아하하하하."
옌우, 링인주는 조금 인상이 있었다. 어제 그 공을 든 남자일 것이다.
"그래, 누가 이렇게 배불리 먹었을까? 어, 아니, 이렇게 용맹스럽게 그들에게 칼을 휘두른다고?" 톈샤오원이 눈살을 찌푸렸다.
천메이얼은 눈썹을 치켜세웠다. "4대라는 거야?" 그리고 또 고개를 저었다. "정말 4대 사람이 어떻게 이런 물건을 수리할 시간이 있겠어. 그런데 방금 린페이페이가 4대에서 찾고 있는 사람을 찾았다는 걸 들었어."
링인주는 그녀를 힐끗 보았다.
천메이얼은 계속해서 말했다. "과간고에서 찾았다고 들었는데, 내가 시발 진짜, 과간은 명호랑 마찬가지로 약골고인데, 4대까지 놀래킬 만한 사람이 있다니. 쳇."
여기서 한창 득의만만하게 말하고 있는데, 링인주는 다른 쪽에서 다투는 소리를 들었다.
■제6장
"너 제기랄, 어느 동굴에 있었어? 네가 지금 누구랑 얘기하는지 알아?"
뒤돌아보니 그 전까지만 해도 가만히 서 있던 무천시가 지금 옷깃을 잡혀있었다. 링인주 쪽에서 쳐다보니 마침 무천시가 마주보였다. 잡아당기는 사람이 그보다 조금 작은 것 같아서 고개를 약간 숙이고 그를 보고 있었다. 흘러내린 앞머리는 마침 눈을 가려 링인주는 그의 표정을 똑똑히 볼 수 없었다.
"옌우야, 이렇게 얻어맞고도 여전히 시비 걸며 당직자를 괴롭히다니." 천메이얼은 뒤에서 미적지근하다.
"제복을 안 입어서겠지." 톈샤오원도 다가왔다. "그런데 그럴 만도 해. 명호 제복을 입고 있으면 시비걸고 싶어, 때리고싶게 만들잖아."
"에이, 그런데 이 전학생은 내가 알고 있어, 내가 그를 한동안 주의깊게 봤거든." 천메이얼은 입을 가리고 히히거리며 말했다.
톈샤오원은 링인주와 함께 그를 돌아보았는데 갑자기 톈샤오원이 그녀를 밀치며 불쾌해했다. "내가 먼저 발견했거든?" 어떻게 망할 여자가 독식하을 하려고 그래.
천메이얼은 그녀의 손을 걷어올리며 말했다. "네가 개뿔을 알아? 1, 2, 3학년 전체에 그를 노리는 사람이 많으니 네가 제일 안목이 있다는 듯 굴지 마."
링인주는 이 두 사람이 입에서 나오는 대로 지껄이는 것을 보고 약간 이해하지 못해서 입을 열어 물었다.
"그가 누군데?"
천메이얼은 어리둥절해져서 톈샤오원을 밀어내고 달달 읊기 시작했다. "전학생, 이번 학기에 새로 온 전학생이야, 아주보다 3주 정도 늦게 명호로 왔어. 무천시, 2학년 A반이야. 그 전에 어디서 전학을 왔는지 잘 모르겠어. 성격이 좀 조용한 것 같아. 하지만 생긴게 진짜 초 멋있어~~!"
전학생……이야?
톈샤오원이 비집고 들어와서 끼어들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 사람이 학교에 들어온 지 이렇게 많은 시간이 지나서야 비로소 주의를 끌었어." 이치대로라면 이렇게 빼어난 얼굴을 하고 강해 보이지도 않으니 괴롭히기 딱 좋은 그런 사람이 아닌가.
천메이얼도 고개를 끄덕였다. "4대와는 비교가 안 되지만 사람을 겁줄 수 있는 것 같아." 그리고 그들 명호에도 마침내 손에 넣을 만한 물건이 생겼다. 비록 좀 가늘고 잘 싸우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겉치레하기에는 충분하다.
톈샤오원은 잠시 생각해보더니 말했다. "내면은 몰라도, 이 얼굴도 4대 회장들 몇 명 못지않잖아."
천메이얼은 "응응"하고 동의하며 저쪽을 보고 화가 나서 말했다.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옌우는 정말 토나와."
톈샤오원은 고개를 저었다. "아쉽긴 아쉽지만 내 생각에 전학생이 오늘 손해를 본 건 위층에 있는 미친 선배들이 공평하게 되돌려줄 것 같아."
링인주는 그녀들이 층층이 분석하는 것을 들으며 여자들의 생각을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 느꼈다. 눈이 즐겁기만 하다면 영원히 변덕스러울 수 있고, 수천 가지 기준으로 사람을 볼 수 있다.
이쪽에서 무천시는 비록 키는 크지만 보기에 매우 수척하다. 옌우는 그보다 키가 머리 반은 작지만 두께는 그의 두 배이다. 모두가 무천시가 반드시 옌우에게 한 대 맞을 것이라고 생각할 때 옌우가 그의 옷깃을 비틀던 손이 갑자기 멈추었다. 떨린다고 해도 된다. 그리고 입속으로 무언가를 얼버무렸다. 다음에 조심해라, 이번에는 봐줬다. 그리고 무천시를 밀어내고 가버렸다.
모두들 옌우의 연기나는 뒷모습을 보고 멍하니 있다가 함께 긴 소리를 냈다.
"쳇~~~~~!"
"난 또 손찌검하는 줄 알았네. 옌우는 약자를 괴롭히는 일을 제일 좋아하잖아. 설마 멍청하게 당할까." 천메이얼이 비웃었다.
링인주는 무천시를 돌아보았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옷깃을 정리한 후 평온한 표정으로 계속 당직 위치에 서 있었다. 이번에 링인주의 눈빛을 발견하고 묵묵히 힐끗 쳐다보았는데, 눈은 고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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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고모는 오늘 뜻밖에도 수업을 질질 끌었는데, 원성이 자자한 가운데 마침내 학교를 마치자, 날은 이미 좀 어두워졌다.
링인주는 A 시장을 한참 동안 돌아다녔지만 A+표 조미료를 찾지 못해 다시 B 시장으로 갔다. 돌아갈 때가 되었을 땐 날이 이미 거의 어두워졌다.
자전거에 전조등을 달지 않아서 그는 다음에는 가방에 손전등을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집 앞 사거리의 가로등은 800년 전에 고장나서 아무도 상관하지 않았다.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하자마자 앞쪽에 그림자가 흔들리는 것이 은근히 느껴졌다. 급브레이크를 밟을 때 깜빡이는 담뱃불을 보아 늦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전거 손잡이를 한번에 받쳐서 사람과 부딪히지 않았지만 부딪히는 것보다 더 나쁘다.
링인주는 자전거에서 내렸다. 사방에 네다섯 개의 그림자가 번쩍였다. 저마다 손에 라이터를 하나씩 들고, 찰칵 소리를 내며 켜더니, 단번에 사위를 밝게 비추었다.
속으로 어떡하나 싶었을 때 왼쪽에 있던 손이 입을 열었다.
"역시 백치가 밤길을 걸으면 앞뒤 구분이 안되나보지." 목소리가 날카롭고 가늘며 그림자가 작달만한 게 키가 작은 남자였다.
"사람을 박아놓고 준비는 됐냐?" 중간에서 나온 소리였다. 링인주는 불빛 아래 마른 나무 같고 턱 밑에 수염을 한 움큼 기른 얼굴을 보았다.
링인주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오른쪽에 있던 라이터가 갑자기 그의 앞에 맹렬히 돌진했다. 링인주는 움직이지 않았다. 라이터가 하마터면 그의 얼굴 옆의 머리카락을 태울 뻔했다. 그 사람도 놀라서 손을 거두고는 체면이 서지 않아 다시 앞으로 놓았다.
작은 불꽃이 링인주의 얼굴 반쪽을 밝게 비추자 그 남자는 보고 단번에 웃었다.
"아이고, 너였냐, 그……그……그 링인주, 맞지?"
링인주는 고개를 숙인 채 오늘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았다.
수염이 그를 한 번 보고, 다시 키 작은 남자를 보았다. "아는 사람?"
"그런 셈이지." 키 작은 남자가 링인주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신대륙을 발견한 것처럼 입을 가리고 웃기 시작했다. "토홍색 교복, 명호에 들어갔냐? 아이고야, 명호라니."
옆에 있던 남학생 몇 명도 듣자마자 링인주의 교복을 발견하고 함께 비웃었다.
키 작은 남학생은 웃다가 마침내 멈추더니 손을 흔들며 말했다. "됐어됐어, 명호 같은 병X 학교를 괴롭히는 건 정말 가장 면목이 없는 일이야. 야, 우리도 옛 동창이잖아, 독하게 놀지 말고, 하던 대로 하자."
링인주는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시종일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제7장
링인주는 다리를 끌어안고 길가에 앉아, 힘이 나면 일어나서 집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머리 위의 가로등이 탁탁 터지며 몇 번 깜박거리더니 밝아졌다. 아주는 자기도 모르게 쓴웃음을 지었다. 그의 운세가 사납다.
그러나 지금은 마침 밝아서 주변에 아직 떨어져있는 책과 물건이 있는지 볼 수 있었다. 다행히 그는 오늘 수업 과목이 많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가방이 없어서 자전거의 낡은 바구니에 다 담을 수 없었을 것이다. 다행이다. 이 낡은 자전가 빨리 고장나기를 바랐는데 지금 마침내 고장이 났다. 비록 과정은 그다지 즐겁지 않았지만.
