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문 19장 성장 (成长)

2020. 7. 29. 02:18완결/《과문过门》Priest,2015

성장하다 (成长)









일주일 후, 더우쉰은 선생님과 부모의 바람대로 수험표를 얌전하게 챙겨서 올해의 대학 입시 시험장에 들어섰다.

 

6중은 대학 입시 시험 때면 학교 전체가 방학을 조금 앞당겨 시작했다. 두 아주머니는 화력을 다해 병적인 상태가 되어 기관총처럼 끊임없이 재잘거렸다. 찬 것도 못 먹게 하고 뜨거운 것도 못 먹게 했다. 외할머니가 애지중지하는 도도마저 두 번 짖었다고 호되게 혼났다.

시험 전날 저녁, 두 아주머니는 특히 얼빠진 상태로 외출했다 돌아오더니 더우쉰에게 노란 종이로 된 부적을 내밀며 베개 밑에 두라고 했다. 특별히 30분 거리의 절에서 구한 것이었다.

 

쉬시린이 무언가 생각하더니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제가 듣기론 거기를 또 '홍랑묘'라고 부른대요. 다들 인연을 구하러 간다는데, 아주머니, 서비스 창구를 잘못 찾은 거 아니에요?"

 

쉬시린은 입이 방정이라 도도를 혼내는 빗자루로 얻어맞았다...... 거기다 문 앞에서 '아미타불'을 열 번 외라는 벌도 받았다. 

 

쉬시린은 머리를 흔들며 '아미타불'을 '한 줄기 큰 강'의 멜로디로 읊었다. 더우쉰이 계단 위에 쭈그리고 앉아 그를 보며 웃었다. 그가 방심한 사이에 쉬시린이 눈치채고 몸을 날려 달려들어 장난을 쳤다. 

 

두 아주머니가 나와서 호들갑스럽게 소리를 질렀다.

"아이고, 하지마, 하지마! 샤오린! 조심해! 더우쉰 손 건드리지마!"

 

더우쉰의 몸은 '불활성 간지러움'을 탔는데, 마치 불활성 기체처럼 특별한 극단적인 조건에서만 화학 반응을 일으킬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전 세계에서 쉬시린만이 그를 간지럽힐 수 있었다.

 

쉬시린은 체온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특히 여름에는 인간 모양의 난로와 같았다. 반팔 티셔츠 아래 드러난 두 팔은 막대 모양의 핫팩이었다. 멀리서도 겉으로 뿜어져 나오는 열량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열기가 더우쉰이 입은 얇은 셔츠를 거침없이 뚫고 그의 허리를 달궜다.

 

더우쉰은 얼굴이 온통 새빨개져서 몸을 숨기며 위층으로 달려갔다. 쉬시린은 상대가 약하면 강해졌다. 승세를 몰아 추격했다. 두 사람은 서로 발을 걸며 아래층에서 위층으로 올라갔다. 마지막에는 쉬시린이 더우쉰을 소파 위에 눌렀다.

"웃을거야, 말거야?"

 

더우쉰은 그에게 눌려 머리카락이 헝클어졌고 숨이 좀 막혔다. 쉬시린의 나쁜 손을 간신히 잡은 그의 손 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쉬시린은 다리를 들어 그의 몸을 눌렀다. 그는 문득 이 자세가 드라마 속 장면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무 생각 없이 사악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흐흥, 꼬마 아가씨, 이번에는 목이 찢어져라 소리를 쳐도 널 구해줄 사람이 없으니, 순순히 이 아저씨를 따르면 나중에 맛있는 걸 먹여주지!"

 

"......"

 

쉬시린은 그와 잠시 마주보고 있다가, 갑자기 더우쉰의 표정에서 이 대사와 자세가 조금 어색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월반만에서 뜻밖의 접촉이 있은지 일주일이나 지나서 상황은 바뀌었다. 쉬시린은 충분히 그 일을 떠내려 보냈지만, 더우쉰은 그러지 못했다. 애매모호한 그 어색함은 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그에게 나타나곤 했다. 

하필 쉬시린은 다른 사람의 정서에 매우 민감했고, 영향을 받기도 쉬웠다. 더우쉰이 어색함을 느끼니 그 자신도 어색해졌다.

 

더우쉰의 얼굴은 점점 더 빨개지면서, 희고 깨끗한 얼굴과 목덜미가 천천히 하나로 연결되어 익어버릴 것만 같았다.

쉬시린은 갑자기 무언가를 느끼고 스위치를 밟은 듯이 그의 몸에서 뛰어올랐다.

 

더우쉰은 매우 난처해하며 앉은 자세를 바꾸고 양 다리를 가지런히 했지만, 감추려 할수록 더욱 드러나는 형국이라, 쿠션을 끌어당겨 몸 앞을 가렸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감히 쉬시린을 쳐다보지 못했다.

 

쉬시린이 입을 열었다. 

"미...... 미안, 나...... 나는 그게...... 일부러 그런 건 아니야."

