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 10. 15:15ㆍ완결/《연자软刺》唐酒卿,2017
뭐해
두 사람은 연달아 대여섯 차례의 토끼춤을 추었다. 그들이 댄싱머신을 떠나갈 때 카운터 뒤에서 젊은 형이 담배를 피우며 지켜보고 있었다. 롼쓰는 상쾌하게 걸어나갔다. 친종이 그의 등으로 외투를 던져주었다.
롼쓰는 옷 소매를 매만지며 말했다. "이건 대체 언제 그린거야? 이 허세쟁이야."
친종의 교복 소매에는 파란색 볼펜으로 장미꽃 한 송이가 그려져 있었는데, 가지와 잎이 없는 한 송이 꽃은 소매 아래쪽에 깔려있어 손을 들어야만 볼 수 있었다.
"지난 주 미술 시간에 손그림 연습을 했거든." 친종은 그의 더러운 외투를 걸치고 있었다.
"누가 네 쿵푸팬더보다 허세스럽겠어?
"있어." 롼쓰는 그의 주머니를 더듬어 박하사탕을 꺼냈다. "자오윈린의 등에는 해골이 그려져 있는 걸. 무적의 허세."
"난 요구가 높아." 친종이 말했다. "그는 비교 대상에 넣지 않았어."
"크악." 롼쓰는 손을 뻗어 뒷목을 만졌다. "네가 말을 꺼내서 생각났는데, 이 손자는 아직도 지독하게 뜨거워."
"돌아가서 호해줄게."
친종은 말하면서 그의 등을 툭툭 쳤다. 롼쓰는 곧바로 우는 소리를 했다. "나...... 젠장 너무 아파."
"네가 활기차 보이길래," 친종이 웃었다. "난 안 아픈줄 알았어."
"너 덜 맞았구나."
롼쓰가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친종은 그 자세를 보고 무엇을 하려는지 눈치채고 큰걸음으로 도망쳤다. 롼쓰가 쫓아오자 친종도 죽을 수 없어 손을 흔들며 소리쳤다. "쫓아오기만 해봐, 내가 널...... 크악!"
뒤에서 목덜미를 잡아당긴 롼쓰가 길가의 난간 위에 올라가더니 날아오르듯 친종의 등을 덮쳤다. 그 바람에 친종의 오장육부가 다 튀어나올 만큼 강한 중량이 등에 달라붙었다. 두 사람이 가로등 아래서 비틀거리다 친종이 먼저 몸의 균형을 잡고 손을 뒤로 해 롼쓰의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뭐해!" 롼쓰는 그의 목을 졸랐다. "난 지금 네가 시도 때도 없이 건달처럼 희롱하고 싶어하는 걸 깨달았어. 더 대담해지고 말이야. 그렇지?"
"누가 건달짓을 해." 친종은 그를 위로 추어올렸다. "너 떨어질까봐 그랬지."
"오." 롼쓰가 말했다. "고무공이 걱정돼?"
친종은 고생에 불만없이 말했다. "만약 정말 고무공이 중요하다면 잘 된거지."
"너 아깐 뭐라고 한거야?" 롼쓰는 그의 말을 흉내냈다. "쫓아오기만 해봐, 내가 널 뫄뫄뫄?"
"더 해봐." 친종이 말했다. "네 바로 아래 사람이 있어."
"나는 곧 귀가 먹을거야." 롼쓰는 잠깐 쉬고 말했다. "뫄뫄뫄"
두 사람은 의문의 침묵과 함께 길을 걷다가, 롼쓰가 혼자 "푸학" 웃음을 터뜨렸고, 친종은 등 위의 사람을 진지하게 비평했다.
"바보 멍청이."
롼쓰는 오늘 저녁 친종의 집으로 갔다. 위층까지 친종이 업고 올라갔다. 신발을 갈아 신고 발코니에 나가 방울을 당기자 리친양이 고개를 내밀었다.
"엄마," 롼쓰가 말했다. "저 오늘 밤 여기서 자요."
"세기의 서프라이즈네." 리친양은 어깨를 감싸안았다. "마침 나랑 너희 아빠도 둘만의 세상을 보내던 참이야."
"양심의 가책은 받을 줄 모르세요, 엄마?" 롼쓰가 심각하게 말했다.