다리를 간신히 움직여보니 많이 아픈 편은 아니라 걸을 수 있을 것 같다. 벽을 짚고 일어서려고 했지만 똑바로 서지 못했다. 무릎에 상처를 입었다. 설마 그가 줄곧 등을 웅크리고 다리를 구부려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건 아니겠지? 이건 너무 개그잖아.
아무도 없는 틈을 타 조용히 이를 악물고 일그러뜨렸다. 집에 도착했을 때는 아프다고 외칠 기회가 없으니까.
두 걸음 걸었다. 괜찮다. 두 걸음 더 걸었다. 자신의 불쌍하게 찌그러진 자전거를 쳐다보았다. 격한 움직임에 두 손을 뻗어 자전거에 부축해야 했다. 자전거는 누가 부축해 주었는데, 이 사람은 아무도 부축해주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영광스럽게 또 넘어졌다. 앞으로 고꾸라져 개똥을 먹었다.
끙끙거리며 낯가죽을 땅에 붙인 채, 마음속의 유일한 구걸은 아무도 보지 못했으면 하는 것뿐이었다.
오늘 외출하면 안 됐던 게 아닐까? 그는 방금 넘어진 것을 떠올리며 코를 떨어뜨린 게 않을까 은근히 생각했다.
고개를 들어 코가 아직 얼굴에 있는지 만져보려 할 때 바퀴가 땅을 끄는 소리와 자전거 특유의 브레이크 소리가 귓가에서 울렸다.
바로 그 순간, 링인주의 눈이 누군가의 눈과 마주쳤다.
그 한 초에 링인주는 두 가지 느낌을 받았다. 하나는 코 아래에서 두 가닥의 따뜻한 액체가 수직으로 떨어져내리는 것, 그리고 하나는 후회였다. 그가 방금 넘어졌을 때 왜 자신이 기절하거나 차라리 처박아 죽지 않았을까.
너는 그가 평소에 그럴싸하게 굴며 무엇에든 냉담하고 진중하다고 여겨선 안 된다. 사실 링인주의 마음속은 두 가지 물건에 대해 매우 호감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돈이고 하나는 체면이다.
돈을 사랑하는 것은 모리배이고, 체면을 중시하는 것은 허세였다.
냉담한 표상 아래 그는 내성적이고 모리배이자 또 허세가 많은 사람이다.
무천시는 그를 높은곳에서 아래로 힐끗 쳐다보았다. 앞에 있는 흐트러진 머리와 때묻은 얼굴에 두 줄기 코피를 흘리며 사지를 크게 벌리고 엎드려 마치 방금 로드롤러에 깔린 듯한 사람을 보자 그는 참지 못하고 눈살을 찌푸렸다.
링인주는 그가 혐오감을 드러내거나 경멸하거나 비웃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쨌든 이것이 정상적인 반응이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이 길에서 이런 고기전 같은 사람을 보았다면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웃음을 참지 못했을 것이다. 적어도 마음속으로는 그렇게 몇 번 웃었을 것이다. 그러나 무천시는 웃지 않았다.
다만 그대로 자신의 몸 옆을 스쳐 지나갈 뿐이다.
링인주는 처음에는 좀 멍해 있다가, 잠시 후에야 반응했다. 이 녀석은 자기를 본거 맞지?
지금 이게 뭐야?
그를 무시하다니?!
허세가 있는 사람으로서 그는 이미 한 번 다른 사람 앞에서 추한 몰골을 보인 것을 참았는데, 설마 다시 한 번 남에게 무시당하는 것을 참아야 한단 말인가?!
지금의 이런 외면은 그에게 있어서 그의 체면을 돌보기 위해 못본 척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의 추한 몰골을 보고 근본적으로 "이 사람이 왜 이렇게 미련해"라고 생각해 전혀 상대하기 귀찮은 상황이다.
티나게 비웃거나 나무라는 것보다 더 음험하고 참기 힘들잖아?
"야……!" 링인주 자신도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렵게 입을 열었다.
무천시가 멈추자 링인주는 가로등을 통해 자신의 옆에 비치는 그림자를 보며 머리를 돌리고, 그는 가까스로 말했다. "부탁인데……나 좀 일으켜 세워줄 수 있을까……"
사실 그의 마음은 약간 개운찮은 느낌을 받았지만, 나오는 말에는 숨이 충분하지 않아 오히려 그 안의 불쾌함을 씻어버렸고, 듣기에 좀 허약하고 불쌍했다.
그의 이 행동은 연약함을 보여 주는 것과 다름없고 이치상 "체면 차리기"의 범위에 포함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링인주는 오히려 더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그 사람이 자전거를 세우고 무겁지 않은 듯한 힘으로 그를 들어올려 길가에 기대어 앉히는 것을 느꼈을 때, 링인주는 참지 못하고 냉기를 들이마셨다.
제발! 형님! 좀 살살 해주면 안 될까요!
그러나 이 녀석이 정말 와서 도움을 준 게 의외라서, 링인주는 이런 사소한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얼굴에 이를 악물고 찡그리는 표정을 짓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모순된 생각을 했다. 됐어. 창피해 죽겠어. 샘물 두 줄기 같은 코피는 신경 쓰지 말자. 그는 지금 더러워진 얼굴로 이 사람이 자신이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하지 못하게 하는 게 제일 좋다.
무천시가 일어나서 가려고 하자 링인주가 다시 말했다. "저기, 나……손이 탈구된 것 같아."
무천시는 과연 다시 쪼그리고 앉았다. 링인주는 고개를 천천히 들어 앞에 있는 얼굴을 보았다.
그의 구질구질한 얼굴에 비하면 앞에 있는 이 얼굴은 정말 말도 안 되게 깨끗하다. 비록 몇 번 안 봤지만 링인주가 무천시를 가까이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피부는 하얗고 콧대는 곧고 눈은 중간이 둥글고 양쪽이 뾰족한 것이 약간 고양이 같으며 입술 모양이 예쁘고 얼굴형도 예쁘다. 앞머리가 좀 길어서 이마와 작은 얼굴을 가려 눈에 띄지 않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런 얼굴은 1, 2초만 더 쳐다보면 이 얼굴이 얼마나 완벽한지 알 수 있다.
보아하니 톈샤오원과 천메이얼은 아직 노안이 오지 않은 것 같다.
링인주는 생각하면서 그 사람이 자신의 손을 드는 것을 보았다. 그가 눈을 아래로 드리울 때, 그다지 밝지 않은 가로등이 그의 눈꺼풀 밑에 촘촘한 그림자를 만들었고, 코뼈까지 매우 눈에 띄었다.
"아──!"
링인주의 정신이 하늘밖을 떠돌아다닐 때, 쟁쟁하게 "뚜둑" 하는 두 마디 소리가 갑자기 그를 끌고 돌아왔고, 그는 잠시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고통스러운 소리를 질렀다.
오……!
제기랄, 아파 죽겠어!
"됐어."
링인주는 이를 악물고 그의 담담한 말을 듣고 바쁘게 자신의 손을 쳐다보았다. 과연 어긋난 뼈가 잘 맞춰졌다.
움직여보니 좀 시큰시큰했지만, 정말 좋아졌다. 응, 이 녀석이 기술이 있을 줄은 몰랐네.
■제8장
링인주는 손을 뻗어 코 밑의 반쯤 마른 코피를 닦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고마워……"
무천시는 일어나서 자신의 자전거를 밀고 갔다. 링인주가 그가 이렇게 떠나는 줄 알았을 때 그는 멈칫하더니 뒤돌아서서 바닥에 흩어진 책을 줍더니 한 권, 한 권 꼼꼼히 접어서 링인주의 곁에 모아주었다.
링인주는 그의 행동을 보고 잠시 멍해졌다. 그 사람은 책을 놓은 후, 또 이렇게 자연스럽게 자전거를 밀며 천천히 멀어져서 더는 보이지 않았다.
링인주는 이 사람이 사라진 노선을 보고, 옆에 쌓여 있는 그런대로 가지런한 책을 다시 보았다.
이……측면에서 보면 친구 사랑의 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지……
그 후 그는 이렇게 오랫동안 가로등 밑에 홀로 앉아 있었다. 일어서서 다리가 더 이상 떨리지 않을 것 같자 그는 비로소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바닥에 있는 책을 안고 집을 향해 거북이처럼 천천히 걸어갔다.
집에 도착하기도 전에 링인산이 손을 깍지 끼고 길 한복판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
링인주는 이를 악물고 다리를 곧게 뻗어 자연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오래 기다렸어?"
가로등 아래에서 링인산은 링인주의 낭패한 모습을 똑똑히 본 후 원래 얼굴에 걸려있던 미소가 약간 굳어버렸다.
링인주는 바쁘게 억지웃음을 지었다. "조미료를 찾다가 늦게 돌아왔는데, 길이 안 보여서 구덩이에 빠졌어."
링인산은 아무 소리 없이 고개를 숙여 그의 품에 구겨진 채소 부스러기와 책을 보고 있었다.
링인주는 동생의 표정이 심상치 않은 것을 보고 무엇을 보충해야 할지 생각하다가 곧 링인산이 몸을 돌려 반쯤 쪼그리고 앉는 것을 보았다.
"뭐해."
"업혀."
링인주는 사실 마음속의 OS를 말하고 싶었다. 왜 이래? 너의 형을 업신여기는구나, 내가 너에게 업힐 정도로 약하겠니?!
그러나 나른한 두 다리가 너무 아파서 동생의 등에 얌전히 엎드리는 수밖에 없었다.
"산."
링인산은 한 손에 링인주의 다리를 잡고 한 손에 그의 책을 들고도 여전히 안정적으로 걸었다.
"나 진짜 구덩이에 빠졌어."