더우쉰은 배가 아픈 듯이 허리를 구부리고 턱을 쿠션에 올려 한참을 참다 말했다. 

"...... 괜찮아."

 

두 사람은 마치 '중국어 일상 용어 입문'과 같은 대화를 나누고, 각자 자신이 바보 같다고 생각했다.

 

더우쉰이 불쑥 일어나 말했다.

"난 방으로 돌아가서 책을 읽을게."

그는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말하고, 잔상이 남을 정도로 전광석화처럼 달아났다...... 물론, 쿠션은 안은 채였다.

 

이때 그제서야 따라온 두 아주머니가 주절주절 쓸데 없는 소리를 늘어놓았다.

"너희들, 이 몹쓸 것들이 보란듯이 떠들어대고 말이야. 더우쉰은 내일 대학 입시를 치르는데, 네가 걔 오른손을 부딪쳐서 망가뜨리면 어떡하려고...... 어, 다른 사람은?"

 

"그......" 쉬시린은 잠시 흐리멍텅하게 머뭇거리다 횡설수설 대답했다.

"아마 약간 배탈이 났을지도?"

 

"엉?" 두 아주머니는 대경실색하였다.

"아이고, 봐봐. 뭐가 더 급하니. 냉장고에서 찬 물 꺼내 먹지 말라고 몇 번을 말했는데 듣지도 않고...... 에휴, 집에 약이 있나 찾아봐야겠다. 샤오린, 네가 곽향정기수 좀 마시게 해줄래?"

 

쉬시린은 억지로 두어번 웃고 두 아주머니가 준비하는 틈을 타 도망가버렸다.

‘이게 다 우타오 그 멍청이가 핍박해서 그래.’ 쉬시린은 마음속으로 말했다.

 

더우쉰은 그의 작은 침실 화장실에서 매우 미숙하게 자신을 내보냈다. 진땀을 뻘뻘 흘리고 나서야 한숨 놓을 수 있었다.

그는 찬물을 받아 얼굴을 씻었다. 얼굴엔 아직도 홍조가 묻어 있었다.

더우쉰은 침실로 돌아가 침대에 반듯이 누웠다. 사지는 노곤한데 정신은 오히려 극도로 흥분해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그는 두 아주머니가 구해준 노란 종이 부적을 더듬어 꺼냈다. 손에 쥐고 이리저리 두 번 보았다. 종이에서 어렴풋이 향촉 냄새가 배어나왔다. 듣자하니 두 아주머니가 갔던 절은 홍랑묘라도고 불렀다고 한다. 사람들은 결혼 상대를 찾으러 결혼정보업체로 가지 않고 부처를 찾아가 중매를 서게 한다. 이는 꽤 재미있다. 

 

더우쉰은 종이 부적을 하늘로 던졌다가 다시 받았다. 그는 시험을 볼 때 보우가 필요 없었다. 시험을 망치면 학교로 돌아가 고3 생활을 하며 쉬시린과 아침저녁으로 함께 일년을 보낼 수 있었다. 이는 그의 마음에 꼭 맞다. 하지만 그도 고의로 시험을 망칠 정도는 아니었다. 시험에 붙으면 바로 떠날 것이다. 어쨌든 그의 1지망은 이 도시를 벗어나지 않았기에, 그때는 일이 없으면 돌아와서 쉬시린의 가정교사를 할 수 있을 것이었다.

 

아무튼 시험에 붙는 것은 그저 그렇고, 오히려 시험에 떨어지면 더욱 기쁠 터였다.

6중 전체를 둘러봐도 아마 그보다 더 차분하게 시험을 볼 사람은 없을 것이다.

 

더우쉰은 베개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잠시 정신을 가다듬었다. 대뇌를 비워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잠시 후 그는 저절로 웃기 시작했다.

 

아무 이유 없이, 실없이 웃을 뿐이다.

그는 생각했다. 그가 태어난 이래 가장 즐겁게 보낸 1년이었다고.

이렇게 시험 전에 다소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더우쉰은 매우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정상적으로 실력을 발휘했다. 그는 안정적으로 1지망에 들어갔다.

 

올 여름, 온난하고 습한 기류가 드높은 기세로 남동쪽에서 한꺼번에 밀려왔다. 목이 쉬고 힘도 다 빠진 매미의 울음 소리는 거의 정전이 될 지경이었다. 일부 먼저 부자가 된 사람들은 에어컨 방에서 취생몽사 하고, 아직 부자가 되지 못한 다른 사람들은 모두 가능 한 한 혀를 내밀어 조국의 원대한 뜻에 보답하지 못해 균부*의 길 위에서 더워 죽는 것을 방지했다.

*均富 부를 고르게 분배하다

주샤오청과 더우쥔량은 한 차례 생사를 건 개싸움으로 마침내 재산을 둘로 나눠 각자의 길을 가게 되었다.

주샤오청의 변호사 팀이 약간 우세하여 더우쥔량을 벗겨먹은 것뿐만 아니라 뜻밖에 아들의 후견권까지 얻게 되었다.

