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 7. 13:48ㆍ시식코너/《공생共生》你爸爸,2017
제4장 바깥 세계 (중)
그날 밤 차이동동은 루쥬의 집에 머물렀다. 그는 루쥬와 같은 침대에 누워있었다. 커튼 틈으로 스며든 별빛이 탁자에 뿌려졌다. 루쥬의 숨소리가 가볍게 그의 귓가에 나부꼈다. 한참 후 그가 루쥬가 이미 잠들었다고 생각했을 때, 루쥬는 갑자기 입을 열었다. "덩샤오원은 X시에 있는 대학에 가고 싶다고 했어."
차이동동은 우 소리를 내었다.
루쥬가 말했다. "너무 멀어."
차이동동은 말이 없었다.
루쥬의 손이 차이동동의 팔에 가볍게 닿았다. "너 잠들었니, 차이동동?"
차이동동은 또 우 소리를 내었다.
루쥬가 그에게 물었다. "넌 어디 대학에 가고 싶어?"
차이동동은 작게 말했다. "아직 잘 생각해보지 않았어."
루쥬는 이불 속에서 몸을 옮겼다. 목소리는 약간 어린 아이 같은 천진함을 띠고 있었다. "너도 X시에 가고 싶어?"
차이동동은 어둠 속에서 코를 찡긋하며 이상하다는 듯 말했다. "내가 왜 거기에 갈 거라고 생각해?"
루쥬의 숨결이 그의 옆얼굴에 물씬 닿더니 한참 후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네가 덩샤오원을 좋아하니까."
차이동동은 이불 안에서 멈칫하고는 조건반사적으로 부인하며 단언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겠어."
루쥬의 손이 그의 팔을 쥐었다. "네가 그녀를 좋아하니까, 그래서 그녀와 같은 곳에 가고싶어 하겠지."
차이동동은 어둠 속에서 고개를 저었다. "정말 아니야."
루쥬의 머리가 베개 위로 움직였다. "그러니까 너도 나를 멀리 떠나려는 거지, 차이동동?"
차이동동은 어둠 속에서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그는 말했다. "샤오쥬, 나는 떠나지 않아." 그는 작게 말했다. "나는 이곳에 있는 대학에 갈 거야."
루쥬가 그의 팔을 잡은 손을 놓았고, 목소리가 팔랑팔랑 들려왔다. "넌 정말 착해, 차이동동."
차이동동은 다시 빈번하게 루쥬의 집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는 루쥬에게 학교의 재미있는 일을 얘기해주는 것을 좋아했다. 수업 시간에 잠이 든 반 친구가 선생님의 분필에 머리를 맞고 깨어난 후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른 것, 학교 선생님이 불안해하며 마지막 몇 개월을 카운트다운하였고, 자신은 곧 벗어날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는 덩샤오원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덩샤오원의 성적이 학년 상위 100등에서 상위 200등으로 떨어진 것을 말하지 않았고, 그는 자신의 어머니가 자신이 이런 중요한 시기에 매일같이 루쥬의 집으로 달려가는 것을 거부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이런 모든 것들을 그는 말하지 않았다.
모든 일이 마치 일어나지 않은 것 같았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기 시작했을 때 루쥬는 집 문 앞에서 차이동동의 어머니가 목소리를 높여 차이동동에게 집으로 돌아오라고 소리치는 것을 자주 들었다. 그는 책상 앞에 앉아서 그의 어머니가 크게 외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차이동동, 넌 네가 곧 대학 입시를 앞둔 학생이라는 걸 몰라? 매일 같이 놀려고만 하고!"
때로는 그의 어머니가 화가 나서 감정적으로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루쥬는 대학 입시가 필요없으니 놀아도 되지만, 너는 너도 똑같다고 생각하는 거니?"
차이동동이 대학 입시를 100일 앞두고 동원 대회를 하던 날 루쥬는 그의 어머니가 그의 집 문 앞에서 말하는 것을 들었다. "당신네 집 샤오쥬에게 자꾸 우리 차이동동과 놀지 말라고 해주세요. 차이동동은 대학에 가야해요. 입시가 아주 중요하다구요. 샤오미엔, 마지막 100일이 지나면 다시 놀게 해요."
대회를 마치고 돌아온 차이동동이 의자 발치에 앉자 그는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너희 어머니가 우리 어머니에게 내가 널 찾지 못하게 하라셨어. 내가 네 성적을 망칠까봐 걱정하시는 걸 거야."
차이동동은 머리를 나무판 위에 괴고 있었다. 그는 최근 늦게까지 공부를 하느라 늘 수면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는 몽롱하게 입을 열었다. "그녀를 상대하지 마, 짜증나 죽겠어."
루쥬는 소리를 따라 손을 뻗어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는 읊조리듯 말했다. "분명히 네가 매일 나를 찾아온거야, 그렇지? 차이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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