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야(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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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야 제10장 / 또 다른 고향
제10장 "시발, 너 뭘 맘대로 찍고 지랄이야!" 쟝청이 욕을 했다. 지금은 구먀오 어린이가 없었기 때문에 그도 교양이 필요 없었다. 구페이는 아무 말 없이 그를 향해 또 몇 차례 찰칵 소리를 냈다. 쟝청은 아마도 자신의 그다지 아름답지 못한 표정이 포착됐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묻고 있잖아!" 그는 카메라를 가리려고 손을 내밀며 구페이에게 다가갔다. 구페이는 재빨리 카메라를 뒤로 옮겨갔다. "267세." "뭐?" 쟝청은 멍해졌다. "무슨 이백육십...... 몇?" "이백육십칠." 구페이가 한 번 더 반복했다. "무슨 이백육십칠세야?" 쟝청이 물었다. "샤오밍의 할아버지." 구페이가 말했다. 쟝청은 족히 30초 동안 그를 쳐다보았다. 자신이 어이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웃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고 싶..
2021.01.24 -
살야 제9장 / 이런 순전히 얻어맞는 일에 그는 관중을 원하지 않았다.
제9장 쟝청은 담배를 버리고 몸을 돌려 골목 입구쪽으로 걸어갔다. "야! 나가지 말라니까!" 왕쉬가 소리를 질렀다. "내가 무서워서 그러는 줄 알아? 원숭이 같은 놈들은 정말 건드리면 안 돼! 지난 학기에 7중의 누군가도 몇 달 동안 병원에서 보냈다고!" "건드리면 안 된다고?" 쟝청은 그를 돌아보았다. "그런 굉장한 놈을 구페이를 부르면 건드릴 수 있어?" "다페이는 달라." 왕쉬가 말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여기에서 자랐고 게다가...... 어쨌든, 넌 내 말 들어, 네가 날 한 번 도와줬으니 나도 널 내보내서 놈들을 마주치게 할 수는 없어!" 게다가...... 게다가 뭔데? 게다가 그는 자기 아버지도 죽였다? 쟝청은 갑자기 리바오궈의 말이 떠올라 영문을 알 수 없이 즐거워졌다. 이런 소도시의 구..
2021.01.23 -
살야 제8장 / 구페이는 고개를 들고 뒤에 있는 벽에 기댄 채 휘파람을 불었다.
제8장 쟝청은 초등학교 때 이런 식으로 사탕을 골라본 적이 없었다. 기본적으로 집에서 사탕을 먹지 못하게 했고, 간식과 음료수도 금지였다. 그는 줄곧 자신이 도를 닦으며 지낸다고 여겨 지금까지도 간식이나 사탕 따위를 잘 먹지 않았는데, 매번 판즈가 무언가를 먹어보고 맛있다 싶으면 그에게 한 무더기 안겨주곤 했다. 지금 구페이가 사탕을 책상에 올려두고 직접 고르게 하니 그는 갑자기 아주 신선한 기분이 들었다. 커피 사탕, 우유 사탕, 박하 사탕, 과일 사탕...... 거기다 연한 것과 딱딱한 게 나뉘어 있었다. 그는 한참 쳐다보다가 마침내 우유 사탕을 집어들었다. 껍질을 벗기자마자 구페이가 다시 손을 뻗어 나머지 한 줌을 모두 가져갔다. "시발?" 쟝청은 멍해졌다. 생각해보니 구페이가 말한 것은 '직접 골..
2021.01.22 -
살야 제7장 / 박수 한번 쳐보든가! 짝짝짝! 어서!
제7장 구페이가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이어폰을 빼고 고개를 기울여 쟝청을 바라보았다. 이 녀석은 정말 가시돋힌 놈이었다. 온몸에 가시가 돋은 채 낯선 곳에 와서 새로운 환경에서도 신중한 기색이 전혀 없다. 그는 꽤 흥미가 생겨 다시 앞의 저우징(周敬)을 보았다. 저우징은 여전히 놀란 얼굴로 입을 벌린 채였다. 만약 달걀을 이미 먹어버리지 않았다면 그는 계란을 입에다 집어넣으려 했을 것이다. 하지만 쟝청의 발차기는 사람을 도발한 셈이었고, 저우징은 성질이 나쁘고 다루기 번거로운 소년이라, 이 발차기가 교환된다면...... 구페이가 오른쪽을 한번 훑어보았다. 그렇다면 이제 싸움이 일어날 것이다. "왜? 무슨 일이야?" 라오쉬는 교단을 두드렸다. "수업 중인데 구페이, 너 뭐하는 거야?" 어리둥절해진 구페이가 ..
2021.01.18 -
살야 제6장 / 알이 다 터졌으니 이 세상에 나는 없다.
제6장 쟝청은 조금 불쾌해져서 팔짱을 낀 채 다리를 길게 쭉 뻗고 있었다. 조금 전 코트에서 뛰던 사람들은 수준이 형편 없었다. 만약 그가 운동화만 신었어도 판즈와 함께 2대5는 문제 없었을 터였다. 그래도 그들이 뛰는 모습을 보는 것은 재미있었고, 우월감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구페이와 두 친구가 코트에 등장하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구페이의 실력은...... 아주 뛰어났기 때문이었다. 이는 틀림없이 그들의 원래 학교였던, 도심의 고등학교 경기에서 수많은 여학생들의 비명을 끌어모으는 종류였다. 그와 함께 나온 양아치들 중 '아'와 '들'의 수준도 상당히 좋았다. 그들이 잡화점 의자에 앉아 있던 건달 같은 모습에서 호흡을 맞추는 모습이 되자 상당히 보기 좋아졌고, 그들 쪽에 있는 두 사람은 다소 군더더기..
