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생 제18장 누가 쉽겠는가

2022. 3. 5. 11:32진행중/《부생附生》柳满坡,2020

누가 쉽겠는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먀오샹쉐는 화제를 바꾸어 일찍 죽어서 집에 한 푼도 바치지 않은 남편을 원망하기 시작했다.

"내가 젊었을 때 얼마나 예뻤는지 영갑리에서 천람광장까지 줄을 서서 세 바퀴는 돌았다니까. 그런데 눈이 멀어 사람을 잘못 따라다녔지, 쟝환姜寰이 몇 년 동안 자기 집에 부자 친척이 있다고 허풍을 떨던 헛소리를 믿었어요. 그 결과 이 사람이 아무리 단명할 팔자라도 소용이 없다는 것이 증명됐죠. 그래도 나는 복이 있는 사람이라 주 할머니는 나를 그렇게 보지 않으셔도 돼요. 점쟁이가 나더러 표준적인 '늙어서 복이 올 상'이라며 후반생에 먹고 입을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건 물론, 근본적으로 크게 부귀하고 윗사람이 될 운명이래. 내 어린 자매도 내 아들이 나를 닮았고, 나를 닮았으니 명격도 나를 닮아 돈도 많고 복도 많은 종류랬어요. 기댈 데라곤 없는 우리 집 죽은 귀신을 안 닮았으니 앞으로는 우리 좋은 날이 올 거예요. 언젠가는 다 쓰지도 못할 돈, 다 부릴 수도 없는 하인에 럭셔리카를 몰고 큰 별장에 살게 될 거야......저거 봐, 저런 집, 바로 저런 거, 점쟁이가 나한테 보여준 거!"

먀오샹쉐는 말하면서 TV에서 방영 중인 있는 화면을 가리키며 신이 났다.

주웨이싱이 눈을 들어 보니 화면 속의 집은 매우 아름답지만 아래의 표제가 그다지 좋지 않다.

——U시의 당시 금싸라기 땅이 지난주 세 번째 유찰, 호화 주택 지구 "홍광소성红光小城" 시장가치 떨어지나

"......이번 '홍광소성' 유찰설은 앞서 원내 조형물에 불이 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화재 상황은 이미 경찰 조사 결과로 밝혀졌지만 여전히 이 매물의 시장 전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며......" 뉴스의 남자 앵커가 엄숙하게 말했다.

룽룽은 기름진 입을 삐죽 내밀고 다가와 작은 소리로 주웨이싱에게 속삭였다. "내가 아는데 저 집엔 사람이 살 수 없대, 귀신이 나와서."

주웨이싱은 눈썹을 찡그렸다. "누가 그래?"

"구쟈쟈가 그랬어. 귀신이 나와서 아무도 살 수 없으니까 누구든 살 수만 있으면 집을 준다고 했대."

주웨이싱은 좀 웃겼다. 퇴원 후에 그는 사회 뉴스를 자주 봤다. 최근에 이 "홍광소성"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 기이한 소문이 매우 많지만 주웨이싱은 믿지 않았다.

그의 담담한 표정을 보고 룽룽이 물었다. "형아는 귀신 안 무서워?"

주웨이싱이 말했다. "세상에 귀신은 없어."

룽룽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런데 영혼은 있잖아, 영혼이 귀신이야."

주웨이싱은 의외였다. "그것도 구쟈쟈가 말했어?" 소녀의 지식 범위는 꽤나 넓다.

룽룽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애는 공포영화를 제일 좋아하는데, 자기 인생 직업이 점쟁이래."

"생각이 있네." 뭘 좀 아는 점쟁이구나, 주웨이싱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그는 안타깝지만 세상에는 영혼도 없을 거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어린아이의 진지한 눈빛에 입을 다물어야만 했고 룽룽에게 채소 한 젓가락을 집어주며 격려를 표현했다.

고개를 돌리자 손 옆에 있는 누군가 훑어보는 시선에 주웨이싱은 못 본 척 고개를 숙이고 묵묵히 식사를 했다.

"하지만 아무리 팔자가 좋아도 매일 집에 누워 있으면 좋은 날이 오지 않아요. 그렇지 않으면 내가 왜 그렇게 힘들게 몇 년 동안 그 소송을 포기하지 않았을까. 내가 이 일을 하지 않으면 운명이고 뭐고 무슨 소용이 있겠어......" 먀오샹쉐는 아직도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말할수록 흥분해서 그릇까지 뒤집어엎을 뻔했는데 그녀의 유복한 아들이 재빨리 건져냈다.

쟝이는 아예 먀오샹쉐의 그릇을 다른 쪽으로 팽개쳐 버렸다. 그는 아마도 그의 어머니가 정말로 밥을 먹으러 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요즘 소송에서 이기려면 정력과 인내가 없으면 쉽지 않더라고." 쟈오 아주머니가 탄식했다.