링인산이 문을 여는 손이 멈칫하더니 마침내 가볍게 응 하는 소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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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인무陵尹牧는 약상자를 정리하며 상처가 매우 깊으니 걷지 말고 물에 닿지 말라고 하고는 아주에게 전화를 걸어 학교에 가서 휴가를 내라고 했다.
링인주는 일단 승낙하고 내일 다시 얘기하려고 했지만 울면서 코가 빨개진 옌샤오핑을 보고 생각해 보고는 또 조금 망설였다.
링인무는 아주의 얼굴이 뻣뻣해진 것을 발견하고 적시에 아내를 방으로 끌고 가 다른 화제를 끄집어냈다. 옌샤오핑은 떠나면서도 울며 중얼거렸는데, 이후에 요리를 할 땐 다시는 조미료 따위를 넣지 않을 거란다.
남은 그와 링인산은 두 눈을 크고 작은 눈을 부릅 뜨고 있다가, 그가 영광스럽게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그만큼 눈이 크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전화를 들고 톈샤오원에게 자신이 감기에 걸려 열이 나서 며칠 쉬어야 한다고 말했다.
링인산은 전화를 놓고 소파에서 일어나 방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던 중 링인주에게 불려갔다.
"그게……"
링인산은 그를 곁눈질한다.
"그게……사실 별일도 아니었어……"
”……”
"약을 발랐더니 더 이상 아프지 않아."
링인산은 그저 제자리에 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곧 방으로 돌아갔다. 남은 형은 그저 그의 방향을 향해 눈만 동그랗게 뜨고 바라볼 뿐이었다.
밤에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웠는데 다리가 아픈 링인주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천장에 마주보며 멍하니 있었다. 생각하고 생각하다 보니 또 그 사람이 생각났다.
사실 자세히 말하면 무천시라는 이 사람 좀 이상한 거 아닌가?
분명 차가워서 죽을 지경인데 어째 자기만 입을 열기만 하면 그는 그대로 했다.
자신이 두 여자를 보건실에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더니 그는 들어주었고, 자신이 쓰러져서 일으켜 세워 달라고고 했더니 그는 들어주었고, 자신의 손이 탈골 됐다고 말하자 그는 끼워 맞춰 주고는 마지막에는 책까지 집어다주는 "관심과 애정"은 정말이지 사람을 감동시키잖아……
링인주는 일부러 쿨한 척하는 것을 본 적이 없지 않다. 100미터만 가까이 가도 너를 얼음으로 얼릴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은 많다. 만약 정말 쿨하려면 네가 죽는 것을 기다렸을 것이다. 바깥은 천지가 무너지고 귀신이 울부짖어도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정말 상냥한 햇살형이라면 오늘 자신은 절름발이로 반나절을 걸어서 집으로 돌아올 정도로 비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자신의 꼴을 보면 걸을 수 없다는 걸 뻔히 알텐데, 책을 주워서 돌려주는 건 알면서 집에 데려다 주는 건 몰라?
물론 그가 계속해서 데려다주려 했어도 자신은 거절할 것이다.
그러나 이 사람은 형식주의조차 없다. 그는 근력이 부족한 것인가, 아니면 감지 능력이 부족한 것인가? 아니면 이 사람의 무심함은 다른 사람과는 다른 건가?
링인주는 또 자기가 이러는 것이 옳지 않은 것 같았다. 사람은 어찌됐든 자기를 도와준 셈인데. 생각하다가 곧 잠이 들었다.
링인주는 집에서 사흘을 쉬면서 자신이 불치병에 걸린 것처럼 보양되었다. 마침내 나흘째가 되었을 때 링인무는 그가 학교에 가도록 해주었다. 자전거가 없어서 걸어가려다가 하마터면 다시 갇힐 뻔는데, 나중에 마지못해 링인산의 배웅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천메이얼의 수도에 맞아 하마터면 또 쓰러질 뻔했다. 천메이얼은 히히 웃으며 아주의 몸은 단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렇게 쉽게 병이 난다면서, 그후 또 톈샤오원과 한바탕 떠들어댔다.
링인주는 이 두 사람의 주요 뜻은 역시 그의 몸은 부차적인 것이고, 주로 병이 나서 어떤 좋은 일을 그르쳤다는 것이라고 억지로 정리했다.
링인주는 주변 두 사람이 뿜어내는 흥분의 강렬한 전파에 참지 못하고 몸서리쳤다.
천메이얼과 톈샤오원은 오랫동안 기다렸는데도 링인주가 질문을 하지 않아 재미없어 피피거리며 스스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
"네가 오지 않은 며칠 동안 우리 학교 근처에 누가 왔는지 알아!?"
고개를 저었다.
"어떻게 맞혀보지도 않아, 맞혀봐!"
못 알아맞히는데 뭘 알아맞혀. 그리고 근처에 왔을 뿐 너희 집에 간것도 아니잖아……
"야야야, 내가 알려줄게. 동경 사람! 동경고 사람!!!!!"
링인주에게 반응할 시간을 주지 않고 천메이얼은 톈샤오원을 밀어내고 그의 앞에 몰려들었다. 얼굴이 무한대로 다가왔다. 소름끼치는 얼굴이었다. 아니, 흥분이라고 해야겠지.
"동경 사람!! 나 처음 봤어! 짙은 자주색 제복이야, 게다가 누구였는지 알아? 링인산이야! 동경고 부회장 링인산! 링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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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 느려요 느려.
아무도 안 봐도。。난 천천히 쓰기로 결정했어。。。
■제9장
링인주는 흥분한 그녀들에게 이리저리 끌려다니다 별이 번쩍번쩍하여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확실히 알았어. 대충 넘어가려는 게 아니야. 천메이얼은 손을 놓지 않고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있다.
"내가 그를 어떻게 알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지 않니? 사실 내가 너희들에게 말하지 않았는데, 4대의 유명인들은 내가 전부 알고 있거든! 하하하하하하"
"너 전부 알아?!" 톈샤오원은 신이 났다. "나는 왜 몰랐지!"
천메이얼의 코가 하늘로 치솟을 것 같다. "난 린페이페이의 남자가 지난 4대 연합모임에 갔을 때 찍은 사진을 봤어." 당연히 몰래 찍은 것이다. "북봉고의 지위눠季语诺, 서라고의 뤄란骆澜, 홍명고의 닝이닝宁呓凝, 그리고 동경고의 링인산." 갑자기 또 비명을 지른다. "물론 가장 멋있는 것은 홍명고의 화옌花炎과 북봉의 징황井凰이야, 정말 천지를 놀라게 하고 귀신도 울리는 잘생김! 아~~~!"
"뭐야! 너 화옌이랑 북봉 징황 사진도 봤어?!!" 톈샤오원은 눈에서 불을 뿜었다.
"그……그런데 나 좀 놔주면 안 될까." 가느다란 목소리가 들렸다.
천메이얼은 말이 지나친 것을 발견하고는 바로 하하 하며 링인주를 놓아주고 화제를 돌렸다. "아주 너는 모를 거야, 링인산이 얼마나 멋있는지. 이런 기질은 명호를 삽으로 뒤집어도 털끝 하나 못 찾을 걸."
링인주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여자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전학생이 멋있다고 생각했으면서……
천메이얼은 계속해서 말했다. "아주 너는 모를 거야, 링인산이 그곳에 서면 온 세상이 빛나는 것 같아. 아주 너는 모를 거야, 링인산이──"
말을 하다 보니 톈샤오원이 무서운 얼굴로 그녀를 노려보는 것을 깨닫고 헛웃음을 지으며 다시 화제를 돌렸다. "하하아, 말하면서 나는 한 가지 일을 깨달았어. 링인주, 링인산, 링인……아주 너희들 알고보니 같은 성이었구나. 하하"
링인주는 그녀에게 눈짓을 퍼붓는 천메이얼을 보며 건조하게 대답했다. "오, 왜냐 하면 걔가 내 동생이니까."
침묵.
모두의 침묵.
그후 톈샤오원이 제일 먼저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하. 나는 오늘에야 비로소 아주 네가 이렇게 유머 감각이 있다는 걸 알았어, 웃겨 죽겠네. 안 되겠어, 나 교실에 가서 좀 엎드려야겠어."
링인주는 묵묵히 톈샤오원이 웃으면서 비틀거리며 멀리 걸어가는 것을 보고, 다시 그를 잡고있은 천메이얼을 보았다.
천메이얼은 엄숙한 얼굴로 그녀를 보더니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착한 형제, 다음에 밥 사줄게." 그리고 몇 발자국을 걷다가 결국 웃으면서 좌우로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링인주는 영문을 알 수 없어 제자리에 선 채 멍하니 반복했다.
"걔 진짜 내 동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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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왕고모의 수업이 없어서 반 전체가 시끌벅적함이 끝이 없었고, 오후도 되지 않았는데 반의 태반이 텅 비었다.
링인주는 책상에 엎드려 졸았다. 집에서 며칠 쉬어놓고도 게으름을 피우고 앉아서 눈꺼풀이 내려앉았다.
그 후 누군가가 그를 흔들고 있는 것 같았는데 링인주는 꿈을 꾸고 있어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를 흔드는 사람은 정말 전력을 다했다. 결국 링인주는 흐리멍텅하게 고개를 들었다.
역시 천메이얼이다.
"아주아주, 갈래?"
링인주는 고개를 저었다. 가긴 어딜 가, 어슬렁거리느니 여기서 자는 게 낫지.
"야아" 천메이얼은 조급해했다. "이 출가인아, 구경거리가 있어."
"무슨 구경?" 링인주는 흥미가 없었다.
천메이얼이 다가와서 말했다. "방금 위층에 있는 미친 여자들이 오늘 점심시간에 A반에 가서 전학생을 막는다는 소식을 들었어!" 미친 여자란 사실 3학년 선배다.
