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문 14장【시험 거부】

2020. 7. 25. 20:03완결/《과문过门》Priest,2015

시험 거부

 

 

자신이 쉬시린의 아버지라고 밝힌 정 선생은 이후 6중 앞을 몇 차례 더 배회했지만, 쉬시린은 매번 농구 멤버들과 무리를 지어 따라 쌩하니 지나가며 그를 외면해서 정 선생은 말을 할 기회를 전혀 찾지 못했다.
한참  쉬시린의 전화번호를 어디서 구했는지 선생이 매일 수업이 끝나는 시간을 틈타 조심스럽게 문자를 보내는 바람에 쉬시린은 그를 차단했다.
   그는 쉬시린의 학교로 소포 하나를 보냈는데뜯어보니 한정판 축구화  켤레와  선생이 업무 때문에  출국한다고 적힌 쪽지  장이 있었다그는 축구화가 가끔 아빠를 떠올릴  있는 기념품이 되길 바랐다.

안타깝게도 쉬시린에게  수법은 통하지 않았다.
그는 축구화의 치수를  보더니 아무렇게나 책상 밑에 밀어 넣었다다음  농구팀의  후배에게 할인된 가격에 팔아버리고 돈으로 그의 여우와  친구들에게 뷔페를   사주었다 무리의  성인들이 뷔페에 뛰어들었다본전을 찾지 못할까 걱정인 사람이 아무도 없어 거의 사장님을 울릴 뻔했다

더우쉰은 일의 전말을 처음부터 지켜본 사람으로서냉담하게  결과 쉬시린과 자신의 다른 점을 발견하였다.
그는 신발도 모자라지 않고사랑도 모자라지 않으며아버지도 모자라지 않다.

쉬시린의 친구들은 도처에 널려 있었다매년 그의 생일이 되면 그를 좋아하는 소녀들이  익명의 선물들로 책상이 가득 찼다그는 잘해주고 싶은 사람에겐 잘해주고좋아하는 사람과는 누구든 함께 어울릴  있었다그의 성격은 상냥하고 쾌활했고 직접 다른 사람들의 귀여운 점을 찾아낼  있었다하지만 만약 상대가 귀엽지 않다고 판단되면상대는 어떤 것으로도 그를 움직일  없었다.
무엇도 부족하지 않은 그는 "무욕즉강"[각주:1]했다.
 선생은 처음부터 불행히도 그의 역린을 건드려그에 의해 "귀엽지 않은사람으로 분류되었다그래서 "늦은 부성애", "비천한 애정", "값비싼 선물" 쉬시린에게는 전혀 특별하지 않았다

벽에 의지해 뷔페 식당을 나가는  무리의 친구들과 작별을 고하자더우쉰은 갑자기 견딜  없어 그에게 물었다. " 그를 조금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
쉬시린은  "" 누구를 가리키는지 알고 전혀 개의치 않고 말했다. "낡은 신발  켤레에 아들을 사려고 하다니, '아들' 그렇게 헐값이면 내일 나도   사야겠어."

더우쉰은  뻔뻔한 말속의 논리적인 문제를 따지지 않고 말했다. "그럼 어떻게 하면 그를 인정할 거야?"
"
이삼백만이지나도 비싸진 않아." 쉬시린은 대충 계산해보더니 꽤나 경제적인 사고력을 갖고 말했다. "물론 엄마가 나를 키우면서 이렇게 많은 돈을 쓰진 않았지만과거의 돈은 현재보다 가치가 크니까 그것도 고려해야 하거든." 

그가 뜻밖에도 인플레이션까지 생각하다니정말 치밀도 하지!

그러나 더우쉰은 자신이 조금 냉정한 면을 알아들었다고 느꼈다그는 자기 자신이 조금도 귀엽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가끔 다른 사람에게서 한점 친밀함을 얻더라도그가 자신의 "진면목" 똑똑히 알게 되면 친밀함을 뿌리째 거두어 갈까 봐  전전긍긍했다

더우쉰은 쉬시린이 그저  선생이 쉬진 여사의 험담을 해서 화가 났을지도 모른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는 습관적으로 먼저 두려움에 떨며 자신의 목에 "사형 집행 유예"라는 팻말을 걸었다그러면 만에 하나 어느  "참수" 당한다 해도그는 지나치게 놀라지 않아 체면을 상하지 않을  있을 것이다

더우쉰은 생각했다. "나는 반드시 1  있어야 ."
그의 이런 생각은 하루가 다르게 강해지고 있었다이와 같은 짧은 즐거움으로는 하루하루가 부족했다.