먀오샹쉐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쟈오 아줌마, 그 집도 이것저것 손해를 본 지 그렇게 여러 해가 되었는데 내가 생각해보니 정말 가치가 없어요. 애초에 나처럼 씩씩해야 했는데. 용궈가 어떻게 그렇게 많은 돈을 배상하겠어요. 회사에서 그 집에다 배상해야지. 이제 와서 좋을 게 하나도 없어."

할머니가 먀오샹쉐의 말을 받지 않고 고개를 돌려 쟈오 아주머니에게 룽룽 아빠 일을 물었다. "용궈는 좀 괜찮나?"

쟈오 아주머니는 잠시 멈칫했다. "며칠 전에 몸이 좀 안 좋아서 병원에 다녀왔어요."

쟈오용궈焦勇国는 그 당시 작업장에서 조작 실수로 기계를 손상시켰고 자신도 기계에 복부를 베여 신장 하나가 괴사했고 다른 신장 하나도 그다지 건강하지 않아 현재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 오래 서 있을 수 없었다. 이후 몇 년 동안 동료들도 같은 사고가 나서 그들 공장의 그 기계에 매우 큰 안전상 위험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했지만 쟈오 가는 이미 최적의 역전 시기와 증거를 잃어 오히려 큰 빚을 짊어지게 되었다.

주웨이싱은 쟈오 아주머니의 말을 들으니 최근에 그녀와 룽룽의 어머니가 왜 연장 근무를 하는지, 또 알게 모르게 할머니를 피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또 돈이 모자라 그들 집에 폐를 끼칠까 봐 걱정되었을 것이다.

할머니는 많이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속으로 계산이 있는 듯했다.

먀오샹쉐가 이어 말했다. "이 현실이란 게 그렇게 무상해요. 사람은 현재만 아니라 미래도 생각해야 해, 그 뭐야......주 할머니, 제가 아래층 송 아줌마한테 들었는데, 보험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하셨다면서요. 웨이싱이 이번에 부상을 당해서 배상금이 적지 않다던데 저도 마침 하나 들려고 했거든, 저한테 조언해 주실 수 있어요? 언제부터 넣었어요? 몇 년 동안 넣었어요? 1년에 얼마예요?"

화제는 그렇게 유연하지 못하게 전환되었고, 이웃 관계에 신경쓰지 않았던 먀오샹쉐가 오늘 왜 왔는지 모두들 마침내 알게 되었다. 그녀가 얼마 전 또 직장을 관뒀다는 말을 들었는데 아마 집에 수입이 없어서 조급해하는 것 같다. 모두가 알듯 그녀의 마음은 최근 몇 년 동안 모두 남편의 소송에 놓여 있어 장기적인 일자리를 구하고 싶지 않았기에 생활을 위해 약간의 머리를 써야만 했는데, 이번에 보험에 들고 싶어 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

쟈오 아주머니가 말했다. "송 아줌마네 말은 그냥 듣고 치우면 돼, 진짜로 받아들이면 안 돼요."

쟝이는 빈 그릇을 내놓고 단도직입적으로 그녀의 허튼소리를 까발렸다. "보험에 들 돈이 어디 있다고?"

먀오샹쉐는 불복했다. "내가 왜 돈이 없어? 내가 지금 돈이 없어도 앞으로도 없겠니, 소송에서 이기면 바로 생기는데. 그리고 너 돈 많잖아?"

"내 돈이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야?"

"사람이 할 말이야 그게?" 먀오샹쉐는 화가 났다. "내가 너를 키웠는데, 네가 지금 내 노후를 안 챙기겠다는 거면 당장 젓가락으로 널 찔러 죽일 거야, 이 양심도 없는 죽일 놈아. 내가 보험에 들고 싶은 건 누구를 위해서야? 네가 요 몇 년 동안 머리가 깨지고 팔다리가 부러진 적이 한두 번이라야지, 진작 보험에 들었으면 배상금을 받았지."

"보험 회사가 당신처럼 머리가 나쁜 줄 알아, 꿈도 야무지셔." 쟝이는 비웃었다.

"너 뭐라고? 너 이......*&......*"

두 사람이 다투는 소리는 오래전부터 들어봤지만, 모자의 인신공격적인 상호작용을 지척에서 마주하자 주웨이싱은 조금 놀랐다.

먀오샹쉐가 쟝이가 자신을 닮았다고 말한 것은 입에서 나오는 대로 지껄인 것이 아니다. 오관으로 말하자면 그들 두 사람은 같은 거푸집에서 찍어낸 것처럼 눈썹과 눈, 입과 코가 모두 정교했다. 기질은 달라서 하나는 여성의 명려함이고, 하나는 남성의 수려함이지만, 똑같이 떠들썩한 것이 공통점이었다.