전학생이 누구야? 링인주는 눈을 가늘게 뜨고 생각하다가 잠시 후에야 생각났다.
"무천시 말이야?"
천메이얼이 "잉?" 소리를 냈다. "아주 너 정말 오랜만에 기억하는구나. 바로 그 사람이야. 빨리가빨리가!"
링인주는 손을 빼려고 했다. 이런 장면은 여자들만 신이 났다. 그가 비집고 들어가면 얼마나 창피한가. 그러나 천메이얼은 한사코 잡아당기며 놓지 않더니 그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
링인주는 속으로 탄식했다. 며칠 동안 이 여자를 보지 못했더니 힘이 또 세졌다.
이치대로 말하면 그 같은 사내대장부가 어떻게 두 얼빠녀와 친구가 될 수 있겠는가, 이것은 역사가 있는 것이다.
링인주는 동생에게 명호가 전학생에게 괜찮다고 말했지만, 결국은 중간에 끼어들어 온 낯선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이미 한 통속이 되어 버렸으니 어디 네가 몸 둘 곳이 있겠는가.
링인주가 명호에 들어간 후 꼬박 보름 동안 아무도 그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는 본래 그럭저럭 살아가는 성격이어서 당연히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분명히 왕따를 당하는 것으로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 이런 나쁜 인간 관계는 친근함과 번거로움을 함께 없앴다. 친구가 되겠다고 열정적으로 표명하는 사람도 없고 뻔한 트집을 잡는 사람도 없었다.
그러나 한 번의 평범한 식당 파업 속에서, 링인주는 무심결에 밥이 없어 앉아서 탄식하는 같은 반 두 여학생에게 우정의 손을 내밀어 홀로 다니는 나날을 끝내게 되었다. 그 후로 왠지 모르게 자신의 곁에는 늘 두 명의 재잘거리는 신형이 늘었다. 때때로 아주는 생각했다. 분명히 점잖아 보이는 여학생들이 손힘과 목소리는 왜 이렇게 큰 걸까.
하지만 누군가 말을 하는 학교 생활도 괜찮은 편이다. 적어도 아주가 예상했던 것보다는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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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데까지가 분량이야~
■제10장
하지만 결국 이 흥행은 남자 주인공의 결석으로 끝났다.
A반 무천시의 텅 빈 자리를 보고 몇 명의 선배들이 말하길, 이 남자는 그녀들이 점찍어뒀으니 누가 감히 뺏으면 죽는다고 했다.
길을 가던 천메이얼은 손에 든 디저트를 핥으며 말했다. "아, 그 등신 몇 명이 지들이 진짜 파인줄 알아. 학교에서 귀신 소리를 질러대다니, 능력이 있으면 명호에서 소리치라지 당장 껍질을 벗겨 개에게 먹일 수 있을테니까. 쳇! 전학생이 그녀들 손에 떨어지지 않아서 다행이지, 하나하나 굶주린 암컷 늑대 같다니까."
링인주는 어쩔 수 없이 그녀를 힐끗 쳐다보고 차라리 학교로 돌아가 수업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오후에는 미술 수업이 있었다.
화제를 돌려 말했다. "샤오원네 집은 괜찮아?"
천메이얼은 입술 옆에 묻은 크림을 핥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별일 없을 거야. 그런데 그 오빠는 정말 못났어. 하필이면 홍명고의 그 마두 몇 명한테 미움을 사서는 여자한테 막혀서 외출도 못해, 정말 못됐어. 샤오원은 학교에 오지도 못하는데. 내가 남자였으면 당당하게 나섰을 거야. 맞아서 돼지머리가 되더라도 개새끼보단 낫잖아."
링인주가 고개를 끄덕이자 천메이얼은 계속해서 말했다. "그런데 홍명고의 그 여자 몇은 정말 무서워. 사람들이 정말 독해. 하나하나 다 늙은 요정들 같아서 우리 학교 그 등신들이 그녀들을 만나면 어떻게 수습될지 몰라도 정말 볼 만할 거야."
천메이얼의 불평에 링인주는 묵묵히 듣고 있었다. 두 사람은 학교를 끼고 꽤 멀리 갔는데 모퉁이만 돌면 명호 땅이 나올 것이다.
링인주가 갑자기 말했다. "여기로 가지 말고 돌아서 가자."
천메이얼은 비록 마음이 있지만 용기가 없다. 여기서 끝까지 가면 전설의 4대 연합고 중 하나인 홍명고등학교이다. 사실 걸어서 1시간은 걸리지만 명호는 학교 주위의 3킬로미터만 포함할 뿐, 이 지역을 벗어나면 주위는 모두 홍명고등학교의 지반에 속한다.
4대 연합고가 아닌 학생이 4대에 이르는 데는 명언이 있다. 명언은 매우 통속적이고 알기 쉽다. 바로 약골은 반드시 죽는다는 것.
웃겨서 죽이고, 때려 죽이고, 괴롭혀 죽이고, 강간해 죽이고, 방법이 곧 죽음이라는 글자였다. 네가 어떻게 죽고 싶은지 보자.
죽는다는 말은 극단적이지만, 딱 잘라 말하면 사는 것보다 죽는 것이 낫다.
이것은 천메이얼이 이렇게 순순히 머리를 돌리는 이유기도 하다.
두 사람은 또 이 곳을 따라 여러 바퀴를 돌다가 똑같이 수업을 땡땡이치고 갈 곳이 없는 동류를 많이 만났고, 결국 천메이얼은 집에 가서 푹 자고 싶다며 링인주와 헤어졌다.
링인주는 생각해보고 학교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아직 이삼십 분이 남아 미술 수업을 듣기에 충분하다.
도중에 멀리 건너편에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를 보았다. 이 가게는 천메이얼이 방금 산 저질 디저트 아이스크림보다 몇 배가 비싼지 모른다. 비록 학교 주변이지만 다니는 학생은 많지 않은데, 듣자니 가끔 4대 연합학교 학생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명호 사방에서 유일하게 4대고 학생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링인주가 이쪽을 지나갈 때 눈가에 짙은 자주색 제복이 언뜻 보인 것 같았다. 그는 이 색깔에 대해 여전히 민감했다. 왜냐하면 동생이 항상 이 색깔을 입기 때문이다.
그래서 링인주는 멈추고 안을 들여다보았다.
맑게 닦은 유리 뒤에 과연 몇 명의 동경 학생들이 앉아 있었는데, 하나는 얼굴이 이쪽을 마주보고 또 하나는 등을 마주하고 있었다.
그를 마주하고 있는 그 남자는 매우 귀여운 인형 얼굴을 하고 머리카락이 푸스스하며 웃으면 눈이 두 개의 작은 원호로 구부러진다.
등을 마주하고 있는 이 사람은 링인주가 한눈에 알아봤다. 머리카락을 짧게 깎았고 등을 곧게 펴고 있는, 바로 링인산이었다.
아주는 웃으며 천메이얼과 톈샤오원이 정말 눈복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보았다면 얼마나 깜짝 놀랐을지 모른다.
산이 이곳에 웬일일까?
다시 한쪽을 보고 링인주는 멍해졌다.
좀 똑똑히 본 후에 얼굴빛이 갑자기 변했다. 그는 뒤로 급히 한 걸음 물러서다 하마터면 발밑의 자갈에 걸려 넘어질 뻔했다. 눈을 깜빡였다. 그는 재빨리 몸을 돌려 다른 쪽으로 걸어갔다. 학교로 돌아가 수업을 받으려던 것도 잊어버렸다.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동경 루옌陆堰의 인형 얼굴이 고양이처럼 웃으며 만족스럽게 컵에 든 딸기 슬러시를 한 입 먹고 맞은편에 앉은 링인산에게 말했다. "산, 여기도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 있을 줄 몰랐어."
링인산은 컵 안의 커피를 저으며 그를 담담하게 쳐다보았다. "너 젖은 끊었니?"
루옌은 얼굴을 찡그리고 말했다. "너무 사나워. 내가 오려고 한 것도 아닌데. 네가 여기 누가 덜 맞았다고 했잖아." 게다가 그는 배가 불러서 친히 나서주어 그의 체면을 많이 세워 주었다.
링인산은 그를 상대하기 귀찮아서 커피를 마셨다.
루옌은 고개를 돌려 웃으며 말했다. "산이 깡패 몇 명이 그를 기분 나쁘게 했다고 해서 오늘 내가 그들의 보금자리를 건드렸어. 그런데 징 대회장은 뭐 하러 왔어? 그리고 너희 집 찰떡은 왜 같이 안 따라왔지?"
눈처럼 새하얀 칼라 제복에, 몸을 반쯤 기댄 채 링인산 옆에 앉은 사람이 바로 천메이얼의 입에서 귀신을 울릴 정도로 잘생겼다는 북봉고 회장 징황이다.
링인산이 그를 힐끗 쳐다보자 징황이 천천히 말했다. "아이스크림을 사러 왔지."
루옌은 "하" 하고 손뼉을 쳤다. "알고보니 찰떡에게 아이스크림을 사다주려는 거였구나, 회장님은정말 정이 뜨겁다니까."
징황은 말을 하지 않고 단지 가볍게 눈을 흘겼다.
링인산은 일어서며 의자를 뺀 뒤 마주 앉은 사람을 향해 참지 못하고 말했다. "다 먹었으면 가자. 아무리 많이 먹어도 너의 입은 막을 수가 없네."
루옌은 억울하게 입을 삐죽 내밀고 떠날 때 컵 안의 슬러시를 끝까지 빨아들이는 것을 잊지 않았다.
