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2. 1. 22:50ㆍ진행중/《부생附生》柳满坡,2020
꿈꾸다
주웨이싱은 그들과 어울리는 데 흥미가 없고 그저 집에 가고 싶었다. 그들의 시선을 무시하고 다리를 들어가려는데 뜻밖에도 우렁찬 비아냥을 들었다.
"누구는 5층에서 떨어져도 죽지도 않고 불구도 안 돼, '재난은 천년을 넘기지 않는다'는 말은 진짜였구나." 입을 연 사람은 피부가 까무잡잡하고 근육이 팽팽한 건장한 남자였다. 말투는 혐오와 일종의 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파란 털은 불쾌한 듯 그의 그릇을 밀었다. "밥 먹는 중에 그런 비위 상하는 인사를 꺼내서 뭐해? 파리가 꼬여서 못 쫓아내면 어쩌려고?"
"그가 어떻게 감히! 이 몸이 이 작은 파리의 두개골을 못 건드릴까!" 건장한 남자는 행패를 부리다가 주웨이싱이 쳐다보자 눈을 부릅뜨고 사람을 잡아먹을 듯한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 "재수 없는 놈 눈알을 얻다 두는 거야? 필요 없으면 내가 떼어다 기증해주는 수가 있어." 1
이는 고의로 트집을 잡는 것이다. 주웨이싱은 이 사람들이 천성적으로 시비 거는 것을 좋아하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과 그들이 이전에 갈등을 빚었던 것인지 알 수 없었다.
휘말릴 마음이 없어 주웨이싱은 비키면서 몸을 돌렸지만 상대는 끝까지 쫓아왔다.
"과거에는 돌아오지 않고 실종된 척하더니 이제 와서는 병에 걸려 죽을뻔한 척, 무고한 척이야? 그래! 우리도 네가 계속 척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더 이상 겉과 속이 다르게 굴지 말고 그딴 수단으로 사람 역겹게 만들지 마." 그의 기세는 쟝이와 비교할 수 없지만 평범한 양민이 겁을 먹기에는 충분하여 길 양쪽에서 그를 본 사람들은 잇달아 길을 돌아갔다.
이 말이 나오자 테이블에 있던 여러 사람이 찬동했고 쟝이의 옆에 있던 여자까지 바퀴벌레나 쥐를 보는 듯한 경멸의 시선을 보냈다.
쟝이는 예외였다. 여전히 한가하게 게임에 푹 빠져 있는 사람은 주변의 소란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주웨이싱은 마침내 발걸음을 멈추었다. "너 무슨 뜻이야?"
"사람 말 못 알아들어? 네가 밖에서 파렴치하게 기집애처럼 굴며 돈 많은 남자에게 빌붙는 건 관심 없지만, 그런 속셈을 불결하게 동네 사람에게까지 끌고 오지 말라는 뜻이야. 호박엿처럼 달라붙어서 놔주질 않으니 더럽기 짝이 없어!"
건장한 남자는 지금 주웨이싱의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이 상습적인 허세인 줄 알고 화가 치밀었다. 그의 허세가 드러나도록 욕설을 퍼붓고 싶었지만 관련 있는 사람의 체면 상 꺼리는 듯 옆을 힐끗 쳐다보고는 황급히 화제를 끝냈다.
"감히 다시 난동부리고 머리 이상하게 굴리면 저승에서 안 받아줘도 이 몸이 직접 저승문으로 밀어 넣을 줄 알아."
주웨이싱은 욕을 먹고 어리둥절한 채 미간을 찌푸리고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아라이."
파란 털을 비롯해 건장한 남자와 같은 테이블에 있는 몇 사람은 줄곧 이 대화에 끼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 한 명은 나이가 좀 있었는데 얼굴에는 재미있는 연극을 보는 듯한 기색을 띠었고, 한 명은 마르고 키가 크며 안경을 꼈는데 얼굴에 약간 찬성하지 않는 기색이 드러났다.
이때, 그 안경 낀 남자가 남을 욕하던 건장한 남자를 불렀다.
그가 말했다. "아라이, 그만해. 그는 안색이 좋지 않아."
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주웨이싱을 돌아보며 물었다. "너 괜찮아? 아픈 거 아니야?"