리친양은 표정까지 지어가며 감싸던 손을 풀고 슬리퍼를 '짝짝' 밟으며 더할나위없이 자연스럽게 말했다. "우리 선녀들은 애초에 양심이 없단다."
"......"
아직 저녁을 먹지 않은 터라 친종이 끓는 물에 국수를 삶았다. 롼쓰가 제맘대로 부엌에 들어가자 친종은 솥을 놓지 않고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말했다. "앞치마 좀 매줘."
롼쓰의 손이 그의 허리를 감더니 불쑥 말을 꺼냈다. "이 화풍은 그다지 옳지 않아."
"그런가." 친종이 돌아보고 말했다. "고마워, 자기야——이건?"
"쯧," 롼쓰가 말했다. "넌 중독이 심해, 애기야."
"뒤에 바싹 붙어서 말하지 마." 친종은 계란을 깨며 점잖게 말했다. "호모나 게이모야."
롼쓰는 길게 한숨을 쉬었다. "어릴 땐 그렇게 귀여웠는데. 이젠 호모나 게이모야 같은 것도 알아."
"헛소리." 친종이 말했다. "귀찮아 죽겠어 친종 이 왕울보 때문에! 홍수나겠어! 홍수 발생 원인을...... 조직 교육 때 우리가 진실을 알려야해."
"크악" 롼쓰는 그의 등에서 떨어졌다. "여태 기억하고 있다니."
"지금도 네가 보는 앞에서 곧바로 울 수 있어." 친종은 젓가락으로 면을 헤집었다. "그릇 가져와. 밥 먹자."
밥을 다 먹고 절차에 따라 친종이 먼저 샤워를 하고 롼쓰는 관례대로 설거지를 했다. 반쯤 끝냈을 때 등불이 내는 소리가 미세하게 들려온다 싶더니 눈 깜짝하는 사이에 캄캄해졌다. 화장실에 물이 멈추지 않아 롼쓰는 손을 닦고 화장실문을 더듬어 열었다.
"집에 손전등 어디 있어?"
"침대 머리맡에 있어." 친종이 말했다. "온수가 끊기겠어."
롼쓰가 손전등을 찾아 욕실의 불투명유리를 비췄다. "그럼 빨리 씻어."
안쪽에서 물소리가 반으로 줄더니 갑자기 문이 반쯤 열렸다. 친종이 축축한 손으로 재빨리 그의 손목을 잡아채 사람을 끌어당겼다. 좁은 공간에 갑자기 손전등이 들어가 흔들렸고 이어서 바닥에 떨어져 친종의 벗은 다리를 환하게 밝혔다.
"빨리 옷 벗어." 친종이 재촉했다. "곧있으면 온수가 끊길 거야."
"응." 롼쓰는 느릿느릿 손을 들어 자신의 티셔츠를 벗어던졌다. "같이 북적북적 씻어? 그럼 너 뒤로 돌아, 이렇게 보고 있으면 나도 부끄러워."
"안 만져본 데가 없는데 부끄럽긴 귀신이 부끄러워." 친종은 허리를 굽혀 손전등을 주웠다. "내가 너 비춰줘?"
"아니," 롼쓰는 재빠르게 바지를 벗었다. "이러면 스트립쇼랑 뭐가 달라, 꺼버려."
친종은 손전등을 끄고 손을 들어올려 선반 위에 올려두었다. 등을 돌리고 잠시 서있자 롼쓰가 뒤에서 물을 틀었다. 그는 뜨거운 물을 맞으며 후련한 한숨을 길게 내쉬며 한쪽 팔을 지탱하고 있었다.
아.
젠장.
벽을 보고 있던 친종은 머리를 타일에 괴고 자신의 어딘가가 금세 달라진 것을 느꼈다. 그는 보지 않아도 뒤쪽 상황을 상상할 수 있었다. 그의 머리 뒤쪽에 달라붙어 있던 머리카락을 롼쓰가 갑자기 손가락으로 맘대로 쓸어올렸다. 그는 롼쓰의 목소리를 들었다.
"네 머리카락은 아직도 이렇게 부드럽네." 롼쓰가 손으로 샴푸를 씻어내며 말했다. "님아, 벽보고 반성중이세요?"
"그래." 친종은 조금만 머리를 돌려도 롼쓰의 흐릿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때 그는 눈이 필요없었다. 피부와 근육이 롼쓰의 숨결과 체향을 민감하게 포착할 수 있었다. 롼쓰의 행동 하나하나가 그에게 심상찮은 반응을 일으켰다.