문을 나간 링인산은 징황이 다소 하염없이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말했다. "회장님, 저희는 먼저 가겠습니다." 말을 하며 미련이 남은 루옌을 끌고 떠났다.
루옌은 걸어가면서 고개를 돌렸다. "회장님이 아직도 저기 서 있어, 아이스크림이 녹지 않나?"
링인산이 말했다. "닥쳐!"
■제11장
링인주는 조금이라도 천천히 내려가면 무언가에 쫓길 것처럼 빠른 걸음으로 고개를 숙이고 앞으로 걸어갔다.
길을 보지 않으면 결국 사람과 부딪친다.
링인주는 곧장 뒤로 넘어져 엉덩이가 땅에 닿았고, 이와 동시에 귓가에서 "퍽" 하는 소리가 들렸으며, 이어서 맑은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때 링인주는 어리둥절하게 생각했다. 내 엉덩이가 깨진 건 아니겠지?
그는 엉덩이가 괜찮은지 손을 뻗어 확인하면서 부딪힌 사람을 쳐다보았다.
그 사람의 얼굴을 마주쳤을 때 링인주의 마음속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이런 우연이……왜 또 쟤야……!?
무천시는 링인주를 보지 않고 쪼그리고 앉아 바닥에 떨어진 백팩을 뒤적거렸다.
링인주는 엉덩이를 비비며 천천히 몸을 일으켜 고개를 내밀었다. 무천시의 백팩 안에는 작지 않은 검은색 가방이 있었다. 지퍼를 열자 안에 있는 망원경이 드러났고 망원경의 렌즈는 정중앙에서 네 조각으로 갈라져 있었다.
그의 엉덩이가 깨진 것도 아닌 것 같네……
사정은 매우 분명했다. 자기가 방금 부딪쳐서 마침 모퉁이를 지나던 무천시의 손에 있던 백팩을 부딪쳐 날렸는데 백팩 안에 공교롭게도 이렇게 귀한 물건이 들어 있어서 그 자리에서 영광스럽게 전사하였다.
보니까……싸지 않을 것 같은데……
링인주는 지금 엉덩이가 아플 뿐만 아니라 머리도 열이 나서 아프기 시작했다.
다시 무천시의 안색을 보니 여전히 담담하고 표정이 없다. 다만 그 눈빛이 더욱 춥고 음산할 뿐이다.
"미……미안해……" 체면이 없었지만 링인주는 사과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그는 몇 백 년 동안 간직했던 오랜 체면을 얼굴을 이 사람에게 배상했으니 한 번이든 두 번이든 개의치 않는다.
무천시는 여전히 그를 보지 않았다. 그는 빠르게 손에 든 물건을 정리하고 배낭을 끌어 어깨에 걸치고 몸을 돌려 떠났다.
링인주는 좀 멍청해져서 바쁘게 생각하고 절뚝거리며 따라갔다.
"야……, 너……잠깐만, 정말 미안해……그거 비싸지 않아?"
무천시가 갑자기 발을 멈추자 링인주는 하마터면 그의 등에 부딪힐 뻔했다. 급제동한 뒤 고개를 반쯤 들고 겸허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무천시는 마침내 그를 돌아보았다. 눈빛 속에는 오직 차가움뿐이었다. 링인주는 한순간에 차가운 물 한 대야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쏟아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약간 멍해졌다.
"아니야."
그는 말했다.
말투는 매우 평이하고, 매우 차다.
그리고 그렇게 떠났다.
링인주는 입술을 오므리고 발돋움하여 따라잡았다. 그가 오늘 이렇게 가면 이 빚은 영원히 청산할 수 없을 것이다.
"얼마야, 내가 배상할게." 링인주는 그의 발걸음을 따라가려고 노력했다.
무천시는 고개를 숙여 길게 흐른 앞머리가 그의 대부분 표정을 가렸지만 링인주는 이 사람이 매우 화가 났으며, 이루 말할 수 없이 화가난 것 같았다. 자기가 이번에는 그를 진짜 건드린 것이다.
그러나 링인주가 어떻게 말하든 무천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링인주는 이렇게 단념하지 않고 그를 따라갔다. 고개를 들었을 때 뜻밖에도 학교는 이미 너무 멀었고 다른 거리로 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링인주는 사방을 둘러보았다. 이 거리는 가게가 매우 많았다. 먹을 것도 있고 마실 것도 있고 놀 것도 있지만 분명히 학생이 오지 말아야 할 곳이었다. 학생도 있었지만 모두 무법천지일 것이다. 그래서 그는 지금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았다. 무천시는 여기 왜 온 걸까?
무천시가 가게 문 앞에서 멈추자 링인주는 고개를 들어 보았다.
PINK?
뭐 하는 데야?
무천시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 링인주는 그 자리에서 1초를 생각하고 그를 따라가기로 했다. 이 녀석은 어쨌든 숫자를 알려줘야지, 말을 안 하는 건 뭐람.
그러나 그의 예상과 달리, 링인주는 처음에 PINK가 여관이나 다른 곳인 줄 알았는데, 겉모습이 소박한 편이었기 때문이다. 그 안이 이렇게 HIGH할 줄은 몰랐다.
무천시는 오색 빛을 띤 긴 길을 돌았고, 링인주는 그가 모퉁이를 돌기 전에 빠른 걸음으로 따라갔다.
통로 양쪽에는 단지 일부분의 등불만 켜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깜빡이는 푸른 빛 아래에는 뜻밖에도 두 줄로 긴 어항이 늘어서 있었다.
저건 뭐야?
안에 키우고 있는 게 작은 상어야!?
링인주는 깜짝 놀랐다. 이게 무슨 귀신 소굴인가? 정부가 이렇게 환경보호를 제창하느라 가로등도 몇 개 없는데 이곳은 뜻밖에도 대낮처럼 밝다.
설마 지하 도박장?
그가 엉터리로 생각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P성은 야간 통행 금지가 엄중하고 중간에는 정부의 금도가 가르고 있어 상대적으로 하루 종일 불태우고 약탈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겉으로 평온하다고 해서 속이 깨끗한 것은 아니다. 지금의 학생들이 하나하나 흑사회나 다름없는 모습을 보라, 단지 진정한 흑사회는 일찌감치 테러리스트로 승급했기 때문이다.
통로를 가로질러 모퉁이를 도니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다. 계단은 나무로 만든 것이다. 링인주는 엉덩이가 아직도 아프기 때문에 발에 경중이 없어 첫 번째 발걸음을 디뎠을 때 크게 소리를 질렀다. 앞을 걷던 무천시는 잠시 뻣뻣해졌지만 뒤돌아보지 않고 계속 걸었다.
링인주는 겉으로는 개의치 않는 척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이미 비난을 참을 수 없었다. 뭘 모르는 척이야. 내가 양심이 있지 않았다면, 내가 너에게 빚을 갚으라고 빌었을 거야.
끝까지 내려간 후 아래는 시야가 뜻밖에도 매우 넓었고 홀과 비슷한 곳이 눈앞에 나타났다.
바도 있고 플로어도 있고 또 커다란 공간이 등불이 비치지 않아 어두워서 잘 안 보이는데, 아마 룸이나 객석 같은 것 같다.
그러나 링인주가 자세히 살펴보지 않아도 이곳은 명백하게 술집이다.
무천시가 바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링인주는 마침내 좀 급해져서 큰 소리로 말했다. "야, 나 돈 있어!"
이 말이 나오자 텅 빈 홀 어딘가에서 사람이 튀어나왔다. 하나는 키가 크고 하나는 작았으며, 머리카락을 총천연색으로 염색했다. 그 중 코에 피어싱을 하고 자색 머리카락의, 눈꼬리가 위로 올라간 사람이 가장 먼저 폭소를 터뜨리며 바 뒤에 굳어진 무천시를 보고 하하 소리를 냈다.
"에이에이에이, 무천시야, 네가 여기 말고 다른 아르바이트를 하는 줄은 몰랐네?"
말하면서 또 애매하게 링인주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턱을 만지며 말했다. "응, 운이 좋아. 아주 귀여운 학생이네."
링인주는 정면을 보지 못했음에도 무천시의 이마에 튀어나온 핏줄을 느꼈다. 왜냐 하면 자신이 이미 얼굴이 터지려 하는 것을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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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기존에 있던 원고 다 올렸어~~~
고쳐야 할 게 있는지 보자~~
저녁에 돌아오면 번외로 쓸게~
■제12장
링인주는 정면을 보지 못했음에도 무천시의 이마에 튀어나온 핏줄을 느꼈다. 왜냐 하면 자신이 이미 얼굴이 터지려 하는 것을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동안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고, 남이 뭐라고 분명히 말하지 않았는데 자기가 입을 열면 바로 총부리에 부딪히지 않겠는가.
드디어 무천시가 고개를 돌렸지만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없고 말투도 평온했다.
"내가 말했잖아, 네가 배상할 필요 없어. 네가 돈이 있다 한들 나랑 상관없어."
보라색 머리카락은 신이 났다. "배상? 뭘 배상해? 꼬마야, 그는 네 배상이 필요 없대, 나는 필요해." 말하면서 손을 뻗어 링인주의 목을 움켜쥐고 자기 쪽으로 끌어당긴다.
시발!
링인주는 깜짝 놀랐다. 향수 냄새가 너무 지독해!
이 사람은 도대체 남자야, 여자야!!?
"콜록콜록……난……난 아니……난 아니야……"
손을 뻗어 그를 밀어내려고 애썼는데, 그 사람이 보기엔 여리여리한데 힘이 셀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링인주는 땀을 뻘뻘 흘렸고, 그 사람은 그가 거의 답답해 죽으려 하는 것을 보고 비로소 손을 풀었다. 하지만 한 손으로는 그의 어깨를 움켜쥐었다.