그들 몇 사람은 차양막 밑에 앉아 아침을 먹고 있었지만 주웨이싱은 번쩍이는 햇빛 속에 있었다. 커다란 태양이 비추어 그는 눈앞이 가물거리고 호흡이 가빠졌다. 아무래도 아직은 몸이 허하다.
"쯧, 쟝이를 만날 때마다 저러잖아. 프로 배우인데 넌 어떻게 아직도 믿냐?" 라이양赖洋, 즉 건장한 남자는 주웨이싱의 상태에 코웃음을 쳤다. "시발 건물에서 떨어져 중상을 입었다는 말을 들은 게 아니었으면 이 몸이 오늘 어떻게 입만 놀려 몇 마디 경고만 했겠어? 누군가 그에게 모질게 굴지 않으면 제대로 못 배운다니까......"
이때, 게임 한 판을 끝낸 쟝이가 갑자기 일어섰다.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더니 주웨이싱은 보지도 않고 단지 짜증스럽게 파란 털에게 물었다. "다 안 먹었어? 가자, 더워 죽겠다."
파란 털 관샤오량管晓良은 젓가락을 놓았다. "어딜 가? 집에?"
쟝이는 자신의 반 대머리를 쓸었다. "PC방."
파란 털은 무시당하던 여자를 쳐다보고는 주변의 몇 사람들과 눈짓을 주고받더니 각자 일어나 쟝이의 뒤를 따랐다. 끊임없이 욕을 하던 라이양도 바로 입을 다물더니 이제 막 집중포화를 퍼붓던 목표를 순식간에 잊어버린 것처럼 함께 갔다.
주웨이싱은 여전히 제자리에 서서 멍하니 있는 듯했다. 쟝이가 그의 몸을 스치고 지나갔을 때 그는 갑자기 두 다리에 힘이 풀리더니 그대로 곤두박질쳤다.
쓰러지는 순간, 한 쌍의 튼튼한 팔뚝이 단단히 받아주는 것 같았다.
********
주웨이싱은 또 꿈을 꿨다.
이번 꿈은 더 이상 추상적이지 않았다. 매우 현실적이고, 현실적이면서 장황하고, 또 내용이 많으며, 기이하다.
그는 자신이 영갑리의 긴 거리를 걷고 있는 꿈을 꾸었다.. 길가에서 눈에 익은 아주머니 몇 명이 잡담을 하며 채소를 따고 있었다. 시끌벅적한 소리는 뒤에 있는 2동의 작은 마작관을 넘어섰다. 왁자지껄하고 떠들썩해 포를 쏘는 것보다 더 시끄럽다.
4동 앞의 작은 갈림길에는 간이 천막을 쳤다. 할아버지 한 명이 작은 걸상을 두고 입구에 앉아 한 글자 한 구절 종이를 보고 있는데, 한눈에 훑어보니 전부 스포츠 복권이다.
주변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열정적으로 대화를 나누었지만 아무도 주웨이싱을 쳐다보지 않아 마치 그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
내리쬐는 태양빛 아래 주웨이싱이 자신의 발밑을 내려다보니 그림자가 없다.
7동에 이르러 주웨이싱은 계단에 올랐다. 층계 사이는 매우 어두웠지만 그는 종이 상자나 잡동사니에 걸리지 않고 순조롭게 4층으로 올라갔다. 먼저 상투를 틀어 올린 노부인이 복도 한쪽 끝에 앉아 있는 것이 보인다. 청대콩을 벗기지 않고 대나무 바구니로 바꾸어 콩나물을 다듬으며 옆에는 17, 8세의 여자도 비스듬히 있었다. 무슨 억울한 일을 당했는지 여자는 그곳에 기대어 두 눈이 새빨개져 있었고 노부인의 곁눈질에 즉시 소매로 눈물을 훔치며 꾹 참았다.
그녀들을 지나자 집이 눈앞에 있었는데 주웨이싱은 들어가지 않고 맞은편 6동을 향해 망설임 없이 계속 걸어갔다.
꿈은 꿈이었다. 주웨이싱은 그대로 발코니를 나와 7동에서 6동으로 넘어갔고 또 벽을 뚫고 407호로 들어갔다. 집안의 배치도 보지 않고 곧장 작은방을 향했다. 성공적으로 방에 들어간 후 주웨이싱은 마침내 걸음을 멈추었다.