"아," 롼쓰는 머리를 감다가 가볍게 숨을 헐떡였다. 멍이 잔뜩 든 등에 물이 닿자 그는 아파서 어쩔줄 몰랐다. "빌어먹을, 자오윈린 독한 놈"
자포자기한 친종은 휘파람을 불고 말했다. "선생님, 특별 서비스가 필요하신가요."
"필요해." 롼쓰가 말했다. "등 밀어줘."
"넘버007 샤오친이 당신에게 서비스해드립니다." 친종은 몸을 돌려 그의 등을 밀어주었다. "손님 마구 움직이지 마세요, 잠시 후 다른 데를 문지르게 돼도 전 모릅니다."
"네가 밀고 있는 등이 이렇게 넓은데 넌 또 어디를 또 문지르려드는 거야?" 롼쓰는 머리를 씻어냈다. "변기를 욕실 밖에 두고 차단해둔 건 과연 현명해. 그렇지 않았으면 두 명의 건장한 청년들은 몸을 돌리기도 힘들었을 걸."
"건장한 청년." 친종이 말했다. "허리 아래가 팁을 요구하는데 동의하시나요?"
"아니." 롼쓰는 눈을 닦았다. "느닷없이 음탕한 말 하지마."
"......" 친종은 기묘하게 더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롼쓰는 매우 빠르게 씻었다. 그가 나왔을 때 물은 이미 조금 식어있었다. 친종은 사람을 밀어내고 또 다시 문을 닫아 걸었다.
"금방 할게." 그가 말했다. "너 갈아입을 옷 침대에 뒀어, 성숙한 사람의 속옷은 어떤 모양인지를 보여주지."
"난 애니메이션을 사랑해." 롼쓰는 목욕 수건을 두르고 맨발로 침실로 달려갔다. "넌 빨리 씻기나 해!"
친종은 물에 젖은 채 벽에 기대어 잠시 숨을 죽였다. 롼쓰는 친종이 다시 말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까지 옷을 갈아입고 반투명 유리를 두드리며 물었다. "너 세차라도 해?"
"응." 안쪽에서 한숨 소리가 들렸다. "너 저리가."
"어허," 롼쓰는 문 옆에 기댔다. "친종 씨, 뭘 하고 있는 겁니까."
"바빠." 친종은 물을 크게 틀고 무미건조하게 말했다. "넌 뭐하는데."
"네가 흥분될 만한 짧은 이야기를 해줄게." 롼쓰가 말했다. "이렇게 어두운데 혼자서 번민하는 널 묘사할 수가 없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슬프구나."
"누가......" 잠시 멈칫한 친종이 낮게 말했다. "정직하게 목욕 중이야."
"그렇다면 더 이야기를 해줘야지." 롼쓰가 웃었다. "하루는 A씨가 일어나 샤워를 하는데, 갑자기 배수구 머리카락이 잔뜩 있는 걸 발견했어. 또 물을 틀어 씻으려 했더니 호스가 무언가로 꽉 막힌 것 같았어. '이상하다.' 그는 이렇게 말했어. 혼자 사는데다 반려인도 없었으니까 이렇게 긴 머리카락은 여태 본적이 없었지. 마치 두피가 온통......"
문이 '쾅'하고 열리더니 친종이 목욕수건을 꺼내 머리를 덮고 다가왔다.
"아직 안 끝났어." 롼쓰는 아랫입술을 핥았다. "흥분되지 않아? 내가...... 엑, 뭐해?"
친종은 수건을 내리고 롼쓰를 거울쪽으로 떠밀었다.
"아직 부족한가봐." 친종은 약간 이를 악물었다. "프라이버시 공간 좀 주면 안 될까? 어?"
롼쓰는 능글거리며 말했다. "부족한 쪽이 누구야?"
"하," 친종은 비웃는 듯이 조금 고개를 숙였다. "너." 그는 롼쓰를 직접 들쳐메고 몇 걸음 가서 방의 침대에다 던져버렸다. "젠장, 싸우자!"
등불이 번쩍하더니 삽시간에 크게 환해졌다.
정면의 롼쓰 : "......"