"꼬마야, 생각해 봐. 나는 가격이 아주 낮아, 돈을 받지 않아도 괜찮아."
링인주가 고개를 돌리자마자 무한히 확대된 얼굴이 눈앞에 놓여 있었다. 비록 잘 생겼지만 멀리서 보는 게 낫다.
그는 고통스럽게 무천시에게 도움을 청하는 눈빛을 던졌다. 형님, 잘못 안 거 같은데, 나는 좋은마음으로 양심의 가책을 짊어지고 싶지 않아 돈을 갚으려는 건데 넌 나한테 왜 이래?
무천시는 조용히 이곳을 보고 있지만 줄곧 말을 하지 않았다.
네 녀석 정말 독하구나! 링인주의 평화로운 얼굴에 마침내 흉광이 드러났다.
"첸谦, 놔줘."
이때 바 뒤에서 가벼운 목소리가 들리더니 마르고 키가 큰 남자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링인주는 자신을 감싸고 있는 그 사람이 "쳇" 소리를 내며 시원스럽게 손을 놓는 것을 느끼며 저도 모르게 말하는 그 사람을 쳐다보았다.
매우 평범한 사람으로, 머리카락이 짧고 얼굴이 맑고 빼어나며 희었다.
"사장님, 가게 열기 전에 좀 쉬자. 어제 많이 피곤했어." "첸"이라고 불린 그 자색 머리카락이 손을 흔들며 불평했다.
사장
이 술집 사장이야?
링인주는 조금 놀랐다. 그 사람은 그의 선생님보다 더 선생님처럼 보였는데, 뜻밖에도 술집을 열었다. 그리고 나이도 많지 않아 자기보다 몇 살 더 먹은 것 같다.
술집이 뭐하는 곳인지 모른다고 생각하지 마라, 정말 다들 마주보고 웃으며 앉아 술만 마시겠는가.
무천시는 그 사장에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더 이상 이쪽을 아랑곳하지 않고 바를 돌아 문 저쪽으로 들어갔다.
링인주는 생각해 보았지만 정말 마음이 불쾌했다. 그러나 그처럼 이렇게 체면을 중시하는 사람은 여기까지 쫓아온 것만으로도 반평생의 체면을 잃었다. 더 이상 따라가면 다른 사람 정말 그가 굶주려서 팔 사람을 찾는 줄 알 것이다.
자색 머리카락 무리는 보는 재미가 없어졌고, 사장의 눈빛 아래 모두 새와 짐승이 되어 흩어져 링인주만 남아 진퇴양난이었다.
"너 무천시를 찾아?"
사장은 술장에서 술 한 병을 꺼내 한 잔을 따르며 링인주를 향해 웃었다.
링인주는 그의 온화한 미소에 감염되어 저도 모르게 굳은 표정을 내려놓고 걸어 올라갔다.
"앉아, 무슨 어려움이 있으면 내가 도울 수 있을지도 몰라."
링인주는 바 앞의 높은 의자에 앉아서 이렇게 점잖은 사람을 면전에서 보며 대낮에 술을 마시는 것에 좀 위화감을 느꼈다.
"제가 방금 사고를 쳤어요."
사장은 링인주가 자신의 손에 들고 있는 술잔을 계속 쳐다보는 것을 보고 또 웃으며 다른 높은 잔을 꺼내 순색의 액체를 부어 링인주 앞에 밀었다.
"마셔라."
링인주는 깜짝 놀랐다. "저……저는 술 안 마셔요……"
"술이 아니야."
남자는 웃으며 눈꼬리가 구부러져 즐거워 보였다.
술이 아니야?
"저는 칵테일 안 마셔요……" 그가 듣기에 술과 고기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알코올 도수가 낮은 것은 술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 칵테일 같은 이런 것 말이다.
"하하……" 남자는 그의 말을 듣고 참지 못하고 입을 가리고 웃었는데 마치 아이처럼 보였다. "내가 칵테일이 술인 것도 모를 정도는 아니지."
"이건 물이야, 고해발 정제 광천수인데, 이고 한 병 가격이면 칵테일을 몇 통 살 수 있을지 모르겠어."
링인주는 높은 잔 안의 맑은 액체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광천수? 이 세상에 아직도 광천수가 존재하다니? 그리고 이 사람은 왜 술잔에 광천수를 담는 건데.
그의 의혹을 알아차린 남자는 웃었다. "나는 술 끊었어."
링인주는 알았들었다. 남자가 말했다. "끊을 수 없는 것은 습관일 뿐이야." 컵 속의 물을 한 모금씩 홀짝홀짝 마시며 눈을 가늘게 뜨니 정말 술을 마시는 것 같다.
링인주가 말이 없자, 남자는 또 웃었다. "너 이름이 뭐야?"
"링인주."
남자는 생각에 잠긴 듯했다. "성이 링인이야? 아주 특별한 성이네."
링인주가 고개를 끄덕이자 남자는 계속 물었다. "아까 사고를 쳤다고 했는데 무슨 사고를 쳤어?"
이 일을 생각하자 링인주는 또 머리가 아팠다. "제가 무천시의 망원경을 부숴버렸어요." 생각해보니 이상하다. 이런 귀중한 물건은 박스 하나에 잘 챙겨 담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함부로 가방 안에 넣어두다니.
"망원경? 단망경 그거? 오늘?" 남자가 듣자마자 살짝 소리를 높일 줄은 몰랐다.
"ㄴ……네……" 사장이 눈썹까지 찌푸리는 것을 보고 링인주는 속으로 생각했다. 비참해, 설마 정말 그에게 가진 걸 다 내놓으라고 하진 않겠지.
"음……" 남자가 머리를 긁적거리며 링인주 때문에 고민하는 것 같았다. "이 단망경은 무천시가 오늘 산 것 같아. 초점 거리가 길어서 정말 좋은거라 값이 싸지 않을 거야."
링인주는 머리 위에 천둥과 번개가 치는 것을 느꼈다.
그가 설마 실수로 남의 가산을 탕진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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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재고가 있어~
■제13장
사장은 앞에 있는 아이가 다시 긴장한 표정으로 돌아오는 것을 보고 달래듯이 웃었다.
"괜찮다고 말하고 싶지만, 이 망원경은 무천시에게 정말 중요한 거야.
링인주는 바쁘게 말했다. "저는 그에게 배상할 거예요, 그가 가격 제시만 한다면." 당분간 자기는자전거를 사지 않고 예금도 다 내놓아야 할 것이다.
사장은 조용히 그를 한참 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돈은 일부분일 뿐이야."
링인주는 이해하지 못했다.
사장이 말했다. "무천시는 천문학을 매우 좋아해."
링인주는 그를 따라 눈을 크게 떴다.
"별을 연구하는 거야."
아?!
링인주는 흐리멍덩했다.
별……이렇게 큰 남자가 별 보는 걸 좋아한다고?
이것도 너무 웃기지……!
비록 뱃속에 이미 웃음꽃이 피었지만 링인주는 여전히 수긍하는 척하며 고개를 끄덕였는데, 사장이 말할 줄은 몰랐다.
"웃지 마."
링인주는 깜짝 놀랐다……!
바로 든 생각은 내가 언제 웃었냐며 반박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사장이 그를 보는 눈빛은 마치 레이저처럼 그의 머리를 뚫고 지나갔고, 움찔한 링인주는 뜻밖에도 입을 열지 못했다.
이래도 흑사회가 아니라고……!
"무천시는 이 일에 아주 진지해. 친구로서도 진지해야지." 사장은 어린아이에게 말하는 듯했다.
"저는 아니……" 링인주는 나와 그는 친구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이 사장에게는 반항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느꼈다.
화제를 바꿀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별이 아예 없잖아요." 하루 종일 먹구름이 덮여 있으니 별은커녕 모처럼 달이나 볼 수 있으면 다행이다. 너무 비현실적이야.
사장은 눈썹을 치켜세우고 잠시 후 손을 내려놓고 말했다. "나도 몰라. 무천시가 있다고 하면 있는 거지."
링인주는 까만 줄이 쳐졌다.
"그럼 제가 어떻게 해야 하죠?" 이상하게도, 몇 번 주거니 받거니 하는 시간 동안 링인주는 뜻밖에도 이 사장의 말을 믿기 시작했다.
사장님은 아주 직설적이다. "너 얼마 있어?"
링인주는 자전거 값과 통장 잔고까지 포함해서 마음속으로 계산했다. 됐어. 침대 밑에 있는 비상금도 꺼내. 이번에 가산을 탕진한 사람은 바로 그다.
링인주는 숫자를 보고했다.
사장은 듣자마자 놀라서 멍해지더니 곧 웃으며 코를 찡그렸다.
"왜 그래요." 링인주는 모욕감을 느꼈다.
"하하……난 또……네가 얼마나 가졌나 했지……어……아니야, 조금 모자랄 뿐이야." 사장은 그 무표정한 얼굴이 검푸르게 변하는 것을 보고 마침내 중도에서 멈추었다.
"그럼 얼마예요?" 링인주는 앞길이 캄캄하다고 느꼈다. 아니면 양심이고 뭐고 그만두자. 남도 개의치 않는다는데 자기가 뜨겁게 굴면 뭐해. 게다가 길을 걷다가 부딪힌 건 둘 다 책임이 있는 거다. 자기는 길을 안 봤다 쳐도 그도 길을 볼 줄 모르는 건가?
사장이 한 손을 내밀자 링인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노력하면 받아들일 수 있었다.
사장이 또 한 손을 내밀자 링인주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건 좀 어려웠다.