방 안은 비어 있지 않았다. 방 안에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작은 침대에 누워 눈을 뜨고 멍하니 있는 게 굳어버린 시체 같다.
주웨이싱은 자신의 다리를 통제할 수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꿈속에서 자신의 행동에 불평하고, 자신이 무턱대고 가는 곳을 불평하고, 불평하면서 마지막엔 이렇게 자신을 반기지 않는 집을 골라 들어오다니 영문을 알 수 없다.
침대 위의 사람은 움직이지 않고 천장만 노려볼 뿐이다. 주웨이싱도 움직이지 않고 그를 노려본다. 두 사람은 가로세로로 서로 엇갈린 상태로 방안에 사람을 숨 막히게 하는 십자를 긋고 있었다.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해가 차츰 저물어가고 땅거미가 지자 꿈속의 세상은 어두컴컴해졌다. 주웨이싱의 시야도 일그러졌다. 그는 방안의 사물을 잘 볼 수 없었고 방안의 그 사람도 잘 보이지 않았다.
주웨이싱은 공황하기 시작했다. 온통 까맣고 고요한 밤중에 정체 모를 귀매가 다가와 그를 잡아끄는 것 같았다. 그는 저도 모르게 뒤로 물러서서 도망치려 했지만 온몸이 굳어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었다. 2
주웨이싱은 단지 침대 위의 사람만 바라볼 수 있었다. 구원을 요청하고 싶었지만 상대방의 자세는 변하지 않았고 조금의 감지도 느껴지지 않았다. 검은 안개가 천천히 발등을 뒤덮는 걸 본 주웨이싱은 마치 냄비 속의 게처럼 힘차게 발버둥 쳤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마침내 침대 위 쟝이의 눈동자가 움직이더니 그에게로 쏠렸다. 영갑리의 모든 사람이 무시하던 것과 달리 쟝이의 시선은 정확히 주웨이싱의 몸에 떨어졌다. 눈은 야시 가능한 렌즈처럼 일종의 짐승 같았고 검은자위는 검푸른 냉광을 띠고 반짝이며 집중했다. 집중하여 주웨이싱을 조금 두렵게 했다.
몽롱한 사이에 주웨이싱은 그가 웃는 것을 보았다. 아주 옅은 호를 그렸지만 간교하고 어두웠다.
동시에 거대한 힘이 엄습해오더니 주웨이싱을 폐지 조각처럼 6동 407호에서 뽑아내어 7동 401호로 돌려보냈다!
——
급한 호흡 소리와 함께 주웨이싱은 눈을 번쩍 뜨고 깨어났다.
꿈이다. 터무니없는 꿈이다.
이마를 감싸쥔 주웨이싱의 태양혈이 팽팽했다. 몽롱한 채로 수 초가 지나자 비로소 정신이 차츰 맑아졌다. 자신이 아까 어선 거리에서 쓰러진 것 같다는 생각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주변을 둘러보니 이곳은 집이다. 그는 형의 침대에 누워 있었다. 실내는 어두컴컴하고 책상 앞에만 작은 등불이 켜져 있었다.
책상 위에 엎드려 있던 사람의 형체가 주웨이싱의 움직임을 예리하게 알아채고 일어나 다다다 달려왔다.
주웨이싱이 눈을 드니 가까이 다가온 큰 얼굴이 보였다. 얼굴은 둥글고 뺨이 통통하며 씩씩하다.
"와, 웨이싱 형아 깨어났어!!"
상대방이 외친 목소리가 너무 커서 주웨이싱은 하마터면 또 눈앞에 별이 보일 뻔했다. 잠시 생각해보니 눈앞의 어린애가 누구인지 기억났다. 아침에 발코니에서 그에게 손을 흔들어준 초등학생으로, 쟈오 아주머니의 손자, 룽룽龙龙이다.
"너 어떻게......우리 집에 있니?" 오랫동안 입이 말라 주웨이싱은 목이 건조하고 목소리도 쉬었다.
"형 봐주러 왔지." 룽룽은 어른스러운 얼굴이다. "내가 안 봐주면 어떡하려고."