 깜짝할 사이에 날씨가 더워지더니 떠들썩하던 2 마지막 학기가 고개를 내밀었다주샤오청과 더우쥔량의 이혼 소송은 결코 순조롭지 않았는데부부는 마지막 온정을 쥐어짜 나누고 있었다 안에 남은 것은 모두 이익 갈등이었고특히  중간에는 까치발을 하고 끼어들 준비를 하고 있는 내연녀가 있었다.
만약 매달 보내오는 생활비가 없었다면 더우쉰은 자신이 부모 없이 태어났다는 착각에 빠졌을 것이다.
그는  가에서의 생활에 점점 익숙해지고처음에는 쉽게 알아채지 못할 작은 어색함도 모두 사라졌다학교 친구들 사이에서도 조금씩 존재감이 생겼다

더우쉰은 자신에 대해  입으로 두말하지 않았다그가 스스로 고등학교 생활을 1  하기로 했으니 정말로 대입 시험을 보지 않을 것이었다.

그날은 마침 "성년식"이었다. 2학년 전체가 유난히 그럴듯하게 차려입은 청소년들이었다이는 6중의 특별한 전통  하나로대부분 학교가 "성년식" "입시 궐기 대회" 함께 진행하는데 비해 6중만 지난 학기생들이 입시를 앞둔 시점에  성대하게 치러졌다.
이때대다수의 학생들이 아직 법적으로는 "성년" 아니었지만 교복을 미리 정장으로 바꿔 입도록 했고여학생들은 원한다면 화장을  수도 있었으며학부모들도 시간을  참석이 가능했다이는 "입시 휴가" 지나고 나면 학생들은 저마다의 책임을 갖고 진정한 졸업반에 들어갈 것을 의미했다

성년식이 끝나자 칠리향은 그야말로 지쳐서 탈진해버렸다이때 눈처럼 하얀 셔츠를 입은 더우쉰이 문을 두드려 열고 그녀에게  비보를 알렸다

칠리향은 정말 미칠 지경이었다더우쉰이 한동안 그녀를 귀찮게 하지 않고친구들과 어울리지 않는 증상도 개선된 것처럼 보여서 칠리향은 자신의 성의가 하늘을 움직여 마침내  유달리 만만찮았던 개자식이 감화된  알았다 한동안이 폭풍전야의 고요함이었다는  누가 알았으랴사람은 그녀를 숨 막히게   것을 준비하고 있었다

대학입시는 일찌감치 지원했다. 6중의 대학입시정책은 진검승부로가짜 학적을 위조하는 "훈련병" 아니었다이는 학생의 조기 졸업을 허락하는 것과 같아서이미 졸업한 이상 올해 더우쉰은 시험을 망쳐도 좋고 결시를 해도 좋다그러나 만약 1  학교에 남아 입시 준비를 한다면 그는 졸업생이라고   없는 셈이다.

이유도 없이 스스로 "재수" 하려고 하는  배가 불렀다는 소리가 아닌가?

칠리향은  일의 이해관계를 꼬치꼬치 따지며 더우쉰에게 말했다. "너는  일에 보이지 않는 문제점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어떤 학교는 전공 학생 모집 시에 재수생들에 대한 제한이 있어물론 많지는 않지네가 만약  방면에 의향이 없었다면 아무런 영향도  받았겠지만너는 이전 시험에 포함된 가산점도 무효가  거야대학 입시에서는 1 차이로  명이 왔다 갔다 하는데더우쉰  왜 이렇게 철이 없니!" 

더우쉰은  듣고 침착하게 대답하였다. "점수를 충분히 높게 받기만 한다면   차이는 영향이 크지 않습니다." 

칠리향은 그의  큰소리에 까무러칠 뻔했다

칠리향은 붕괴되었다. "도대체  그러는 거야?"
"
고등학교에    머물고 싶다 이유는 도저히 내세울  없어서 더우쉰은 이리저리 궁리해보고 말했다. "올해는 시험을 보고 싶지 않아요."

칠리향은 자신이   아이와 소통이 불가능하단 것을 깨닫고 어쩔  없이 급히 더우쥔량에게 전화를 했다.
더우쥔량은 분가한 본처와  무리 여우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지만대학 입시라는 말을 듣고 결국 바쁜 와중에 학교로 왔다.
칠리향은 지난번에 학부모 상담을 실패한 경험 때문에 더우쥔량을 부르고  쉬진에게도 연락을 했는데쉬진 여사는 케이맨제도에 있어  수가 없었다그래서 부득이하게 여러 손을 전전해 주샤오청에게 연락하게 되었다.

그리고...... 더우쥔량과 주샤오청  하늘이 만들어  원수 부부는 칠리향의 집무실이라는 외나무다리에서 마주쳤다.

칠리향이 일의 경위를 밝히기도 전에 주샤오청이 먼저 그녀의 생떼 신공을 펼쳤다

  미인은   같은 표정으로 억지로 더우쉰을 끌어안고 더우쥔량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들엄마한테 말해 그가 하루 종일 어중이떠중이들과 어울려대는 통에  시험 기분에 영향을   아니니 들어더우쥔량얘는 지금이 중요한 시기야만약 당신 때문에 일을 그르치면 당신과는 끝이 없을  알아!" 