사장이 한 손바닥을 두 번 뒤집자 링인주는 눈을 부라렸다. 설마요!
사장이 다른 한 손을 또 두 번 뒤집자 링인주는 죽고 싶었다……
"아직도 갚을래?" 사장은 손을 거두고 술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시며 링인주의 표정을 흥미진진하게 주시했다.
링인주는 이미 동요해서 아무도 볼 수 없는 부분에 땀이 흠뻑 젖었다. 그러나 사장이 고양이를 놀리는 것처럼 도발적인 눈빛을 던지자 링인주는 자신의 소심한 마음이 훤히 보이는 기분이 들었다.
"갚을 거예요──! 빚지는 게 제일 싫어!"
그리하여, 한 번의 실언이 천고의 한이 되어 이렇게 가볍고 간결한 한마디가 링인주의 이후 발버둥치는 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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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왔을 때 날이 좀 늦었지만 길에서 놀랍게도 아무런 상황도 만나지 않았다.
링인주는 이상하게 여기지도 못했다. 그의 모든 뇌 용량은 방금 도둑의 배에 탄 것만을 생각하고 있었다.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링인산이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옌샤오핑은 부엌에서 큰 소리로 외쳤다. "샤오주, 우리가 네 밥 남겨 두었어. 엄마가 다시 데워줄게."
링인주는 가방을 내려놓고 링인산 옆에 앉았다.
링인산은 그를 한 번 보고는 다시 텔레비전을 보더니 입으로 물었다. "왜 이렇게 늦었어?"
링인주는 대답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너는 왜 이렇게 일찍 왔어?"
"학교에 수업이 없어서 일찍 돌아왔어, 거기도 오늘 오후에 수업이 없었을 텐데."
링인주는 약간 찔려서 "응" 소리를 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갑자기 술집에 가기 전의 일이 생각나 안색이 좀 부자연스러워졌다.
다행히 링인산은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링인주는 저녁을 먹을 때 옌샤오핑에게 말했다. "엄마, 나 내일부터 늦게 돌아올 거야, 밥을 안 먹을지도 몰라요."
"왜 밥을 안 먹어?"
링인주는 동생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아르바이트 해야 돼요."
"아야, 용돈이 모자란 거면 엄마가 줄게." 옌샤오핑은 허세를 부리며 돈을 가지러 가려 했다.
링인주는 그녀를 붙잡고 웃으며 말했다. "아니야, 나가서 좀 보려고요. 우리 반 애들도 모두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견문을 넓히는 셈이죠."
옌샤오핑은 생각해보고 "응응" 고개를 끄덕이고는 또 저녁에 일찍 돌아와야 한다고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엄마가 너에게 야식을 만들어 줄게.
링인주는 그녀에게 승낙하면서, 다른 한 편 생각했다. 곧 매신 계약을 할 텐데, 무슨 자주권이 있겠는가.
방으로 돌아가기 전에 링인산은 마침내 입을 열어 그에게 물었다. "어떻게 아르바이트를 할 생각을 했어?"
동생의 말에 대해서는 엄마를 속이는 것처럼 함부로 지어낼 수 없을 것 같아아 억지로 말했다. "명호 옆에 있는 패스트푸드점, 메이얼이 나를 끌고 간 거야, 거기 잘생긴 남자가 많다면서."
링인산은 듣고는 고개만 끄덕였고 이후 각자 방으로 돌아갔다.
링인주는 침대에 누워서 방금 그 허풍은 좋았다고 생각했다. 그런 패스트푸드점에 산은 틀림없이 올 수 없을 것이다. 4대의 그 누구도 오지 않을 것이다. 그곳은 거의 명호의 식당이나 다름없어 비교적 안전하다.
링인주는 만족스럽게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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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완전 끝~
■제14장
다음날 학교가 끝나자 천메이얼은 급히 책을 가방에 던져넣는 링인주를 보며 영문을 알 수 없어 말했다. "아주 너 똥마려워? 뭐가 그렇게 빨라."
링인주는 그녀에게 백안을 뜰 틈도 없이 최근에 일이 좀 있어서라는 한 마디만 던지고 쏜살같이 사라졌다.
PINK에 뛰어들었을 방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누워 있거나 기대고 있거나 비뚤어져 시체처럼 자고 있었다. 보라색 머리의 남자가 링인주를 가장 먼저 보고 휘파람을 불며 나른하게 말했다. "꼬마 친구, 굿모닝."
굿모닝 같은 소리 하네……
해가 이미 졌다.
"사장님이 저더러 좀 일찍 오라고 하셨는데, 뭘 하면 될까요?"
보라색 머리카락은 천천히 일어나 기지개를 켜고 이리저리 흔들며 움직이더니 마지막에 말했다. "나를 따라와."
바 뒤의 문을 지나가자, 내부가 알고보니 무척 컸다.
오며가며 다양한 스타일의 방이 있었는데, 보라색 머리카락이 하나하나 그에게 말해주었다. "안주만드는 곳, 커피 만드는 곳, 양식 만드는 곳, 중식 만드는 곳, 자, 여기는 칵테일 만드는 곳이고 그 다음 제일 안쪽은 설거지하는 곳이야."
링인주는 눈으로 그에게 물었다. 저는 어디에 속하죠?
자색 머리카락이 턱으로 마지막을 가리키며 그에게 대답했다. 너는 저기야.
링인주는 곧바로 쳐다보았다.
좋아, 그는 설거지 담당이다.
보라색 머리카락이 떠나기 전에 그를 향해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꼬마친구 일이 있으면 나를 찾아, 나를 'L' 또는 '첸'이라고 부르면 돼."
링인주는 하늘을 찌를 듯이 쌓인 그릇을 보면서 여기가 식당인지 술집인지 생각했다.
제복을 갈아입고 링인주는 새하얀 슈트를 입었다. 모양은 괜찮았지만 저급 노동력이었다. 사장은 그에게 여기 와서 아르바이트를 해서 빚을 갚더라도 한꺼번에 내놓지 않아도 되고 매달 월급에서 깎을 수 있으니 적어도 조금은 그에게 위안을 줄 수 있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링인주는 생각했다. 전부 깎으려면 대체 몇 년도가 될 것인가……
그는 요즘 세상에 거의 훔쳐보는 기능밖에 쓰지 않는 망원경이 뜻밖에도 이렇게 많은 은자를 태울 수 있을 줄은 몰랐다.
사실 사장님은 그에게 선택의 기회도 주었는데 자색 머리카락 같은 프런트나 웨이터는 당연히 벌이가 좋다.
그러나 링인주는 주방에서 세제에 익사할지언정 이런 오색찬란한 빛에 노출되기를 원하지 않았다.
운명적으로 소매를 걷어 올리고 일을 시작했다. PINK는 8시가 다 되어갈 무렵에 열었고 새벽 4시에 문을 닫았다. 자신은 4시 전에 설거지만 끝내면 갈 수 있었는데, 즉 그는 무려 11시간 동안 설거지를 할 수 있었다.
그래도 동생과 부모님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는 일찍 돌아가야 한다.
7시가 넘어서야 링인주는 무천시의 그림자를 보았다. 그는 간단한 옷으로 갈아입었는데, 검은색 셔츠에 평범한 청바지였다. 뒤에는 그 "첸"이라는 자색 머리카락이 따라왔다. 첸은 흰 셔츠에 작은 보타이를 매고 그의 아름다운 얼굴과 잘 어울려 눈길을 끌었다.
무천시의 이 옷은 웨이터는 분명 아닌데, 그는 무슨 일을 하는 걸까?
링인주는 씻으면서 몰래 그쪽을 쳐다보았다. 솔직히 그는 호기심이 왕성한 사람이 아니었고, 집착하는 사람도 아니었다. 더욱이 그는 빚을 갚으라고 쫓는 쪽도 아니었다. 그런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 이 사람을 만나기만 하면 모든 원칙이 깨졌다.
옆방은 유리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었지만 크기가 설거지방의 서너 배였다. 링인주는 그 녀석이 물건을 내려놓는 것을 보았는데, 그후 첸이 그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자기 쪽을 가리켰다. 무천시가 힐끗 쳐다보자 링인주는 얼른 고개를 숙이고 열심히 일했다.
잠시 후 별다른 기척이 없자 다시 슬그머니 고개를 들었다.
첸은 이미 떠났고 무천시는 자신을 등지고 긴 테이블 앞에 서 있었다.
링인주는 테이블 위에 가지각색의 술병과 술잔 따위가 놓여 있는 것을 기억하고, 천천히 몇 걸음 옮겨서 머리를 내밀어 쳐다보았다.
와, 이 녀석 칵테일을 만들고 있어!
손짓도 완전 능숙하잖아.
근데 칵테일 조제는 바에서 하지 않나, 왜 여기 숨어 있는거지?
링인주의 마음이 호기심으로 가득 찼다. 그는 칵테일 만드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조금씩 조금씩 더 가까이 갔다. 한순간 부주의에 손에 들고 있던 접시가 유리에 부딪혀 손이 떨리자 한바탕 "쨍그랑쨍그랑" 소리가 났다.
링인주는 몸을 굳히고 무천시가 천천히 고개를 돌리는 것을 본 후 그의 주시 아래 무표정하고 침착한 모습으로 바닥에 있는 조각을 하나하나 치우고, 빗자루를 꺼내 깨끗이 쓸고, 싱크대로 돌아와 계속해서 씻었다.
뭘 봐, 접시 떨어뜨리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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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K는 S 거리에서 매우 시끌벅적한 술집이다. 비록 겉은 소박하지만 안의 인테리어는 매우 다채롭다. 안은 몇 개의 구역으로 나뉘는데 우아한 곳, 고요한 곳, 현란한 곳, 또 미친 곳도 있었다.