"우리 할머니는?" 주웨이싱은 몸을 일으켜 앉았다.
"우리 할머니는 집에 밥 지으러 가셨어. 형이 깨어나면 부르라고 했어."
주웨이싱은 고개를 저었다. "'우리 할머니' 말이야. 주 할머니. 할머니는 어디 가셨어?" 밖에 불이 켜지지 않은 것을 보니 할머니가 집에 안 계신 듯했다.
"오, 형네 할머니야, " 룽룽은 한 바퀴 돌고 나서야 이해했다. "우리 할머니가 말했는데 형네 할머니는 은행에 가셨대. 은행에 가야 형 데리고 병원에 갈 수 있대."
주웨이싱은 눈살을 찌푸리며 침대에서 내려가려다 룽룽이 먹이를 사냥하는 맹호처럼 다시 눌러 눕히는 바람에 허약한 주웨이싱은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
"일어나면 안 돼!" 룽룽은 그의 귓가에 대고 소리쳤다.
"콜록콜록, " 주웨이싱은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것을 느끼며 목구멍이 간질간질한 것을 참고 손을 뻗어 아이의 등을 토닥이며 진정하라는 뜻을 표했다. "알았어, 나 안 일어날게, 너 먼저 일어나......"
룽룽은 의심스러운 듯 그를 쳐다보다가 주웨이싱의 거듭된 보증에 비로소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는지 반쯤 침대 옆에 붙어 있으면서 주웨이싱이 움직이기만 하면 바로 붙잡으려는 듯했다.
주웨이싱은 상황을 알고 더 이상 움직이지 않으며 그에게 잘 설명했다. "나는 아픈 게 아니야, 그냥 날이 너무 뜨거워서 더위를 먹고 쓰러진 거야. 병원에 갈 필요 없어. 난 할머니 혼자 밖에 계시는 게 걱정돼서 모시러 가고 싶어."
룽룽은 뜻을 받아들이더니 다음 순간 작은 기차처럼 밖으로 돌진해 나갔다.
"할————머니——————웨이싱 형아——————깼어요————————형아가 병원에——————안 가도 된대여————그냥 주 할머니 찾으러——————나가고 싶대여————————"
문 두 짝과 방 두 칸 사이로 주웨이싱은 룽룽과 그의 할머니가 큰 소리로 "대화"하는 것을 들었다. 보아하니 이곳 사람들은 "소리 질러 연락"하는 게 습관이 되어 전화요금을 아꼈던 모양이다.
"어이구, 깨어났구나, 일어나면 안 돼, 그를 다시 눕혀라, 주 할머니는 내가 찾으러 갈게, 어디 있는지 내가 알아, 할머니가 돌아오면 병원에 갈지 말지 다시 보자. 너 일단 웨이싱 형아 보고 있어, 할머니가 금방 갈게, 형아 물 좀 먹여라, 내가 부어서 부엌에 놔뒀어......" 쟈오 아주머니가 아래층에서 당부했다.
"알았어여————————!!!!"
1분 후 작은 기차가 돌아왔다. 손에는 과연 들은 대로 물 한 잔을 들고 있었다. 비록 다 흩뿌리고 바닥만 남았지만 없는 것보다는 낫다.
"고마워, " 주웨이싱은 받아 들고 입꼬리를 올렸다.
룽룽은 그를 멍하니 쳐다봤다. "형아 웃으니까 보기 좋다, 완전 멋있어, 완전 멋있어."
이 아이는 그를 추켜세웠다. 주웨이싱은 자신의 현재 기질이 멋과는 분명히 거리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이 글자를 떠올리자 주웨이싱은 무언가 생각났다.
"너 누가 나를 데려다줬는지 아니?" 웨이싱은 룽룽에게 물었다.
룽룽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이 얘기가 나오자 나팔 어린이는 드디어 소리를 거두고 도둑질을 하듯 주웨이싱의 귓가에 바싹 붙었다. "우리 할머니가 말했는데, 작은 토비래."
작가의 말 :
댓글을 보니까 그들 둘이 결국 철거 보상으로 부자가 되는 거 아니냐는데, 철거돼서 이사하면서 부촌으로 갈 수 있나요? 뉴스를 뒤져보니 뜻밖에도 진짜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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