롼쓰는 손을 들어 눈을 가렸다. "크악! 매일 이러다간 이몸의 눈은 곧 멀어버리고 말거야!"
"너희 어르신들은," 친종은 베개를 끌어와 그의 몸을 눌렀다. "뻔뻔하기도 하지!"
"형 얼굴." 롼쓰는 베개를 안고 좌우로 머리를 흔들었다. "여기! 너 이자식 일단 옷부터 좀 입는 게 어때!"
친종이 몸으로 그를 누르니 롼쓰는 베개를 사이에 두고 발버둥쳤다. 침대 위의 침구는 난장판이 되었다. 그는 친종에게 발목을 잡혀 막 '너'라고 말을 시작하려던 참이었지만 친종이 갑자기 머리를 숙이더니 그의 뺨을 용감하게 한 모금 물었다.
숨이 차서 쌕쌕거리던 두 사람은 10여 초 동안 서로 눈만 멀뚱멀뚱 쳐다보며 조용히 있었다.
롼쓰가 갑자기 자신의 얼굴을 만지며 화를 냈다. "미친! 이몸의 성지를! 여자 꼬맹이도 아직 뽀뽀해보지 않았는데!"
친종이 냉소했다. "시원해?"
"네 얼굴이나 시원하게 만들어!" 롼쓰의 베개가 그의 얼굴을 덮었다. "오늘 밤엔 네가 눈물을 흘리게 해줄거야!"
전쟁이 끝나니 베개는 다 터져서 거위털이 바닥에 날렸다. 이불은 바닥에 늘어져 있고 시트는 반이 벗겨져 있었다.
친종은 이미 드로즈를 챙겨입고 손을 들어올려 롼쓰의 다리를 밀며 말했다. "무거워."
"너 저리 꺼져." 롼쓰는 침대 시트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 "압사시켜버릴거야."
"이리 와." 친종은 으스대며 비웃었다. "기어올라와."
"살다가 이렇게 뻔뻔한 사람은 처음 봐." 롼쓰는 티셔츠를 걷어올리고 고개를 숙여서 살펴봤다. "양심의 가책도 없어? 난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아."
"양심은 개가 먹어버렸어." 친종은 자신의 어깨를 가리켰다. "개 이빨 자국이 아직도 여기 있어."
"크악." 롼쓰는 다리를 들어올려 그의 옆얼굴에 갖다댔다. "오늘 밤은 반란을 일으키겠다."
"잘생긴 얼굴" 친종은 목이 쉬었다. "이렇게 잘생긴 얼굴을 밟아? 아깝지도 않아?" 그는 팔을 지탱해 몸을 뒤집고 롼쓰의 등 위에 눌러앉았다.
롼쓰는 '푸' 소리를 내며 거의 피를 토하고 죽을 뻔했다.
"안 움직일 거야." 친종은 얼굴을 그에게 바싹 붙였다. "복수할 거야."
"복수는 무슨...... 아씨!" 롼쓰는 아래에서 마치 소금에 절인 생선처럼 몇 차례 펄떡거렸다. "허리 고장나겠어! 선량하고 어린 청년 롼쓰가 소꿉친구에게 참혹하게 물어뜯겨...... 너 정신 좀 차려! 아직도 안 놔주냐!"
"선량하고 어린 청년," 친종은 놔주었다. "그건 나야."
롼쓰는 엎드린 채 "나 요새 삼재라도 돼? 오늘도 죽을 지경이고......" 여기까지 말한 그는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아, 숙제 하는 거 잊어버렸다."
친종은 사람을 누른 채 움직이지 않고 눈으로 벽시계를 힐끗 쳐다봤다. "기쁘게도 벌써 두 시야."
"오." 롼쓰는 다시 쓰러졌다. "할 시간이 없네."
친종은 몸을 떨며 한참을 웃었다. 간질간질했던 롼쓰도 곧 따라 웃었다.
"내일 내가 복도 관광단을 대표해서 위로해 줄게." 친종이 말했다.
"쓰형이 또다시 숙제를 하지 않은 걳을 열렬히 축하합니다."
"나 유난히 널 때리고 싶어."
"그래." 친종은 그의 허리도 한 입 깨물었다. "지금 누구 피부가 간지러워?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고 따를 줄 아는 자가 똑똑한 법이야, 롼롼."
"망할......" 롼쓰는 눈을 감았다. "이몸은 전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