2021.01.16 -
살야 제5장 / 쟝청은 너무 놀라서 하마터면 어금니가 뽑힐 뻔했다.
제5장 판즈가 전화를 걸었을 때 쟝청은 마치 겨울잠을 자는 것처럼 잠들어 있었다. 그는 전화벨이 한참을 울린 뒤에야 멍하니 전화를 받았다. "...... 응?" "젠장, 내가 이럴 줄 알았어." 판즈가 말했다. "개눈을 뜨고 몇시인지 봐봐." "4시야?" 쟝청은 일어나서 정신을 차리고 휴대전화를 눈앞에 가져와 시간을 보려 했지만 여전히 눈앞이 흐릿했다. "3시 반!" 판즈가 말했다. "네가 이럴 줄 알고 내가 미리 부른 거야." "늦은 거 아니잖아." 쟝청은 일어나 앉았다. "좀이따 나가서 역 입구에서 기다릴게." "어느 입구?" 판즈가 물었다. "출입구가 한 개뿐이야." 쟝청은 창밖을 흘끗 보았다. 더러워서 불투명 유리같은 효과가 있는 창으로도 오늘 날씨가 좋고 금빛 찬란한 것을 알 수 있었다. "끊어..
2021.01.14 -
살야 제3장 / 물을 사서 반 병을 마시고 반 병은 내다버린 대부호가 문 밖 인도에 엎드려 있었다.
제3장 진열대 앞의 반질반질한 머리통은 구먀오였다. 삭발을 한 소녀는 더 이상 어린 소녀라는 것을 알아볼 수 없었고 입은 옷도 남성용 회남색 패딩이라 눈이 아니었다면 장청은 그것이 구먀오임을 알아채지 못했을 것이다. 그녀의 뒤에는 구페이가 전기 면도기를 든 채 담배를 피우고 있었는데, 그를 보고 조금 놀랐는지 전기 면도기의 움직임이 멈추어 있었다. 구페이는 어제와 달리 니트 풀오버와 캐주얼 팬츠 차림으로 편안하고 느슨해 보였다. 그의 용모와 기질은 한눈에 봐도 네 명의 친구와는 동류가 아니었고, 군중 속에서도 매우 눈길을 끄는 그런 종류였다. 온몸으로 '나는 그들의 큰형님이다'라는 기운을 내뿜고 있다. 장청은 줄곧 자신이 건달처럼 보이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성질이 나빠서 때로는 자신조차 놀라기도 했..
2021.01.09 -
살야 제2장 / 양, 아, 치, 들
제2장 어머니의 말에 따르면...... 장청은 갑자기 이 호칭이 이상하다고 느꼈고, 생각은 이상하게 중단되었다. 무슨 말인지 순식간에 기억나지 않게 되었다. 10년이 넘은 그의 삶에서 그의 부모와 가족은 하나 뿐이었다. 관계가 좋든 나쁘든 그의 어머니는 션이칭(沈一清)이라는 여자이며, 아버지는 장웨이(蒋渭)라는 남자, 결코 친하지 않은 남동생...... 지금은 느닷없이 한 세트가 추가되었다. 리바오궈와...... 그가 이미 잊어버린 몇 개의 이름들. 정말 힘을 쥐어짜기 힘들다. 그와 그의 가족과의 관계는 확실히 매우 긴장되어 있었다. 부모든 동생이든 닿기만 하면 화가 났고, 화가 나면 폭발했다. 그는 거의 1년 동안 동생과 말을 하지 않았다. 언제나 침착하고 자제적인 어머니조차도 각종 옳지 못한 행동을 ..
2021.01.09 -
살야 제1장 / 쟝청은 전화를 받았다. "늦었어요. 인질은 이미 죽었습니다."
제1장 주머니 속 휴대전화가 3분 만에 다섯 번째로 진동했을 때, 쟝청(蒋丞)은 눈을 떴다. 차가 움직인지 벌써 세 시간이 다 되어간다. 창 밖의 하늘은 여전히 어두침침했고, 옆에 앉은 여자는 여전히 잠들어 있었으며, 이마가 그의 어깨에 단단히 얹혀 있어서 오른쪽 어깨는 전체가 마비되었다. 그는 약간 짜증을 내며 어깨를 으쓱했지만 여자는 그냥 고개만 잠시 기울였다. 그는 손가락으로 여자의 머리를 밀어 냈지만 머리는 몇 초 만에 그의 어깨로 돌아갔다. 이 행동은 이미 여러 번 반복되었다. 그는 이 여자가 잠이 든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효과는 혼수 상태였다. 답답하다. 그리고 도착할 때까지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 몰랐다. 승차권을 받았을 때 확인하지도 않았다. 단지 이번 여정 전에는 들어보지도 ..
2021.01.07