어떤 사람은 아름답고 온화하여 친근감을 주며 용모는 수려해도 거리감을 주지 않고 사랑스럽다. 어떤 사람은 용모가 요염하고 날카로워 마치 쟝 가 모자와 같다. 두 사람 모두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는 침략성으로 가득 차 있다. 본래의 생김새든 후천적인 기질이든 모두 무기 같다. 눈을 깜빡이는 것, 입을 삐죽이는 것도 공격의 한 유형으로 변할 수 있다. 그 사람이 앉은자리 전체가 전 세계에 "건드리기만 해 봐"라고 알리는 것 같다. 그래서 그들 두 사람은 말다툼을 해도 마치 도검이 불꽃을 일으키며 서로 부딪치고 춤을 추는 듯하니 시끄럽지 않은 게 이상하다.

그러나 쟈오 아주머니와 주 할머니는 전혀 이상할 게 없다는 얼굴이었다. 룽룽조차도 이 현상에 익숙해져서 젓가락질을 멈추지 않았다. 주웨이싱은 마음을 가라앉혔다.

이 작은 토비......도 쉽지 않다.

고개를 들어 할머니가 그를 보고 있더니 또 쟝이의 빈 그릇에 시선을 떨어뜨리는 것을 발견한 주웨이싱은 그제야 일어나서 그에게 밥을 떠주었다.

이렇게 큰 대접은 평소 그들 가족은 국을 담는 데 쓴다. 세 사람이 다 먹을 수 없는 분량인데, 쟝이는 10분도 안 되어 한 그릇을 없애더니 마치 아무 일도 없는 사람 같았다.

생각해보니, 그의 어머니도 쉽지 않겠다......

그런데, 누가 쉽겠는가?

밥을 담아 쟝이의 손 곁에 두자 상대방은 이미 그의 어머니와 말다툼을 끝내고 눈꺼풀을 들어 웃는 듯 마는 듯 주웨이싱을 한 번 쳐다보고는 사양 않고 먹기 시작했다.

"보험은 형제 둘이 막 태어났을 때 들었어." 할머니가 말했다. "몇년 전이라 그때는 비싸지 않았고, 요 몇 년 동안 오르지도 않았어. 그래서 얼마 안 들어."

"하지만 지금은 안 팔아." 먀오샹쉐가 더 자세히 물어보려고 할 때 할머니는 그녀의 그 후의 생각을 끊었다.

주웨이싱은 맥이 빠진 쟝이의 어머니를 보고, 또 할머니를 쳐다보았다. 이런 조건에서 할머니는 그들 두 형제에게 20년 가까이 건강보험을 들어주었다. 어르신은 앞으로 그들을 돌봐줄 사람이 없을까 봐 걱정이었다.

생각이 타격을 받은 먀오샹쉐는 말이 이전보다 조금 줄어들었다. 단지 월요일에 주웨이싱이 개학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또 대범하게 그녀의 노예에게 그를 데려다주게 하려 했다. 다행히 쟝이의 얼굴에 불허의 표정이 드러나기 전에 웨이싱은 단호히 거절했다.

"괜찮아요, 학교가 멀지 않아요. 차를 타면 금방이에요."

"그럼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우리에게 말해. 창가에서 소리를 지르면 돼. 사양하지 말고." 먀오샹쉐는 다시 그 사기성 짙은 외모의 아름다운 부인으로 회복되었다.

드디어 쟝이가 두 그릇을 다 먹은 후, 모두의 교류가 꽤 많았던 식사가 마무리되었다. 주객이 모두 즐거웠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떠들썩하긴 했다.

엉덩이의 발사 버튼을 이미 누른 쟝이는 1초도 못 버티고 다리를 들어 떠났다. 먀오샹쉐는 예의 바르게 할머니를 도와 정리하고 떠나고 싶었지만 쟈오 아주머니에게 막혀 여전히 열정적인 채 계단 입구로 보내졌다.

주웨이싱은 할머니가 쟈오 아주머니에게 할 말이 있는 것을 알고 룽룽을 데리고 큰방으로 들어갔다.

예상대로 형은 밥을 다 먹고 주웨이싱의 책상 앞에 앉아 컴퓨터 모니터를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 그 코미디는 진작 끝났고, 그는 광고를 보며 모두 재미있어했다.

누군가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주웨이천은 급히 몸을 일으켰다.

주웨이싱이 말했다. "형 밖에서 TV 좀 보고 있어. 난 룽룽이 과외 좀 해주려고. 30분이면 돼."

주웨이천은 우물쭈물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당기려다 멈칫하더니 그제야 주웨이싱이 그를 뭐라고 불렀는지 반응이 왔다. 믿을 수 없어 고개를 돌리자 미소를 지으며 돌아보는 주웨이싱과 마주쳤다.

옅은 호도 하나에 마치 서리가 녹고 아침해가 동쪽에서 떠오르는 것 같았다. 그의 기억 속 그 흉신악살 동생의 모습이 어디에 있겠는가, 주웨이천은 멍해졌다.

주웨이싱은 형에게 큰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려고 입꼬리를 올리고 룽룽을 끌고 앉아 주웨이천이 혼자 망연하게 떠나게 두었다.




작가의 말 :
주웨이싱——유물주의자.
쟝이——푸드파이터干饭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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