 

새로 부임한 주샤오청은 마침내 시간을 내 쉬 가에 왕림하여 그녀의 아들을 맞이하려 했다. 아들이 한 학기 동안 쉬 가에서 살 줄 누가 알았으랴. 더우쉰은 쉬진 식의 단순하고 난폭한 방법으로, 면전에서 주샤오청의 길을 두 갈래로 나누어버렸다.

 

"저는 보호자가 부족하지 않아요. 당신도 아들이 부족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요. 안심하세요. 저는 앞으로 절대 당신의 독경을 방해하지 않을거예요."

더우쉰이 말했다.

"저는 곧 대학에 들어가는데, 만약 당신이 정기적으로 저에게 상응하는 학비와 생활비를 제공한다면 감사할 거예요. 그 돈은 졸업 후 5년 내 두배로 돌려드리겠습니다. 은행의 동기 대출 금리보다 훨씬 높으니 한번 고려해보세요. 또, 당신이 필요하다면 제가 여생을 책임져 드릴 수 있어요. 하지만 당신이 절 내버려둔다면 저도 의견이 없어요. 저는 직접 학교에 가서 학자금 대출과 장학금을 신청할 거고 앞으로 우리 둘은 서로 빚진 게 없는 셈이 되겠죠 ."

 

이리하여, 이 여리고도 날카로운 소년은 인류사회로의 첫발을 내디뎠다.

 

주샤오청은 외할머니 앞에서 한바탕 펑펑 울었다 마치 이미 처량한 황혼의 전조가 보이는 듯했다.

할머니는 비록 대갓집 규수처럼 행동하지만, 사실 '꼬리를 끼우면 원숭이'적 인물이기도 했다. 그녀는 수양 딸의 머리를 자애롭게 쓰다듬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이고, 억울한 일이 있으면 의모에게 말하렴. 에이, 하지만 봐라. 네 의모도 나이를 먹었잖아. 방금 한 말도 금방 잊어버리고 들어도 들은 게 아니다."

 

주샤오청은 막다른 길에 몰려 어쩔 수 없이 쉬 가를 떠났다. 나중에는 아마 납득이 갔는지, 달마다 더우쉰에게 돈을 보내는 것 외에는 그녀도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더우쉰은 쉬 가에서 그의 가장 긴 여름 방학을 보냈다.

 

그는 요즘 유행하는 것처럼 긴 휴가를 이용해 여행을 떠나 기분 전환을 하지 않았다. 고3을 앞둔 쉬시린을 데리고 한가롭게 돌아다닐 수 없기 때문이었다. 더우쉰은 차라리 집에 틀어박혀 쉬시린과 함께 단어를 외우는 게 나았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날, 두 아주머니가 짐을 싸는 것을 도왔다. 워커홀릭 쉬진이 특별히 두 시간의 휴가를 얻어 집으로 돌아와 지휘했다.

"두 언니, 이불이랑 베개는 안 챙겨도 돼요. 아이고, 그런 자질구레한 물건들은 학교에 다 있어, 거기 가서 한 세트 사면 돼요. 남자애는 그렇게까지 신경 쓸 필요 없으니 다 집에 놔두세요. 얘는 군사 훈련도 마치고 돌아왔는 걸."

 

이후 그녀는 더우쉰에게 당부했다.

"주말에 일이 없으면 돌아와서 그놈 과외도 해주고, 나중에 증서를 써달라고 해. 시장가격의 10%를 더 쳐줄게. 걔 용돈에서 과외비를 공제할 거야."

느닷없이 재난을 당한 쉬시린은 놀라서 고개를 홱 들었다.

"뭐라고?"

 

"일주일에 적어도 세 시간은 더우쉰 보고 공부해. 더우쉰 너는 쉬시린이 감히 협조하지 않는다면 말해주고. 그럼 두 배로 공제할 거야."

 

쉬시린은 비분하여 소리쳤다.

"엄마, 초고도 없이 친아들을 괴롭히다니!"

 

"헛소리," 쉬진은 공연히 그를 쳐다보았다.

"너를 괴롭히는데 초고까지 필요있겠어? 내가 지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

 

"안되겠다. 난 회사로 돌아가야 해."

쉬진이 시계를 보더니 쉬시린에게 말했다.

"내가 불러둔 차가 건물 밑에서 기다리고 있어. 결제도 해뒀으니 신경쓰지 말고, 샤오린즈, 네가 더우 선생님 배웅해 드려."

 

쉬시린의 표정은 마치 방금 개똥을 먹은 것 같았다. 

 

 

 

 

 

http://www.jjwxc.net/onebook.php?novelid=2495960&chapterid=19

 

 

 

 

 

 

바로 이 장면^.^

 

 

 

 

 

'완결 > 《과문过门》Priest,2015'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과문 21장 과인 (寡人)  (2) 2020.07.31
과문 20장 고3 (高三)  (1) 2020.07.29
과문 18장 갈라지다 (分岔)  (3) 2020.07.28
과문 17장【싹트다】  (0) 2020.07.28
과문 16장【빙홍차】  (2) 2020.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