손님들의 소속도 다양하다. 직장인도 있고 학생도 있고 길거리의 깡패도 있다. 나중에 첸의 말로는 정부 관리와 상업계 명사들도 일부 드나든다고 했다. 그런데 링인주가 가끔 한쪽을 지나가면서 보면 흑사회도 있었다.
그러나 링인주는 자연히 접촉할 수 없었다. 그는 뒤편에서 안심하고 그릇을 씻기만 하면 된다.
첫날에 손이 물에 불어 쪼글쪼글해졌지만 전체적으로 피곤하지 않았고 야식도 먹었는데 링인주는 어머니가 만든 것 못지 않게 맛있다고 느꼈다.
집에 돌아오니 미처 11시가 되지 않았는데, 옌샤오핑이 나와서 말했다. "샤오주 왔구나, 동생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어."
링인주는 옌샤오핑을 밀며 말했다. "엄마, 방에 가서 주무세요. 산은 내가 기다릴게."
"그런데 너 내일 수업이 있잖아."
"괜찮아요, 아침은 체육 시간이에요."
옌샤오핑은 고개를 끄덕이며 몇 마디 당부하고는 들어갔다.
링인주는 혼자 소파에 앉아서 텔레비전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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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한 장의 《소년》을 올려서 재고가 모두 OVER 되었는데, 누가 보고 있다면 다시 천천히 쓸거예요.
이 글은 사실 서사가 매우 느려요. 몇몇 주인공들의 성격을 좀 급하게 결정했어요.
그래도 재미있는 글일 거예요. (그걸 자기가 말하냐..) 감정도 격렬하고~~
소복 번외는 오늘 늦게 올릴게요~
■제15장
링인주가 눈을 떴을 때 하늘이 막 밝아져 있었다. 그는 소파에서 자지 않고 자신의 침대에서 자고 있었다.
링인주는 눈을 비볐다. 아마도 산이 그를 방으로 데려다 주었을 것이다. 어제 그렇게 피곤하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죽은 듯이 잤을까 생각했다.
밖에서 인기척이 들리자 링인주는 침대 머리맡의 시간을 보고 방문을 천천히 열고 나갔다.
링인산은 깨끗한 운동복을 입고 얼굴을 닦으며 현관에서 들어오다가 앞에 서 있는 링인주를 보고 놀랐다.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링인주는 동생이 매일 일찍 일어나서 조깅을 하는 것을 알았지만, 지금까지 그와 동행한 적이 없었다. 오염의 문제로 인해 분명히 8, 9시가 되었는데도 곳곳이 어슴푸레했다. 여기서 더 이르다는 것은 링인주에게는 밤이었다.
링인주는 뒤돌아서서 부엌으로 가 물을 부었다. "잠이 안 와서 일어났어."
링인산이 그의 뒤를 따르자 링인주는 다른 물컵을 꺼내 함께 따라 건네주었다.
어제 산이 몇 시에 돌아왔는지 몰라도, 오늘도 아침 일찍부터 정신이 충만하다. 동생은 외계인인 걸까?
링인산은 단지 눈만 드리우고 물을 마시면서 뭔가 생각하더니 고개를 들어 링인주의 눈빛을 마주치고는 멈칫했다.
"왜 그래?" 링인주는 산이 할 말이 있다고 생각했다.
링인산은 다음 초에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아침에 너를 보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링인주는 그에게 작게 백안을 주었다. 이후 옌샤오핑이 일어나서 아침을 지었고 링인산은 가는 길에 형을 데리고 학교에 잠깐 들렀다.
"잠깐"이라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4대 연합학교 중 하나인 동경 고등학교는 명호에서 동쪽과 서쪽의 양 끝으로 분리되어 있다. 이렇게 자전거를 타고 한 바퀴 돌면 사오십 분이 걸린다.
P성은 법률 조항에 따라 경유, 휘발유 등 오염을 배출하는 교통수단을 절대 사용할 수 없고 전력 공급도 매우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자전거는 유일한 이동 수단이 되었는데……
링인주는 동생을 학교에서 천 미터 떨어진 곳에서 멈추게 했다.
링인산은 버티려고 했지만 링인주가 몸에 있는 자색 제복을 가리켰고, 링인산은 타협하는 수밖에 없었다.
학교에 도착한 후, 또 하루의 지루하고 무료한 졸음 수업이 있었다. 왼쪽 앞의 좌석은 여전히 비어 있다. 톈샤오원은 오늘도 수업에 오지 않았다.
천메이얼에게 물어봐도 몰랐다. 이 여인은 뜻밖에도 꽤 진지하게 그에게 이야기했다. 아주, 내가 몇 번이나 전화를 했지만 받질 않아. 걔랑 걔네 오빠가 그 마녀들한테 살해당한 거 아닐까? 친구로서 우리가 시체를 거두러 가야하나?
학교가 파하자 링인주는 또 엉덩이에 불을 붙이고 100미터를 돌진할 준비를 했지만, 학교 입구를둥글게 에워싼 사람들이 시끌벅적한 것을 보았다.
또 싸움이야, 링인주는 생각했다. 조용한지 며칠이나 됐다고.
막 이쪽을 지나가려는데 무심결에 그 겹겹이 둘러싼 사람들이 모두 여자들인 것이 보였다. 얼굴을 보니 마치 모두 메이얼이 말한 3학년 "미친 여자들"인 것 같았다.
링인주는 설마 이렇게 공교롭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머릿속에서는 보지 마, 보지 마, 라고 일깨워 주었지만 자신의 목을 붙잡기도 전에 이미 돌아봐버렸다.
띵──!
역시 또 그 사람이야!
안팎으로 여학생에게 둘러싸인 그 사람, 자신과 충돌했는지 상극인지 모르는 무천시도……
링인주는 속으로 참지 못하고 말했다. 네 녀석은 가서 향을 피워야겠다. 지금 믿는 종교가 뭐든 더 이상 믿지 마라. 이렇게 운이 나쁘다니. (만 : 아주, 그중의 많은 재수 없는 일들은 모두 네가 그에게 가져다 준 거야. 큰형이 둘째 형 보고 웃기는。。。。)
포위망 안에는 짙은 화장을 하고 화려하게 차려입은 두 여자가 분명히 손을 벌리고 무천시에게 무슨 말을 하고 있었다.
링인주는 그녀의 말을 어렴풋이 들었다. 야, 친구하자니까. 옆에서 바로 맞장구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무천시를 다시 보니 여전히 그 죽은 얼굴이고 눈을 살짝 돌려 두 여자를 쳐다보지도 않는다.
돌연 그의 눈이 사람들을 뚫고 쏟아져 나오자 링인주는 놀라서 곧바로 고개를 숙이고 못 본 척 가버리고 싶었다.
나는 너를 몰라, 뭘 봐?
한편으로는 마음속으로 참지 못하고 즐거움을 느꼈다. 비록 자신이 빚을 갚으려고 쫓아다니지만 링인주는 남에게 빚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천시에 대해 그는 줄곧 전혀 호감을 가지지 않았다. 늘 이 녀석의 자신보다 더 천리 밖에서 거절하는 표정이 그를 매우 불쾌하게 했다.
이런 심리 상태는 링인주에게 있어서 정말 보기 드물다.
그리하여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링인주의 눈에는 재미있는 연극을 보는 표정이 드러났고 급하게 걷지도 않고 이렇게 조용히 먼 곳에 서 있었다.
몇 명의 여학생들이 무천시가 분명히 그녀들을 무시하는 것을 보고 얼굴에 약간 걸리지 않고 목소리도 커졌다. 링인주는 이제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이렇게 거만할 필요 없어. 단지 차를 마시고 영화를 볼 뿐이야. 다들 익숙해지면 학교에서도 여러 가지 편리함이 있을 거야." 언외의 뜻은, 네가 호의를 베풀지 않으면 앞으로 학교에서 너에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리라는 것이다.
이 몇 명의 여학생들은 이 말을 할 때 턱을 매우 높게 들었다. 첫째는 무천시가 키가 컸기 때문이고, 둘째는 "누가 나처럼 예뻐, 누가 나처럼 잘났어"라는 큰 글자를 얼굴 가득 써놓고 자신 있게 하나하나 날려보내기 위함이었다.
링인주는 무천시가 미간을 살짝 찌푸리는 것을 보았다.
속으로 말했다. 아이고, 녀석은 눈이 높아서 이 물건에 만족하지 않는다. 비록 그다지 괜찮지도 않지만.
다음 초에 무천시는 두 말 없이 바로 앞에 있는 사람을 피해 밖으로 나가 오히려 그를 둘러싼 여자들을 멍하게 만들었다.
링인주는 또 생각했다. 이런 안면 신경 마비인 사람은 인내심이 괜찮은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똑같이 못 견딜 줄이야.
그러나 이 점을 링인주는 잘못 추측했다. 무천시의 인내심은 매우 좋다. 다만 그를 흥미롭게 하는 일에만 초점을 맞출 뿐이다.
그의 이 행동은 의심할 여지없이 그 미친 여자들을 화나게 하였는데, 그 중 한 명인 머리를 곱슬곱슬하게 파마한 뚱뚱한 여자가 날카로운 소리로 외쳤다.
"못 가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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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갱신~
여기서 정정하자면 무천시沐沈西의 "沈"은 침묵沉默의 "沉"이고, 침선沉船의 "沉"이다.
선(연재 사이트 이름)의 간체자는 자동으로 沈으로 바뀌네요。。
본문에 이름이 沐沈西로 나와서 무션시인줄 알았는데 원래 무천시沐沉西였다는 사실…눈물을 머금고 수정했다는 사실~ㅠㅇ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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