더우쥔량은  여자가 정말이지 억지를 부린다고 생각했다. "이건   탓이야누가 10 동안 집을 비웠어나야더우쉰한테 물어봐길바닥에서 너를 마주치면 엄마인지 아닌지 알아볼  있는지지금  아직도 나한테 열이 받나 본데내가 말해주지너는   없어!"

칠리향은 머리가 쪼개질 지경이었다. " 진정조금만 진정하세요......" 

더우쥔량은 손을 털었다. "선생님   들어보세요 여자가 돌아오기 전엔 우리 부자가 아주  지내고 있었어요그렇지더우쉰선생님도 알잖습니까아이 성적도 좋잖아요올해 스스로 입시 시험을 치려고 노력했는데——어휴답답해주샤오청 네가 돌아오자마자  모든  뒤죽박죽이야?"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주샤오청은 이미 새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더우쥔량당신의  냄새나는 고향에 애를 방치하고 모른 체한 건 분명히 당신이야!
더우쥔량은 바로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래우리 고향은 냄새나는 시골이고 너는 도시 사람이다우리 가족은 모두 가난한 농부고 너는 도시에서 먹고사는 대단한 아가씨다나를 그렇게 무시하면서 애초에  굳이 나와 결혼한 건데?" 

주샤오청은 그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 "역겨운 파렴치한!"
칠리향 : "......" 

주샤오청의 품에서 나는 옅은 향수 냄새는 결코 자극적이지 않았지만안에 어떤 특이한 성분이라도 들었는지 더우쉰의 코를 파고들어 그를 조금 역겹게 만들었다.
격앙된 주샤오청의 침방울이 그의 손등에 떨어지자더우쉰은 갑자기 스스로가 지긋지긋해져 주샤오청을 밀어내고 칠리향의 집무실을 뛰쳐나갔다

그리고 그는 교사 집무실 복도 끝에 있는 쉬시린을 보았다

매일 그에게 달라붙어 있던 더우쉰이 갑자기 아무 말도 없이 혼자 선생님 집무실에 가더니  한참 동안이나 돌아오지 않아 쉬시린은 조금 불안해서 학교가 끝나자마자 칠리향의 집무실로 달려왔다그는 칠리향을 두려워하지 않아 평소라면 바로 문을 두드리고 들어갔을 텐데그런 쉬시린이 미처 문을 두드리지 못할  누가 알았으랴문짝을 사이에 두고 울고불고 욕을 하니그는 자신이 주민위원회의 가정 갈등 조정실에   알았다.
쉬시린은 난처해서 집무실 입구를  바퀴 돌았는데 누군가가 집무실의 나무문을  열어젖히고 태풍처럼 달려 나오는 것이 보였다

쉬시린은 깜짝 놀랐다."더우샬!" 

더우쉰은 들으려 하지 않고 오직 답답해서 아래층으로 달려갔다쉬시린은 가방을 어깨에 던져 올리고 급히 쫓아갔다 사람은 100미터 스퍼트 속도로 날듯이 달려 교연팀 행정동을 나갔다쉬시린은 2강의동 입구에서 간신히 더우쉰을 잡아 조심스레 물었다.
"
무슨 일이야?"

걸핏하면 히스테리를 부리는 주샤오청의 결점을 물려받지 않은 더우쉰은 화가 나도 내색하지 않고 고통도 고요했다소년의 얇은 가슴은 소리 없이 심하게 기복하고 있었고얼굴은 창백해져 셔츠와 색이 거의 똑같았다

쉬시린이 팔을 내밀어 모색하듯 그의 팔꿈치를 건드렸더니 더우쉰은 갑자기 몸을 돌려 그를 단단히 끌어안았다.  

쉬시린의 한쪽 어깨에는 무거운 가방이 걸려 있어 손을 비대칭으로  수밖에 없었다그는 팔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도 모르겠고저도 모르게 조금 어색해졌다 포옹의 의미가 남자아이들의 평소 거리낌 없는 스킨십과 다르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
아니......" 쉬시린은 작게 속삭였다. "도대체  그래?"
더우쉰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온 세상에 발붙일 곳이라곤 오직  사람…… 하나만 남은  같았다.

 

 

 

 


 

  1. 无欲则刚 욕심이 없는 것이  강한 것이다. [본문으로]

'완결 > 《과문过门》Priest,2015'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과문 16장【빙홍차】  (2) 2020.07.27
과문 15장【성년파티】  (0) 2020.07.27
과문 13장【결정】  (1) 2020.07.25
과문 12장【혼란】  (3) 2020.07.25
과문 11장【엄친아】  (3) 2020.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